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아름다워지기 - 뉴욕의 런웨이를 지나 집으로 돌아온 소녀 이야기, 개정판
빅투아르 도세르 지음, 발레리 페로네 엮음, 서희정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모델을 꿈꾸는 사람들은 저자의 과거가 부러울수도 있을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길거리에서 모델의 제의를 받고, 자국 프랑스에서 이름난 잡지의 모델이 되었

을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세계에서 나름 그 길의 커리어를 쌓는 기회까

지 얻었으니, 만약 그녀 스스로가 '모델'이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그는 분명

그 길의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허나 그녀는 모델의 길을 포기했다.   아니... 포기했을 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모델들이 겪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마주하며, 스스로가 피해자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렇기에 이 책

은 오늘날 한 직업이 지니고 있는 한계를 마주하게 하는 동시에, 그 해결책에는 과연 무엇이 있

는지?  이에 대한 독자들의 고뇌를 주문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자! 그렇다면 그 문제에는 어떠

한 것이 있을까?

 

이에 언론 등의 정보를 들여다보면 극단적인 '몸매관리'를 강요당하는 모델들의 이야기들이 비

교적 쉽게 드러난다.   물론 이에 저자 스스로도 '자신은 옷걸이였다' 표현 했을정도로 그 고

통은 개인에 있어서 상당한 부담이다.     때문에 책 속에서도 그녀는 옷의 치수를 위해서 무리

한 다이어트를 이어가고, 또 거식증이라는 병을 얻었으며, 더욱이 그러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기인내의 한계를 느꼈을만큼 절망적이고 잔인한 경험을 했다 고백한다.      때문에 독자된

입장에 있어서, '나'는 무조건 저자의 편이 될 수밖에 없다.   아니 무엇보다 먹을권리를 박탈당

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이에 대한 동정과 분노가 없다면?  그것은 사람으로서 못할짓이라는 생

각이 가장 먼저 든다.  


그러나 문제는 그 개인적인 감상이 아닌 오늘날 '패션계'가 그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저자는 패션과 모델이라는 가치에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빠져나와, 스스로

하고 싶은 인생을 발견하려는 가장 소녀다운 제자리로 돌아갔다.    바로 이때 그 과거가 그녀

에게 돌려준것은 몇천만원이 안되는 돈과 함께, 망가진 몸, 그리고 모델로서의 증거물인 표지

실린 시진과 잡지가 전부였다.    이때 과연 그녀는 어떠한 생각을 가졌을까?    분명 나름 세계

적인 무대를 뛰었다는 사실과 그 자긍심과는 달리, 마치 꿈에서 깬것 같은 허무함이 그녀의 마

음을 옥죄지 않았을까?


그렇다.  그녀가 오늘날 표현한 '모델로서의 삶'은 기형적인 가치에 몸을 내던지는 상식밖의 삶

이다.    아름다운 여성들 대부분이 바라지만, 정작 그 속의 본질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는 저자의 주장... 이처럼 책이 표현하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저자는 그녀 나름의 적신호를 다

른 많은 독자들에게 퍼뜨리려고 한다. 


허나, 그녀의 주장이 온전히 올바르다 할 수 있을까?    

위의 모델 뿐만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필요성을 이유로 '인간의 극한'을 주문하는 다른 직업들

도 모두 잘못되었다 할 수 있을까? 이에 무대위 한마리의 백조가 되기 위해 발이 기형이 될 정

도로 연습하는 발레리나도 생각여하에 따라, 이 책과 같은 이유의 고통을 당하는 무리라 볼 수

있다.      때문에 무엇을 바꾸고, 또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식의 정의를 위해서

는 단순히 저자의 불행만을 접할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 드러난 보다 많은 문제점과 주장을 마

주해야 마땅하다.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나에게 있어 '해답'이 아닌 '문제'를 발견하는 책이 될 수밖에 없다.     아

니... 그보다는 이 소녀 스스로가 세상의 성공보다는 개인과 가족과의 행복을 추구했다는

사실을 마주하며, 상실된 인간미의 회복을 바라보고 또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더 정

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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