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초이스 - 타임 푸어를 위한 스마트한 인생 관리법
코리 코건.애덤 메릴.리나 린 지음, 노혜숙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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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초이스(코리 코건, 애덤 메릴,리나 린네 공저, 201607)

이 책에서 설명하듯이 하루 종일 개인 전화 한통 받거나 걸 새 없이 바빴는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뭘 했는지 모르는 날이 많았다. 결재나 협의를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찾아오는 직원들과 내방객, 이어지는 각종 회의들, 밀려드는 회사 웹메일, 전자결재, 메신저, SNS 등에 대한 대응으로 차분하게 원래 주어진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야근을 하거나 집에서 회사일을 하는 날들이 많았다. 매일매일 이렇게 반복되고 누적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면서도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오는 무기력감과 이를 참고 견뎌야 한다는 중압감에 스트레스의 악순환이 심화되는 것 같았다. 주말에도 회의 등으로 출근하거나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아 집에 돌아오면 거의 녹초가 되어 잠만 자게 된다. 기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월요일을 맞이하면 또 시작이구나 체념하면서 꾸여꾸역 보내게 된다. 피고용인의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자괴감과 절망감이 밀려온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으니 이에 대한 미안함과 역할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것이 짓눌려 온다. 더욱 섬뜩한 사실은 바쁨이 우리의 가치를 말해주는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언어가 되었다는 점에 공감한다.


저자들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1998년 겨울에 선후배들과 원서로 영어 스터디한 책이라 추억이 많은 책이지만 처세술 책이 다 그렇듯이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없다)을 저술한 스티븐 코비가 만든 컨설팅 회사의 직원들이라고 하여 흥미롭고, 시간관리 메트릭스의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내 자신도 전체 시간의 40%를 불필요하고 사소한 일에 허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온전한 삶, 주도적인 삶, 균형있는 삶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일

Q1(필요성) 27.6%

위기, 긴급회의, 최종 마감일, 시급한 문제, 예기치 못한 사건

Q2(특별한 생산성) 30.8%

능동적으로 하는 일, 중요한 목표, 창조적 사고, 계획, 문제 예방, 건강한 인간관계 형성, 학습과 재충전

Q3(주의력 분산) 23.6%

불필요한 방해, 불필요한 보고, 일과 무관한 미팅, 다른 사람들의 사소한 문제들, 중요하지도 않은 이메일, 업무, 통화, SNS 등

Q4(낭비)17.9%

사소한 일, 할 일 미루기, 과다한 휴식, 텔레비전, 게임, 인터넷, 시간낭비, 잡담


중요하지            급한 일 <---------------------------> 급하지 않은 일

않은 일


만일 일을 잘하고 싶고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싶다면 매일 Q2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에너지가 필요하고, 신중하게 결정하고, 익숙한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Q2에서 시간을 보내면 Q1에 속하는 문제점이 줄어든다. 목적의식을 갖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 급한 일에 반응하지 않는다.

더 빨리, 더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간 대비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시간관리 매트릭스를 이해하면 어떤 일이 중요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갖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 탁월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하루가 끝나면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잠자리에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성의 역설을 만들어내는 세 가지 과 즉 결정관리(1, 2), 주의력 관리(3, 4), 에너지 관리(5)를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이 세 가지를 관리하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진정으로 생산적이 되고 높은 보상이 돌아오는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체계와 절차가 둘 다 필요하다. 프랭클린코비사의 ‘시간관리 메트릭스’는 체계를 제공하고. ‘멈춤-확인-결정’은 절차를 제공한다. 시간관리 메트릭스 모델은 시간관리를 도와주는 지속 가능한 체계이며, 우리의 시간과 주의력과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전체적인 관점에서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일이 우리에게 주어지면 그것이 어느 사분면에 속하는 일인지 질문해보자.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더욱 나은 결정을 나릴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Q1과 Q3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Q4 시간은 완전히 제거하고, Q2에 투자하는 시간을 최대화해야 한다. Q1, Q3, Q4에 속하는 일 중에 우리가 자초한 것을 제거하고 그렇게 해서 되찾은 시간을 Q2에 투자한다. 팀원이 모두 함께 어떤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Q2에 초점을 맞추는 습관을 기르면 Q2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


2. 탁월함을 추구한다. 평범함에 안주하지 않는다.

탁월함이란 하루를 마쳤을 때 만족함과 성취감을 느끼며 잠자리에 드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이런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에너지와 주의력을 집중한다. 지금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면 균형, 동기, 실천을 위한 기본 구조가 만들어진다. Q2 역할 이름을 정하고, Q2 역할 선언문에 동기를 기술하면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하는 능력이 강화된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평가하면 그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Q2 목표를 정하면 우리의 뇌가 가장 생산적인 방식으로 움직이게 된다.


3. 큰 바위들을 위한 시간을 마련한다. 자갈은 분류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 파악했다면, 실제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확실한 계획과 절차를 세워 삶을 관리한다. 단지 자갈들을 더 빨리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어떤 일들이 중요한지 결졍해서 한 주가 시작되기 전에 원통 안에 담는다. 어떤 과제가 생기면 그것을 머릿속에 넣지 말고, 당장 gi야 할 일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서 바닥에 내려놓거나 목록에 올린다. 반복해서 해야 하는 Q2 과제는 Q2타임 존으로 정해서 비워둔다. Q2주간계획을 세우는 3단계 : ①역할과 목표를 검토한다. ②큰 바위들을 위한 일정을 잡는다. ③나머지를 준비한다. Q2일간계획을 세우는 3단계 : ①하루를 정리한다. ②몇가지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확인한다. ③나머지를 준비한다. 하루10분, 일주일에 30분 정도 Q2계획을 세우면 다른 일에 허비하는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고 하루를 끝내면서 확실하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 테크놀로지를 지배한다. 테크놀로지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끝없이 쏟아지는 이메일, 문자, 전자기기 알림은 주의력을 앗아간다. 중요한 업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속, 할 일, 문서, 연락처 등에 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전자기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우리의 삶 속으로 자갈의 유입을 가속화해서 점점 더 빠르게 사소한 일들로 우리를 묻어버릴 수 있다. 혼돈 속에서 질서를 보자. 수신 메시지를 약속, 과제, 연락처, 메모/문서의 네 가지 범주를 구분한다. 아날로그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모든 것을 한 장소에 기록한다. 디지털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모든 것을 모든 장소에 저장한다. 세 가지 마스터무브로 방어하라. 싸우지 않고 승리하고, 정보를 제자리에 저장하고, 링크를 건다.


5. 에너지를 충전한다. 탈진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신 에너지가 고갈되어 탈진한다.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주는 휴식, 운동, 수면 등을 관리하여 최상의 상태에서 명확한 사고를 유지한다. 우리 뇌는 지식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하루를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두가지 에너지 공급원은 동기 부여가 되는 분명한 목적과 건강한 육체다. 다섯가지 에너지 원동력은 운동, 음식, 수면, 휴식, 연결이다. 다섯 가지 에너지 원동력에 정기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에너지를 충전하되, 탈진하지 않는’ 생활 습관이 형성된다.

탁월하고 집약된 시간관리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처세술 책이 그렇듯이 문제는 이러한 좋은 내용을 얼마나, 어떻게 실천하느냐 이다. 당장 실천해 보아도 좋은 적실성이 있는 내용이 많다. 더구나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매일 조금씩 습관을 들여가면 온전한 삶, 일과 가족의 균형있는 삶, 휴식, 건강, 행복을 주는 그래서 탁월한 삶으로 마무리해 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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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의 본질
송신철 지음 / 지혜의나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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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의 본질 (송신철, 지혜의나무,20160628)

자본주의 본질은 이익만 있으면 무엇이든 하고, 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가 및 기업가 계급이 그 이익 추구를 위해 생산 활동을 하도록 보장하는 사회 경제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자본가나 기업가의 현대적 역할을 “業”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작가는 사람들이 입고 먹는 것을 이어가는 것이 業이라고 다소 고전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業의 자연성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먹는 것이고 입는 것이다. 業이란 외부로부터 강제적으로 행하여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능력에 따라 그 힘을 다해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다는 단순한 행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들여 자신의 業을 지킨다.”고 그야말로 정치색과 이념성의 색깔을 쫙 빼고 단순하고 협소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기업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나름 건전하지만 소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상인=기업가는 상업=기업을 개인소유로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은 자본을 넘어 부채와 자산은 물론 훨씬 종합적인 일체의 유무형 사업상의 권리로 구성된다. 경영권 승계는 사업상의 권리 전체를 가장 잘 유지, 확대할 수 있는 역량과 인내를 가진 자에게 이뤄져야 한다.”는 작가의 입장은 사업을 자본가의 개인소유를 넘는 사회적이고 종합적인 실체로 파악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과 맞닿아있다고 할 수 있지만 현대에서 기업이 가지는 막강한 권력을 생각하여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면 이 또한 욕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근검절약하면 이룰 수 있다고 고전경전 특히 삼국지 중에서 조조편과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화식열전’에 나오는 대목을 인용하면서 작가의 경험과 배합하여 풀어 나가고 있는데, 어느 신문에 연재된 컬럼인지 유사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고, 흐름이나 맥락을 찾기가 어렵고, 버릇이 돼서 그런지 큰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서 읽고 싶었는데 이 부분이 다소 불편했다. 業이란 사람들의 본능을 충족시켜주는 것으로 바로 극한의 아름다운 소리와 극한의 아름다운 색을 추구하는 본능을 만족시키는 것이며, 극한의 맛과 극한의 향을 취하려는 본능을 충족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천하 사람들이 화락하여 모두 이익을 위해 모이고, 모두 이익을 위해 떠난다고 했는데, 업이란 바로 천하 사람이 모두 이익을 위해 모이도록 하는 것이고, 모두 이익을 위해 떠나게 되는 본연의 상태를 대하는 것을 일컫는다. 업은 오직 자연의 시기에 의할 뿐으로 사람의 노력에는 의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업은 시기의 변화에 따른 변동을 중요시한다.

재화와 물자가 없는 사람은 몸으로 힘써 일하고, 약간의 재화와 물자가 있는 사람은 지혜를 써서 더욱 더 불리려하고, 이미 많은 재화와 물자를 가진 사람들은 시기를 노려 더 큰 비약을 꾀하려 한다. 이것이 작은 업에서 큰 업으로 진화하여 나가는 것으로 대개 사람들은 상대방의 재산이 자기 것의 열배가 되면 몸을 낮추고, 상대방의 재산이 자기 것의 백배가 되면 이를 무서워하고 꺼리며, 상대방이 재산이 자기 것의 천배가 되면 그의 부림을 기쁘게 받고, 상대방의 재산이 자기 것의 만 배가 되면 기꺼이 그의 하인이 되는데 이것은 만물의 이치라 하였다.

모든 사물은 변화한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상업을 이루는 데는 시세의 변화를 보아 행동하여야 한다. 시세의 변화란 가격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사물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사물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를 예측하여서, 그 방향과 상인의 생각이 부합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예측할 수 없는 변화라 하더라도 일종의 변화하는 규칙이 존재할 것이다. 똑같은 영향을 주면 똑같은 반응을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므로, 사물의 변화하는 고유의 성질은 어떤 일정한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일정한 변화의 법칙이 ‘사물은 이익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 원리로 사물은 자신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극히 이기적인 개체라 할 수 있다. 단지 사물의 어떤 방향으로 번화하기를 좋아하는지는 변화하는 결과에 따라 매순간 다시 달라질 수 있으나, 언제든지 사물은 반드시 사물이 이익이 있는 곳을 향하여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스스로 ‘상인’이라 하지만 이제는 달관한 도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도 많이 보인다. 사람들이 유형의 본능을 추구하고 이목구비의 감각의 극치를 누리려 하는 동안, 상인은 이목구비의 감각을 제어하며 사람들이 감각의 극치를 잘 누릴 수 있도록 하면서 ‘내가 일한다’는 무형의 안빈낙도를 즐긴다고 할 수 있다.(상인의 본능) 상인이란 성한 것이 극에 이르면 쇠하고, 쇠한 것이 극에 이르면 성하기 시작한다는 자연의 법칙에 따른 변화를 이용하여 세상에 사물이 많아지면 사들여서 사물을 적어지게 하고, 세상에 사물이 적어지면 많이 내보내서 사물이 많아지게 하여 평준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상인이란 춘하추동 자연의 변화에 관계없이 오로지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부자와는 다른 사람인 것이다.

商人(사업가)이기도 한 작가의 業에 대한 사고가 건전하다. 그래서 작가가 재벌가의 3, 4세 혈통 상속, 무세금 판법상속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는 것만으로도 천민자본주의가 팽배한 세태에서 귀감이 되어야 할 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복잡해 보이는 사물 안에도 반드시 간단한 속성이 존재한다는 믿음과 사물은 반드시 사물의 이익이 있는 곳을 향하여 움직인다는 단순한 믿음으로 정직한 기업인, 성공한 상인이 되셨다고 본다. 그러나 현상은 이 보다는 훨씬 복잡다단한 구조와 체제 그리고 사람들이 엮여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근검절약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것이 개인의 나태, 무능이나 낭비 때문인지 아니면 근저의 원인이 무엇인지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시원하게 답을 얻고 싶어 조바심이 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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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나온 인문학 - 동서양 대표성인 8인의 마음수업
송태인 지음 / 미디어숲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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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나온 인문학 (송태인, 미디어숲, 20160624)

동서양의 대표 고전인 <맹자>, <장자>, <국가>, <니코마코스윤리학>, <고백록>, <논어>, <금강삼매경>, <도덕경> 8권을 시대적 배경을 오늘날로 바꿔, 학자, 학생, 직장인, 정치인, 종교인, 주부, 과학자, 경영인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각종 문제를 묻고, 이를 답하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 유사하게 글을 서술하고 있다. 고전이 주는 딱딱함과 어려움을 누구나 읽고 이해하기 쉽게 현대적으로 각색하여 재구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위대한 철학자가 주는 주옥같은 글은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깨달음과 교훈을 준다는 점에서 작가는 시간을 초월하여 통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 같고, 또한 개별 철학자가 갖는 고유한 특성을 잘 파악하여 이를 분야별로 쉽게 각색을 한 것은 현재에서도 통할 수 있는 지점에서 고전을 바라봐야 한다는 작가의 재치가 보인다. 특히 장자가 학자에게 답한 ‘지혜의 깊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직장인에게 답한 ‘직장 생활에서 조심해야 할 것’, 맹자가 정치인에게 답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 ‘자식교육’, 석가가 주부에게 답한 ‘바람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지 말고 불어오는 바람도 흘려보내라’, 소크라테스가 경영인에게 답한 글 등은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고민이 유효적절하게 해석되어졌다는 것에 공감을 가진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맞게 각색한다고 한 것이 너무 과하여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다소 있고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수, 노자 부분은 지나친 각색이 실속이나 공감보다는 공허함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차라리 인용 부분을 표시하고 주석을 달았다면 조금 이해하기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훌륭한 고전이 너무나 많고도 많다. 작가는 종교적인 부문, 철학적인 부분 중에서도 난해한 고전을 전공자의 영역, 성역이라는 벽을 넘어서서 공기처럼 누구나 쉽게 함께 지혜의 빛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추상화를 추상화로 해석하고 감상해야지 이를 억지로 풍경화나 정물화로 바꾼다고 쉽게 해석되고 감흥이 살아난다고 보지 않는 것처럼 고전은 고전다워야 한다는 소견을 보태며, 어려운 고전 이외에 횡간의 뜻을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고전을 선택하여 설명해주는 후속작품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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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 책 숲에서 건져 올린 한 줄의 힘
신정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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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신정일, 2016.5. 세종서적)

우리들은 수많은 책들 속에 보석같이 빛나는 명문들을 수없이 많이 만난다. 하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동화시키지 못하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을 것이다. 작가가 얘기하는 바가 가슴에 와 닿도록 읽는 이의 인생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슬픈 실연의 노래를 들으면 우리들 마음이 애절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들이 누구나 실연의 아픔을 겪어서 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 인생도 다들 비슷하게 냉혹한 현실 속에서 때론 실패하고, 절망하고, 슬퍼하고, 외로워하는 일들을 많이 겪는다. 그래서 고전 속에 빛나는 명문장을 발견하면 동화하고 감탄하는 것이리라. 아는 만큼 보이고,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겪은 것만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작가가 서문에서 한 말이 이를 대변하는 것 같다. “한 사람의 영혼을 뒤흔들기도 하고 운명을 바꾸기도 하는 의미심장한 문장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고통과 절망을 견디며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기도 하고, 일엽편주에 온몸을 맡긴 채 대양을 떠돈 뒤에야 얻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력이 화려하기 보다는 특이하다. 문화사학자로서 오로지 작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노동판을 전전하면서도 수만 권의 책을 읽었고, 한국의 10대 강을 도보로 답사하고, 400여 개의 명산을 올랐고, 지금까지 저술한 책이 70여권이 된다고 하니 뭔가 범생인 우리들하고 차원이 다른 사람 같다. 단순 산술방식으로 일 년에 아무것도 안하고 책만 100권 읽을 수 있다 해도 30년이라 해봤자 3,000권을 읽을까 말까 할 것이고, 매주 명산을 1개씩 오르고 10대강을 도보로 다 돈다고 해도 20년이 걸리고, 책을 1년에 2권씩 집필해도 70권이니 35년이 걸릴 텐데, 단순 조합으로는 계산이 안 되는 시간과 열정의 양이다. 현대인들이 바라고 꿈꾸는 돈, 그 돈만 있으면 세상에 그 어떤 일이라도 가능하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하지만 인생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작가가 믿는다. “우리는 수백만 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드미트리가 한 말처럼 자신 자신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라고. 영문도 모르고 태어났다가 돌아가는 인생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만큼 궁극적인 질문이 있을까요? 우리는 평생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책들 속에서 찾고 있습니다. 주제와 형식은 다를지 모르지만 책을 쓰는 모든 작가들은 인생을 사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합니다.’와 같이 작가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책속에서 찾았고, 이 책은 지금까지 발견한 해답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한 보통 사람들은 작가와 같은 삶을 살지는 못할 지라도 [일야현자경]에 나오는 “지나간 것을 좇지 말고 아직 오지 않은 일은 마음에 두지 말라. 과거는 이미 흘러가버렸으며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않았다. 그러므로 단지 지금 하고 있는 일만을 있는 그대로 잘 관찰하라. 흔들림 없이 동요 없이 오직 오늘 해야 할 것을 열심히 하라.” 와 같이 현실에서 아옹다옹 살아가야 하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살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과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책 숲에서 건져 올린 한 줄의 힘이기 보다는 고단한 인생에서 건져 올린 한 줄기의 빛과 같은 문장들이 마음과 영혼을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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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구광렬 지음 / 새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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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2016.5. 구광렬, 새움)

책 제목과 광고 카피에서 처음 연상되는 것은 영화 ‘실미도’처럼 ‘김신조 사건’의 후속편인지 알았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내용과 제목이 맞지 않다는 생각을 얼핏 하며, 1968년 1. 21 사태의 ‘후속편’이 아니라 피의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게 만들었던 ‘전편’이자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설의 모태는 1960년대 초반에 북한 무장공비의 대남침투와 요인암살이 빈발했던 중에 일가족이 몰살당한 ‘김두표 중령 살해사건’ 이후 박정희 대통령과 남한 방첩부대는 대남침투를 저지하기 위한 보복성의 대북침투공작을 비밀리에 준비했던 ‘1967년 北 응징보복작전’이다. 군 생활을 해본 남자라면 본인이나 지인의 부대가 창립된 배경, 휴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남북한 철책선 근방에서 알려지지 않은 야음성 침투를 통한 크고 작은 전투가 많았고, 전향과 보복 공격, 사고치고 귀순하는 일 등의 일화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지만 당시 남한의 침투조들이 지휘관을 제외한 대원들이 모두 전향한 공비들이었다는 점에는 쉽게 수긍이 안가는 부분이 남아 있다.

소설은 시간 순으로 전개되면서 수용소 안에 걸린 그림을 모티브로 전향한 공비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회상이 계속 이어지고, 주인공인 창욱의 시선에서 전향한 공비들과의 신뢰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부분이 주요한 내용을 차지하고 있다. 시간적 전개방식으로 인한 것인지 기승전결의 고리를 잘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치밀하게 구성하고 전개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은폐되어 있던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었고, 소설적 재미도 적절하게 뒤섞여 있어 순식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동족이 분단하고 서로의 가슴에 총을 쏘고, 비수를 찌른 지가 70년이 넘었다. 좌우의 이념으로 인한 분단 상황이 아직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과 열전을 반복하고 있고, 그 속에서 가장 고통 받고 힘든 사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용만 당하는 힘없고 선한 대중(인민)일 것이다. 영산민물매운탕집에서 창욱, 기태, 태형, 현석, 평래와 질펀하게 밤새워 노래하며, 또 울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밤이다. 은령이도 곁에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고 조금만 더 행복하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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