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죽재전보 클래식그림씨리즈 4
호정언 지음, 김상환 옮김, 윤철규 해설 / 그림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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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일반인들은 과거의 가치를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에 안타깝게도 나의 대답은 '아니다'라고 주장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나는 70~80년대에

출판된 헌책조차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나 스스로가 문맹이라서 그런것이 아

니라, 그 세월동안 급격하게 변해온 문자,출판,독서등의 문화의 탓이 크다.   그렇기에 더욱더
오래된 조상들의 문화를 접하는 것은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극단적인 예 로서, 현대인들

이 훈민정음 원본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러하듯, 역사의 계승과는 다르게, 문화의 단절이

란 이러한 아쉬움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세상에는 문자를 대신하는 다른 '매채'가 존재한다.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예술성을

담아낼수 있는 수단.  이른바 그림의 존재는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다.   그

렇기에 이 책속의 '그림'은 그 나름의 예술성을 가름해볼 수 있을 뿐 만이 아니라, 과거 중국과

조선사회를 아우르는 지식층들의 사고방식을 접하는 가장 효율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십죽재전보 이것은 엄밀히 당시 활자기술의 발전사나 예술등의 혁명적 발전사를 상징하지는

않는다.   본래 사대부들과 지식층의 책갈피 등에서 시작된 만큼 그 실질적 의의에 대해서는 입

지가 생각보다 좁다는 감상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분명 이 책은

매력적이다.     문방사후, 상징적 동물, 화초와 대나무, 이른바 성리학적? 가치가 두드러지는

이 그림들을 들여다보면서, 과거 중국에서 조선까지 전파된 미 의식이 얼마나 변화하고

또 계승되어 왔는가? 하는 그 역사가 보이는것 같다.


때문에 이들의 감상과, 사고방식은 하나의 문화라 보아도 손색이 없다.   그가 추구하고, 상징

하고, 소장하였던 것들이 모여서 서로 같음과 다름을 뽑내고 있는것이 바로 이 책의 장점이 아

닌가?  그렇기에 이것은 단순한 활자로서가 아닌, 다른 그림으로서, 나는 과거 사람들의 마음속

을 들여다본다.    대쪽같은 마음을 갈고닦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르침을 되새기고, 스스로 마

음에 담은 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을 담아낸 작은 종이.    이렇게 십죽재전보 속 가치관은 당시

최상위 자아실현의 증거물에 해당된다는 감상을 가지게 한다.    그렇기에 이를 접한 '나'는 이

들의 욕망을 보면서, 그 열정적인 학구열과 고고함에 대하여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과거

그들에게 '학문을 닦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나름 이 책에 녹아 있다.


이념이 없는 아름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 책 속의 그림들은 단순한 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그 속에 담겨있는 뜻이 보다 값진 경우가

많았다.   이에 단순히 시각화에 만족한 독서를 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진득한 공부를 수반한

독서를 할 것인지 독자들은 앞서 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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