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박각시
줄리 에스테브 지음, 이해연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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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예술영화를 접하게되면서, 나는 아쉽게도 그 영화가 표현한 많은 메시지에 대하여 소위 '벅차다'는 감상을 자주 받는다.    물론 제작자는 (개인의) 그 쏟아지는 창작욕과 예술미를 드러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예술?이라는 세계에서만큼은 보수적인 집장에 있어서, 결국 영화든 추상화든, 행위예술이든?  모두 초월적이고 또 함축적이다 느끼게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이처럼 '내'가 이 소설을 드러내기에 앞서, 위의 예를 든 까닭 역시 이 책 또한 그 내용 등이 너무나도 함축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등장하는 주인공의 행동과 가치관 등은 이해하지 못할것은 없어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 있어서 나 스스로가 왜? 라는 의문을 끝까지 떨쳐버리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소설속의 여자는 성숙하고 관능적이며, 심지어 남자들의 욕망을 유도하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존재로 표현된다.  때문에 주인공(여성) 스스로도 그것을 장점으로 이해하고 또 과감히 드러내는 것을 선택하면서, 결국 자신의 삶 그리고 파리의 하루하루를 쾌락과 환희의 시간으로 보내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결국 그녀에게 있어서 하룻밤은 합법적인 마약과 같은 것이기도 하며, 동시에 주인공 스스로가 아직 매력적인 여자임을 확인받는? 나름의 중요한 의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 행위를 통해 얻어낸 '증거물' 은 결국 그녀에게 있어 자랑스런 트로피와도 같은 것이지만, 결국 그것을 접하는 '나'는 그 의미와 목적에 대하여 도무지 납득을 할 수가 없었다. 


분명 주인공의 행보는 문제가 있다.  과감한 노출, 그리고 문란한 성 생활... 이 모든것이 단지 스스로의 존재의의와 가치를 가늠하기 위한 것에서 촉발되었다는 것은 아마도 나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질적인 가치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여겨진다.    그러나 의외로 세상 많은 '예술'은 이와같은 가치관을 세상에 드러내왔다.  '나를 채워줘'  이처럼 쾌락으로 아픔을 덧씌우고, 지우고, 애써 외면하려고 한 과거 수많은 비련의 주인공들을 생각해보자.  그렇기에 어쩌면 이 소설 속 문란함 또한 독자들에게 있어서, 고독과 상처 그리고 어리석음과 같은 인생속 가치관으로 재해석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해석으로 주인공을 바라본다면?


결국 주인공은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그 무언가에 대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가련한 여인'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그녀는 필사적으로 위로와 존엄 그리고 해방을 갈구했지만, 결국 그 넓디넓은 파리의 세상속에서, 그녀가 가져간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다.  그저 순간순간 스파크일듯 느끼는 강렬한 쾌락만이 그녀를 살게하는 유일한 '약'이 되어줄 뿐이다.


고독


어쩌면 그것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때때로 고독은 사람의 목숨까지도 거두며, 이 사회에 있어서 가장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때문에 주인공 역시 쾌락을 통하여 그것에 도망치려 했고, 또 나 역시 그 도주의 의미를 해석하며 나름 그녀의 문란함에 이유가 있었음을 깨닫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자가 표현하려 한 가치에 대해서만큼은 이미 언급한대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물론 현대인들은 모두 고독에 지지않기 위하여 쾌락을 탐한다.  그러나 주인공처럼 통념과는 거리가 먼 원초적이고 또 동물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는 않는다고 굳게? 믿는다.  실제로 그녀는 세상에 등 돌리지 않았고, 실망하지 않았으며, 스스로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거나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위로를 위해 필사적으로 남자를 찾는 것은 어째서일까?   어째서 그 행위에 이어 인연과 연속성을 더 추구하지 않고, 마치 일회용기 다루듯 그 기회를 내버리려 하는것일까?  결국 시간은 그녀의 장점을 앗아갈것이다. 그 당연한 사실을 어째서 외면하는가?  정말 모르겠다... 어쩌면? 혹(나 스스로가) 좀더 인생을 살다보면?  그것을 이해하고 또 납득 할 수 있을까? 아니 정녕 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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