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 - 관계의 원형, 상처의 근원인 부모 이해의 심리학
마스다 유스케 지음, 명다인 옮김 / 또다른우주 / 2023년 9월
평점 :
관계의 원형,
상처의 근원인
부모 이해의 심리학.

부모를 객관적으로 볼 때, 진정한 자유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보통 나오는 책은 육아서, 아이에 중심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 책은 부모에 중심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다고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이런 것도 아니다.
....이런 부모도 있다....
어린 시절, 내 눈에 비친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한다.
이 책에는 중간중간에 발달장애 아이와 발달장애 부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책에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나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하나 이런 내용만 담았는데, 이 책에는 <카산드라 중후군>이라는 학명으로 그들의 고통을 안아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게 되는 내용들을 한 번 정리해보았다.
'심리상담을 받을 계획이 없어도 심리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많은 육아서를 읽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읽었지만, 막상 읽고나면 나의 아이와는 맞지 않아서 괜히 읽어나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읽는 동안 자기 자신이 노력하고 있음을 그리고 객관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책일까하는 의문점이 들 수도 있다.
나와 내 부모 사이에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하고 말이다.
그래도 잘 읽었네하는 순간은 이런 공감의 문장을 발견했을 때다.
'부모 뽑기'
왜 나의 부모는 재벌이 아닌가?
왜 나의 부모는 잘 생기고 예쁘지 않은가?
왜 나의 부모는 엄청난 두뇌의 소유자가 아닌가 등등..
부모를 뽑는다면 그 기준은 경제력, 미모, 학벌 같은 걸까?
'어린 시절에 내 부모님은 나에게 어떤 부모였을까'하는 의문보다는
'내 아이에게 난 어떤 부모일까'라는 생각을 먼저하게 된다.
20살이 되면, 당연히 부모에게서 독립해야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시기는 점점 늦어지고, 어쩌면 지금도 난 심리적으로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홀로 방치되어 기계어로 말하는 6살 아이를 보았다.
반응성 애착 장애라는 진단을 받는 아이는 부모와 그 어떤 애착 관계도 갖지 못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소통을 배우지도 못했다.
4살이면 자기 주장이 생기고 부모와 한번씩 작은 충돌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걸 하나도 거치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관계에 대해서 소통과 표현의 방법을 할 줄 모른다.
그런 아이의 소통 도구는 AI 학습기. 그러니 기계어로만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르는 것이다.
' 단편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가정이 아니면 고도의 인간관계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라는
이 문장이 그래서 자꾸 눈에 밟히나 보다.

발달장애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발달장애인 중 간혹 '천재'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글을 읽으면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이영우>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신문 기사도 생각났다.
실제로 이런 뛰어란 능력을 가진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전세계에 50명도 안된다는 것.
'형제자매가 많은면 불편한 점도 있지만, 재미있고 화기애애하다'를 책 속에서는 가족 판타지라고 말한다.
그런 가족도 있겠지만 대부분 형제자매가 너무 많으면 한 명에게 분배되는 자원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즘 세상에서 자식 수 = 경제력이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읽으면서 13남매의 장녀인 '남보라'배우가 떠올랐다.
아이가 아이를 키워왔고, 지금은 부모의 역할도 하는 그녀.
그녀에게 부모가 12명의 형제, 자매를 만들어줄 때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녀가 오은영 박사와 함께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문장을 완성했다.
"나의 어머니는 좋아했지만 마냥 다 좋진 않다." 그리고, 부모에게 의지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했다.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니 부모님을 원망하는 순간이 왔고, 그녀가 내린 결론은
'부모님과 나를 분리해 버리자'. 장녀가 아닌 인간 남보라로 살면서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아다고 한다.
이 책 속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닌가?
<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는 부모를 나와 분리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
그렇다면 이 책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를 이해하고, 그 후에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