광화문 골목집에서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은규 지음 / 시공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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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 또한 그러했지만, 아마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흔히 역사와 시대를 접하는데 있어서, 글에 크게 의존해왔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에 예를 들자면, 어린시절의 위인전부터 교과서에 이르는 글... 그리고 어른이 되어 신문이나, 책등을 통해 (스스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의 글들을 생각한다면? 그 나름 쉽게 이해가 될 것이라 보여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글이란 그 나름의 한계를 분명히 지니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날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 영상물들과 함께, 또 언제 어디서나 (영상)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신망과 기기 등이 존재하는 이상!  더이상 비교적 접하는데 많은 시간과 피로감이 드는 글의 영향력이란 (옛날에 비해) 그 영향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물론 이처럼 앞서 긴 서문을 작성한 이유도 생각해보면, 흔히 이 책을 접하면서 그 '존재 의의'에 대하여 큰 의구심을 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의 주된 무대는 막 (일본에) 해방된 한반도이자, 곧 좌.우이념으로 나뉘어져 격렬한 이념싸움에 물들기 시작한 한반도를 그린다. 이때 가장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이에 작가의 가치관이 어떻게 (이야기속에) 스며드는가? 에 따라서, 위 시대의 이야기는 분명 저마다 큰 개성을 드러낼것이 분명하다.  아니... 소위 시대물이라 한다면, 오롯이 저자만의 가치과 각색이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그도 그럴것이 독자는 이러한 소설을 통해서 '매우 정확한 진실'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특히! 민족과 애국 그리고 시국이라는 환경을 마주함에 있어서, 최소한 온 국민이 공감하는 공감대나, 아니면 저자 개인의 주장과 가치관을 드러내 '글을 통하여 공감하고 또 설득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책과 글이 제 역활을 다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시대를 그렸지만 '주장'이 없다.   분명 소설 속에서는 환경과 시국, 그리고 등장인물들을 통한 '시대'가 그려지지만, 문제는 이를 통하여 과연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하는 것에 있어서는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저자는 후기에 "해방 이후의 한반도를 그려내고 싶었다" "학생들에게 그 시대를 (소개하거나)전달하고 싶었다" 라는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째서 그 시대에 주목해야 하는가?" 하는 의의와 주장이 아닌가?  현재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이승만, 김구, 6.25, 분단,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그 많은 분야에 있어서 격렬한 토론과 정의를 내리는 이유도 그 각각의 정의와 주장을 통해서 '한국'의 (존재)의의를 구축하고 정의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 뜨거운 감자 가운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미적지근한 '향수'만을 드러낸 책이 등장해봐야 이를 접하는 입장에서는 무엇하나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니! 적어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옛날 어른들이 살았던 이야기 따위를 접하고 싶지 않았다.  그나마 볼거리(이미지)가 많은 만화라면 모를까. '소설판 검정고무신' 이라니...! 정말 이 실망감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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