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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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이건수. 세종서적, 20161019)

미술평론가이자 미술 저널리스트인 이건수 작가는 어쩌면 우리들이 무심하게 지나쳤던 여성의 물건 52가지에 대하여 인문학적 고찰을 하고 있다. 지나치게 철학적인 진중권 교수와는 다르지만 너무나 현학적이고 심미적으로 접근해서 글을 짓고 있다. 말은 풀어내는 것이지만 글은 짓는 것이라는 근본주의자의 입장을 포기하지 못하고, 하나의 사고를 응결하고, 몰입하고, 구성하는 글짓기를 하고 있다고 작가가 고백했듯이 굉장히 몰두하고 집중하고 때론 검색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그렇다고 난해하지는 않고 곁들인 그림 덕분에 책갈피는 의외로 잘 넘어간다. 여성의 물건들을 색성향미촉의 오감을 토대로 크게 5가지 갈래로 분류하면서 52가지 물건의 목차 옆에 곁들인 제목들만 보아도 책 내용이 어떻게 진행될 지 가늠이 갈 정도다. 여성의 사물은 여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원래 하나였던 그녀에게 닿아 있는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그 사물을 통해서 우리는 그 여성의 심리나 감각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물의 광채를 따라 여성의 속마음을 발견한다는 것은 그 여성 속에 숨어 있는 나를 만나는 일이며, 사물에서 마음으로 그리고 결국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사랑의 여로이자 그 완성의 과정이기 때문에 작가는 사물을 열린 개념의 예술작품이라 생각하고 그것을 철학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고 평가했다.

여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52가지 사물을 비평적 글쓰기, 역사적 고증, 철학적 시선으로 짜인 소위 인문학적 망으로 여성의 사물을 걸러내려는 시도를 통해서 여자의 심리나 감각을 가늠하는 자체가 신선하고 다분히 감성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물에 담긴 여성의 심리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동서양,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역사와 문화에서부터 책과 영화, 그림까지 그야말로 모든 분야에 대하여 능선을 타고 있을 정도로 작가의 지식이 해박하고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인 나도 원래에 여자의 몸속에서 나왔고, 두 딸과 두 딸의 엄마인 아내도 여성인데 왜 그렇게 여자를 모르는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다른 행성의 인류인지 아니면 나의 노력이 부족하거나 사고와 마음이 경직되어 있는지 생각해 본다. 작가가 이 책을 젊고 어린 두 딸과 그 친구들이 읽고 아빠와 같이 체험하여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독자의 마음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덕분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여자의 물건에 대한 인문학적 해독을 통해 무던했던 세상이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게 되는 ‘행복한 예술향유’를 경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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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드 - 신인류 "글로마드"는 어떻게 비즈니스 세상을 바꾸는가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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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로벌 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리더스북. 20161015)

가장 중요한 원형(사랑, 건강, 돈 등)을 바라보는 관점은 각 개인이 성장한 고유의 무의식적 메시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인데, 작가의 전작이기도 한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특정한 대상(자동차와 음식, 관계, 나라 등)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라는 것이다. 컬처코드의 의미를 확장하여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어가는 세상에서 문화의 기원은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기에 세상은 개개의 문화를 넘어 글로벌적인 무의식에 강력하게 영향을 받는 시기에 이르렀고, 이 글로벌적인 무의식을 ‘글로벌 코드“라고 한다. 작가의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심층적이고 아주 다양하다.

인류를 이해하는 보편적 코드는 정말 존재하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어떤 도구들이 필요할까?

자본주의는 수백만 명의 인구를 가난에서 구제했지만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지 24시간 잠들지 않는 혁신적인 네트워크의 출현은 예전보다 더 실질적인 불안과 혼란을 양산하며 종교적인 극단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어 세속적인 정권들을 위협하고 있는데 글로벌 자본주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은 보편적인 공간인가, 아니면 지엽적인 공간인가?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가?

글로벌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보편적 가치와 진리가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세상은 제각각 고유한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아야 하는, 서로 다른 중심과 세계관이 존재하는 다원적인 공간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서구적 가치 체계의 종말, 서구 사회의 민주주의와 관용이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 것일까?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이 깊은 감정적인 차원에서 공감하는 공통적인 무의식적 구조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런 건 없으며, 인류는 어쩔 수 없이 끊임없이 싸우고 서로를 죽여야 할 운명을 짊어진 것일까?

작가는 이러한 모든 문제의식의 귀결을 글로벌코드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듯이 보인다. 글로벌코드는 세계 최고의 성공 사례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를 기꺼이 공유하려는 다문화적 인간들로 이루어진 글로벌 부족이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러면 글로벌 부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하여 작가는 새로운 가치 체계를 창조하고, 구성하고, 널리 알리는 특정 집단이 존재한다는 중대한 가설을 제시한다. 글로벌 부족은 무슨 일이든 성취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방법을 참조하고, 집단의 동료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신인류인 글로벌 부족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왕국과 비슷한 신분제를 따른다는 것이다. 정점에는 명예, 성과, 돈을 상징하며 다가서기 힘든 왕실이 있고, 더 젊고 왕실 근처에 살면서 왕실의 초대를 갈망하는 신하가 있고, 주택이나 명품 브랜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가 있고, 제한과 경계를 넘어서서 바라보고, 시간을 뛰어넘어 생각하는 창조자가 있고, 글로벌 부족의 자녀인 제3의 컬처 키드, 사람들의 열망을 자극하는 열망자로 이루어져있다. 지금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몇 개 국어가 가능한가? 얼마나 많은 모임에서 활동하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에서 일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셋 이상에서 긍정적인 답이 나와야 글로벌 부족의 문턱에 도달해 있는 셈이다.

또한 글로벌 부족은 ‘초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활발할 자선활동을 하며, 유행을 창조하고, 부유함이 은행 잔고의 문제라기보다는 태도의 문제라고 보고, 예술에 대하여 후원하며, 한두 가지에 집착하는 대신에 다양성을 추구한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품질과 수준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새로운 준거체계를 창조하며, 그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준거 체계가 당면 과제를 해결해주는 대신 그 과제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며, 이해로부터 얻은 자유를 바탕으로 대단히 잘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며, 카멜레온처럼 환경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안다는 것이다. 이들은 도시국가로 모이고 수시로 여행을 하고 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사람들이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에서도 문화마다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여성은 자연과 같은 존재이며, 자연은 아름다우면서도 예측하기 힘들다. 남성은 생산과 양, 속도에 알맞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남성을 위한 최고의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또한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다. 여성은 자신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와 결혼하지만, 그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남성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여성과 결혼하지만, 끊임없이 변한다.”

세계화다 국제화다 하면서 한 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영어나 중국어 광풍이 휘몰아쳤던 옛 시절이 있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통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울고 고통스러워하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작가가 주장하는 글로벌 부족은 보통 사람들의 세상과는 너무나 동 떨어져있는 다른 세상의 부족이다.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았고, 앞으로 쉽게 평등하지도 않을 것이지만 작가는 너무나 쉽게 이 세상의 주요한 가치 중에 하나인 ‘평등’ 이념에 대하여 포기하다시피 하고, 공공연하게 불평등한 세상을 옹호하는 듯 한 구절이 곳곳에 있는 것은 보통 사람인 독자로 하여금 다소 불편하게 만든다. 작가가 서두에서 보여준 거창한 문제 제기에 비해서 뚜렷한 결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결론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 무엇인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이것은 작가의 서술 방식이 보편적으로 익숙한 기승전결의 방식을 취하지도 않았고, 책의 편철 자체가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체계가 아무 의미없게 구성되어 있고, 그냥 뜬금없이 불쑥불쑥 다른 주제들이 뛰어나와서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 모를 정도로 논점을 흐려져 있는 것이 원인일 것 같다.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각개의 문화를 뛰어넘어 전 인류가 공통적으로 무의식 저편에 갖고 있는 공통된 코드가 글로벌코드인데, 이를 기업의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전략이라는 것이 글로벌 부족을 위한 고급문화 취향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 같다. 벤틀리와 미니쿠퍼가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유, 센츄리온이 제공하는 집시 서비스, 피아트와 브리질식 성공 문화 멜료르지뉴, 외딴 자연에 자리 잡은 반얀트리 호텔의 전략 등이 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변화와 적응’ 편에서는 오뚝이 같은 특성을 지니고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고, 미래에 집중하는 한국의 특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점은 특이하다. 또한 기술주의가 지배하는 밀레니얼 세대에서 미래를 결정지을 코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하여 기대를 가졌지만 평등과 민주주의의 종말, 기술주의에 의하여 공허한 초연결의 세상에 의하여 지구의 분열과 단절만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왠지 허무하고 공허하다.

글로벌 부족민이 되는 것은 몇 개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알고, 얼마나 많은 악기를 다룰 줄 알고,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살고, 얼마나 많은 기업에서 일해 보았는 것이 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개인이나 집단이 열린 사고와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으며, 다른 문화나 시민들에 대하여 얼마나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태도와 자세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트렌드에 대하여 얼마나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며 미래에 대하여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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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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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멜라니 라베, 북펌, 20161001)

스릴러 심리 추리 소설인데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을 전개하여 긴장감과 스릴을 더욱 고조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보통 액자 소설 형식을 취하는 것은 은유적 암시나 복선을 깔기 위해서 많이 도입하여 자칫 소설의 긴장감을 반감시킬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소설 속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 전개 방식의 소설(피를 나눈 형제)을 만들어 내면서 오히려 긴장과 궁금증을 더욱 폭발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주인공 린다 콘라츠는 우연히 동생 집을 방문하였다가 동생 안나가 이미 살해당한 모습과 도주하려는 범인의 얼굴을 목격하게 된다. 이후 살해범을 검거하지 못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데 린다는 동생이 살해당한 이유와 범인이 유일한 목격자인 자신을 왜 살려주었는지에 대한 의문,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살게 된다. 린다는 범인을 잡겠다는 히스테리적 집착이 오히려 자신의 무기력감과 죄책감을 키우며 절망하지만 그레도 그 속에서 자신을 믿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형사 율리안에게 새로운 사실이나 범인을 발견하게 되면 연락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사건이 미궁에 빠진지 11년이 지나고, 35살이 된 린다는 동생 사건의 충격으로 집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공황장애를 앓지만 유명한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된다. 우연히 TV를 통해 12년 전 자신이 목격한 살인범을 본 린다는 경찰에 신고하지만, 자신이 그 살인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는 사실과 자신만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하며 범인을 잡기 위하여 스스로 함정을 파고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소설의 초반부에 밝혀버린 범인과 뻔한 결론이 보이는데 어떻게 소설을 전개할까 하는 의문점은 중반부에 가면서 예상했던 범인이 진짜가 아니고 다른 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작가가 파놓은 함정에 독자들이 빠지고, 주인공도 함정을 파고 덫을 놓지만 범인도 또한 함정을 파고 덫을 놓는 구조로 인하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후반부에는 소설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작가인 멜라니 라베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배우와 기자 생활을 한 이후에 추리소설 작가가 된다. 배우로서의 경험은 등장인물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 배경에 대한 뛰어난 시공간적 설명을 가능하게 하였을 것이고, 기자로서의 경험은 소설 속의 린다가 동생의 살인범이라고 확신하는 이름난 기자에게 자백을 유도하기 위하여 묻고 답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하는 기법을 자연스럽게 도와주었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주인공의 직업은 소설가인데 작가의 직업과 동일하여 주인공의 민감한 심리전개에 대하여 동병상련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피의자에 대하여 자백이나 진술을 유도하기 위한 심문기법 등에 대하여도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이러한 경험들이 모두 쌓여서 소설이지만 마치 사실인 것처럼 우리들로 하여금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능력을 갖춘 것 같다.

주인공이 범인을 잡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너무나 두려워서 자신을 다독이는 구절이 「 ‘두려움은 어떤 일을 하지 않을 핑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그 일을 해야만 했다. 진짜 세상으로 돌아가는 일. 나는 자유로워질 것이다.」인상 깊고, 동생 안나를 사랑했지만 때론 미워했던 감정을 솔직히 고백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이 유력한 용의자라고 의심하고 있는 부모님을 찾아가서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오해였고 한없이 자신을 기다려주고 받아주는 장면에서는 뭉클한 가족 간의 사항이 무엇인지 생각나게 하였고, 린다와 형사 율리안과의 사이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사랑 게임 역시 단순한 플롯이지만 흥미진지하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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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인사이트 - 기술혁명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통찰의 시선
임일 지음 / 더메이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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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인사이트 (임일, 더메이커, 20160926)

이 책은 가상성과 물리성이라는 틀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SNS, 사물인터넷,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 3D프린터와 차세대에너지 등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ICT(정보통신기술)에 대한 개론 수준의 전체적인 통찰을 하고 있는데 기술과 에너지의 융복합에 대한 이해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새롭게 등장하는 ICT(정보통신기술)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이런 기술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를 예측하는데 있어 명확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해당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가 가상(정보를 다루는 세상)의 세계인지 물리적(으로 생활하는) 세상인지 하는 것이다. 가상성의 대표적인 특성은 처리(변형이나 이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0에 수렴하는 것, 복제하는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이 거의 0인 것, 저장에 들어가는 물리적 공간이 0에 수렴하는 것 등이며 물리성의 특성은 그 반대이다. 현실의 물리적 세상은 가상의 세상으로 변환되어야 가상성의 특징을 가지게 되며 점점 더 강력하게 양자가 결합하고 있다. 실현 정도가 높은 기술은 대부분 정보처리와 관련된 것이고 실현정도가 낮은 기술은 물리적인 성질이 강한 기술이다. 따라서 3D프린터, 자율주행자동차는 그 순서대로 개발과 보급의 속도가 느릴 것으로, 인공지능, VR/AR, 핀테크, SNS등은 발전과 보급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O2O, 핀테크, SNS 등은 기술개발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지만 비즈니스로서 성공하려면 ‘네트워크의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기술이며, 그래서 기술개발 자체보다는 시장에 먼저 진출한 기업이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큰 이점을 가지게 되는 특징이 있다.

신디사이저를 발명한 레이 커즈와일(기술적 특이점은 멀지 않다: 인류가 생물학을 초월할 때)은 컴퓨터가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되는 기술적 특이점이 2045년경에는 곧 도달할 것이며, 기계가 스스로 학습을 하면서 발전할 수 있게 되면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게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한다. 기술적인 특이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처리 속도가 무한히 빨라져야 하고 같은 비용으로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용량이 무한히 증가해야 하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체라는 물리적 세상의 한계 때문에 정보라는 가상 재화의 증가속도에도 한계가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산업혁명이 시작되었을 때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모두 뺏을 것이라는 불안이나. 현재 인공지능과 ICT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갖는 불안이 비숫하다고 얘기하며 결국 모든 기술은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쪽을 개발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면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기계의 최고의 천적인 인간을 말살하려고 할지도 모르는 세상이 올 수도, 아니면 인간의 게놈 지도에 따라 노화를 멈추고, 질병이 없는 영생의 낙원이 구현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낙관이 없고, 세상의 체제가 인류 불평등을 심화시켜 나가는데, 과연 우리의 미래는 4차혁명이 진행된다고 행복할까 하느냐 하는 의문은 들지만 점차 정보통신기술의 이점으로 인해 공유경제 등으로 인해 세상은 점점 진화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 책에서는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에서는 ICT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여, 좀 더 ICT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해하고, ICT가 가져욜 미래의 변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방향을 알았다면 각각의 기술에 대한 이해와 이것이 가져올 영향에 대하여 좀 더 자세하게 알고자 한다면 각론 수준의 학습이 추가로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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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
모씨들 지음 / 소라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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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 (소라주, 20160924)

사람은 태어나서 늙어서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아무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처럼 쉽게 살아가는 인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돈이 많아도, 학식이 넘쳐나고 명예로운 삶을 살아온 사람들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본다. 익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온라인의 SNS(MOCI)를 통해 서로의 상처와 고민에 대해서 토로하고 위로와 조언을 해주는 글을 편집한 글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글이지만 누구나 평범하게 삶을 살아온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껴지게 하는 책이다. 그 위로와 조언이 나이가 이미 들어버린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자라는 청소년들에게도 좋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 같다. 특히 Sequence 1 [나를 움직이게 하는, 꿈]과 Sequence 6 [낯섦을 두려워할 때 생기는 벽, 편견]의 이야기들은 마음 한 구석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들이 많았다.

이 책은 10대부터 20대 까지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을 꿈, 사랑, 가족, 인간관계, 불안, 편견 이렇게 총 6개의 편으로 나누고 있고, 또한 온라인상의 다양한 연령층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맞닥뜨렸던 경험을 풀어서 위로와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과연 내 자식들은 크면서 말 못할 고민이나 어른들이 잊어버렸거나 이해 못 할 불안이나 고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자식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주려고 하는 부모가 있다는 걸 자식들이 조금 더 알게 된다면 조금은 더 이해하고 위로가 되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책을 세심하게 읽어나갔다. 그리고 부모가 자식에 대한 '기대‘라는 불편으로 자식에 대한 울타리를 처서는 안 되겠지만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초원의 망아지처럼 마냥 풀어놓고 방임할 수도 없는 그 중간의 중용을 고민해 본다.

다양한 주제들에 대하여 좋은 글들을 편집하여 감동까지 선사하기가 쉽지 않은데, 보편적인 공통의 고민에 대하여 주제를 잘 선정하였다고 보며, 이에 대하여 조언해주는 글들도 심금을 울리는 글들이 많았다고 본다. 다만 2편에 나오는 SNS상에 떠도는 단말마적인 글들은 아무런 감동도 영혼도 없는 그냥 나열식 편집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글이 있었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 본문 속으로

Sequence 1 나를 움직이게 하는, 꿈

scene 1. 꿈을 이룬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물론 힘들지. 근데 연습을 하다 보면, 내 앞에 놓인 수많은 벽 중에 하나를 깼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 그럴 땐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상을 온몸으로 만나는, 눈도 못 뜬 새끼 새가 된 것 같아. 오늘도 새로운 세상을 맛봤다는 행복에 적게 돼. ‘새로운 세상’이라는 말은 나에게 가장 가슴 떨리는 말이야 ~~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길은 거듭되는 난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사실 꿈을 그린다는 건, 그 꿈을 이룬 상태의 모습을 상상하기 마련이거든. 의사, 작가가 된 모습을 그리지. 최종적으로 그 모습을 하고 있을 때 비로소 꿈을 이룬 것이고,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 모습을 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까지를 상상했지. 근데 언니가 그리는 꿈은 그게 아니야. 그 꿈을 이룬 모습에 연연해하는 게 아니라 그 길을 걸어가는 그 자체를 사랑하는 거니까.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단어 안에 언니가 서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성공, 그게 나에게는 어떤 것인지 나도 다시 생각해보려고 해. (14~15p)

scene 2.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삶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에 머물다 어디로 가느냐, 그 주체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이죠. (17p)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18p)

우리 인생은 마냥 행복할 수 없어요. 힘든 때가 더 많죠. 그런데 공부 말고 다른 길을 찾았다고 해도 그 길이 공부보다 쉬우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아마 부모님은 그걸 미리 알고 있으니까 자식들이 공부를 했으면 하는 마음일 거예요. 그러니까 무엇을 하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어야 해요. 그건 의지일 수도, 체력일 수도, 마음가짐일 수도 있고, 그 어떤 것을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무조건 피하려고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거예요. ( 19p)

scene 3. 스펙만이 무기는 아니다

‘잘할 수 있는 무기 하나는 있어야겠구나. 급변하는 이 시국에 내가 강력한 무기가 되지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되겠구나. 뭐든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무엇 하나를 꼭 키워서 그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추어야겠구나. 틀을 부수지 않으면 오히려 틀에 꽉 갇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이제라도 하게 되었다는 게 감사했다. 나는 지금 칼을 갈고 있다. 그것도 스펙도 무엇도 아니다. 내가 갖고 있던 모든 틀을 다 버리고 다 잊어버리겠다. (22p)

scene 4. 인정받기 위해 꾸는 꿈

어떤 일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보다, 누군가가 인정해줄 때 우리는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사위원이 잘했다고 박수를 쳐줄 때, 그리고 일정한 순위권에 들고 데뷔를 하면 ‘성공했다’, ‘꿈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룬 것이 정말로 본인이 원하는 꿈인지, 아니면 주변에서 ‘응원’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에게 바랐던 것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물론 현실은 냉혹합니다. 주변의 시선과는 독립된 꿈을 꾼다는 건 외로운 일입니다. 그걸 추구한다고 무언가 이득이 될 것 같지도 않고, 꿈을 이뤘다 하더라도 본인 혼자만의 만족에서 끝날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꿈을 꾼다는 건 어찌 보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한가 분명한 건 세상을 변혁한 꿈들은 원래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겁니다. 자신과 세상을 동시에 바꾼 자들의 꿈은 남들이 보기에 허황되고 또 오히려 한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27p)

당신이 정말 원하는 꿈의 무게는 결국 혼자 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가진 꿈이 진짜라면 ,단순히 남들의 기준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면, 혹시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 무게감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즐거울 것이기 때문에,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당신의 삶에 깊은 각인을 남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꿈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고 그 무게에 짓눌린다면, 지금 당신이 가진 꿈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28p)

꿈을 꾸는 건 결국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그 꿈을 이루는 과정도 행복해야 하겠지요. 꿈을 이루는 과정이 전혀 행복하지 않고 꿈을 이루었을 때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꿈이 아니라 타인의 꿈이 분명합니다. 온전히 자신에게서 비롯된 꿈을 꾸세요. 그것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입니다. (29p)

scene 5. 꿈을 대비하는 지름길

너는 뭘 하고 싶어서 대학에 간 거냐고, 왜 그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그랬더니 친구가 이렇게 말했죠. “나도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거기에 조금이라도 빠르게 뛰어들기 위해서 왔고, 들어왔으니 그저 하는 것뿐이야.” (32p) 아무 것도 안하면서 고민만 하면 될 것도 안 된다고.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느냐고 질타했죠. (34p)

scene 6. 지도에 없는 길

행복은 자기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고, 그 일의 힘듦을 행복의 척도로 삼을 수는 없어요. 나는 원하는 걸 힘들게 얻고 누군가는 쉽게 얻었다고 해서, 내가 얻은 것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37p)

꿈을 아름답게만 포장하면 안 된다는 얘기라고도 할 수 있죠. 지금은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역할이나 일도, 남들이 인정을 해주지 않는 일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묵묵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그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문을 만날 수 있거든요. 지금은 자신이 오를 계단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계단을 만들어야 밟고 올라갈 수 있잖아요. (38p)

힘이 드는 순간이 찾아오면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꿈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를 잊은 것 같으면 종이에 한번 적어 보세요. 자기에게 쓰는 편지처럼. 그리고 가끔씩 꺼내 보는 거예요. 만약 그게 너무 반복된다 싶으면, 모든 걸 뒤로 하고 잠시 떠나보는 것도 좋아요. 조금 떨어져서 자신의 상황을 살펴보면, 슬럼프를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죠. 때로는 좋은 인연을 만나서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기대며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요.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아요. (39p)

[모씨에게 멘토가] 꿈에 대한 정의가 달라도, 꿈이 무엇인지 몰라도 괜찮습니다.

Sequence 2 인간의 원초적 감정, 사랑

scene 1. 사랑과 순종은 달라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심리에 동조하려는 경향, 그 심리적 요구에 맞춰 행동하려는 경향을 요구 특성이라고 하는데, 특히 어린아이들의 경우 어른들의 판단과 결정에 순응하고 어른들이 거짓말을 해도 아닌 걸 알면서도 진짜라고 믿어버리게 되는 경우들이 있지요. (57p)

이 사람이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구나를 먼저 헤아리고 그렇게 느낀 상대의 요구를 먼저 들어주려고 하기보다, 그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하길 바라는지 그리고 내 마음의 요구는 뭔지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61p)

scene 2. 사랑에 임하는 남자의 자세

scene 3. 사랑에 임하는 여자의 자세

scene 4. 심증과 확증 사이 : 남자의 호감 증거

scene 5. 심증과 확증 사이 : 여자의 호감 증거

scene 6. 곰신과 군화의 신화

scene 7. 이별을 결심한 여자

scene 8. 이별을 감행하는 남자의 환상과 혼돈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불꽃처럼,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사랑이 어떻게 오는지 모르지만 남자는 사랑이 오면 자신의 운명을 건다. 가슴으로 뜨겁게 받아들인다. 사랑을 하는 남자는 항상 들떠 있다.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있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그녀를 만나기 며칠 전부터 심장은 쿵쾅거린다. 그녀와의 만남은 일상 밖의 일이다. 남자에게 여자는 그렇게 늘 환상이다. 남자의 환상 속에 그녀가 있고, 환상 속에 남자의 사람도 갇혀 있다. 남자의 환상은 이기적 발상이기도 하다. ‘이 여자가 이런 여자일 거야.’ 하는 환상은 곧 ‘이런 여자가 돼주었으면 좋겠어.’의 욕심으로 이어지니까. 남자는 여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소유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보호 아래 들어왔다고 생각할 때 남자는 여자를 자신의 마음속에 가둔다. 그게 여자에게는 집착으로 느껴질 수 있고 벗어나야 할 무엇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남자는 그것이 사람의 또 다른 표현이며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여자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그렇게 이기적이 된다. (105p)

남자의 사람은 익숙한 일상이 되어갈 때 위험하다. 남자에게 여자는 익숙한 일상 속에도 있지만 그의 환상 속에도 있기 때문이다. 일상이 환상을 깨기 시작하면 남자의 사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남자는 사람이란 아름답게 유지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모른다. 여자는 계속 사랑받고 칭찬받고 자신을 예뻐해 주길 바라지만, 남자는 여자가 자신에게 잘해주기만을 바란다. 남자는 이제 여자에게 ‘내가 얼마나 더 잘해줘야 해?’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한다. 남자는 어느 순간, 기념일을 언제까지 챙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자신의 연인을 일상 속에 파묻히게 내버려두기 시작한다. 그 여자가 평생 자기의 연인인 줄 알고, 그 여자가 자기를 굉장히 오랫동안 사람해줄 거라고 착각한다. ‘이 여자는 절대 나를 떠나지 못해.’라고 생각하고 티격태격하는 다툼 또한 그저 일상이거니 생각한다. 여기에서부터 대립과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06p)

scene 9. 이별 없이는 사랑도 없어

[모씨에게 멘토가] 어떤 사람과 사귈 것인가

불꽃 연애 시기가 지나고 나면 둘의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힘은 찌릿함이나 설렘 같은, 그런 연애 감정이 아니에요. 불꽃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로 지속됩니다. 그렇다면 불꽃으로 점화된 그 관계가 지속적으로 온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때 필요한 것이 사랑의 힘입니다. 사랑은 연애 감정 그 이상입니다. 콩 깍지 씐 것처럼 마음을 모두 뺏겨버리는, 그런 감정이 사랑은 아닙니다. 제정신으로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이해하고, 받아주고, 소중히 여기며 좋아하는 마음이 사랑일 겁니다. (116p)

Sequence 3 영원한 내 편, 가족

scene 1. 착한 아이들이 자라는 집

착한 게 나쁜 걸까? 착한 게 나쁜 건 아니야. 그치? 하지만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착한 건지 잘 모르면서 마냥 착한 건 착한 게 아니야. 가슴 아프지만, 나 같은 아이들에게 착함이라는 건 생존하기 위한 방어기제 같은 거야. 어른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고 솔직할 수 없게 훈련된 주눅 듦이야. 난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보이는 아이들, 어른들을 만나면 그 사람의 곪은 상처가 느껴져서 쓸쓸해져. 모씨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일 가능성이 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상태에 놓인 건지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돼. 일단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괴로운지 원인을 알면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많거든. (131p)

scene 2. 부모님에게 나는 어떤 자식인가

scene 3. 셋째만 억울한 거 아니다

scene 4. 널 사랑하기 위해 널 낳았단다

scene 5. 사랑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대화법의 문제일 수도 있어

scene 6. 남편과 아내의 십계명

[모씨에게 멘토가] ‘기대’라는 이름의 감옥

'기대‘라는 불편으로 가족을 가두는 감옥을 지어서는 안 됩니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171p)

Sequence 4 세상에서 제일 복잡한 그물망, 인간관계

scene 1. 우정의 헤게모니

scene 2. 사람에 대한 집착은 언제나 마이너스

scene 3. 타인의 시선과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

자신이 누구인지 당장 빨리 알아내야 한다고 재촉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부딪히면서 그걸 알아가야 해요. 나 자신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누가 자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고 해도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슬퍼하니 않아요.

내가 사람을 새로 사귈 때 어떤 성향이 있는지,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 내가 어떤 부분에서 쉽게 상처를 받는지 등등을 알고 있다면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분명,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런 거예요.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행복한지, 누구와 있을 때 행복한지, 내가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 이런 것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서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모씨는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할 때 행복한지 알고 있나요? 그렇다면 누가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해도 크게 흔들리지 마세요. 타인이 모씨를 어떻게 평가를 하든 모씨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188~189p)

scene 4. 나에게는 누군가를 실망시킬 자유가 있다

scene 5. 회사에서 사람은 일로 말한다

scene 6. 좋은 친구

scene 7. 업무 집중력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모씨에게 멘토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현명하게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10가지 방법

Sequence 5 삶을 살아내는 흔적, 불안

scene 1. 불안하다고 불행한 건 아니다

scene 2. 나를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목표

scene 3. 지겹고 무의미한 일상의 숨은 의미

scene 4. 불안의 시대에 흙수저가 할 수 있는 일

걱정이 된다면 행동을 하는 게 맞다. 앉아서 걱정만 할 거라면 애초에 걱정조차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걱정만 할 거면서 인상 찌푸리고 어깨 축 늘어뜨리고 다니면 올 복도 안 온다. 아니 복은 없다. 있었다면 부잣집에 태어났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괜히 이상한 기대하지 말고. 그냥 널 보고 있을 가족들이나 친구들 생각을 해서라도 헤헤 웃고 다녀라. 병신 소리 들어도 진짜 병신보다는 그게 낫다.

원하는 건 일확천금이 아니라 먹고살 만큼이라도 버는 거라고? 지금당장 누가 100억이 아니라 100만 원을 준다고 해도 넙죽 받을 거잖아. 솔직해지자. 남들만큼 상황이 좋지 않은 걸 아는데, 그럼 최소한 남들만큼은 준비를 했나? 만약 그랬다면 이걸 읽으면서 굉장히 억울하겠지만 글쎄 어떨까. 억지로 억울한 마음 먼저 먹고 내일모레 창피해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스스로에겐 떳떳해야지. (245p)

scene 5. 고된 현실과 죽음을 저울질하고 있다면

scene 6. 지금은 깊고 어두운 터널 속을 스쳐 지나가는 길일뿐이야

scene 7. 자기 동력을 키우는 시간

[모씨에게 멘토가] 인간은 아무도 ‘무사히’ 성장하지 않는다

인간의 위대성은 어떤 완전성의 결과이기보다는 오히려 결함의 결과하는 사실을. 모든 성장의 서사에는 우리를 매혹하는 비밀이 있다.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라고 노래한 시인의 시구를 패러디하여 ‘바람의 비밀’이라 이름 붙여본다. 이 ‘바람’은 그냥 바람이 아니라. 살며 사랑하며 배울 때마다 맞닥뜨리는 애매하고 모호한 말할 수 없는 어떤 것들이다.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고 체험하는 모호한 이미지들이다.

나를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비밀의 정체가 불안이라면 더없이 소중하다. 불안의 프레임을 깰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받아들이는 마음 그리고 생각의 넓이가 달라진다. 불행·어두움(밤)은 나를 키우는 바람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많이 가진 것이 밤이다.”(김행숙, 「밤에」) 그러므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고,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들, 잃어버린 것들, 꿈꿀 수 있는 시간이 밤이다. 그것이 밤의 가능성이고 밤의 힘이다.

돈이 부족한 것? 외모가 뛰어나지 않은 것? 좋은 학벌을 가지지 못한 것? 등 바람의 목록을 만들어갈 때, 나 자신 그리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가 정해놓은 틀을 과감히 벗어날 수 있다. 이때 비로소 그 시선 너머를 상상할 수 있다. 이 순간 필요한 것은 뭘까? 단 하나! 편견과 마주하거나 고정된 틀에 나를 부딪히는 ‘용기’밖에 없다.

“우리는 불안과 방황으로 삶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느낌은 몸으로 마음으로 온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며 살지, 아니면 나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만들어나갈지. 용기 낸 자만이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겉모습보다는 그 속의 본질을 생각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자. 그러다 보면 우리가 그렇게 불행할 일도 가지지 못한 것도 없다. 다른 사람의 삶이 기준이 아닌 나의 마음 속 삶이 기준이 되어 앞을 바라보아야 한다. (267~270p)

Sequence 6 낯섦을 두려워할 때 생기는 벽, 편견

scene 1. 그 누구도 아닌 나의 기준으로 나를 보세요

먼저 지금처럼 우리는 상처를 줄 수도 받을 수도 위로할 수도 위로받을 수도 있는 모씨라는 사실, 그 하나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마음을 조금 릴렉스하게 만들어봅시다. 이왕지사 그런 상처 되는 말을 들은 것이고 그 일을 되돌리거나 상처준 모씨를 찾아가 항의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은 쿨하게 “그런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생각해보세요. 쉽지 않겠지만, 내가 가진 편견을 떠올리고 그 편견 때문에 누군가도 아팠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조금 나을 겁니다. (277p)

scene 2. 나는 나를 사랑할 때 돋보인다.

scene 3. 나는 탓 때문에 나를 망친다

scene 4. 내 문제에 대한 판단과 사유는 내 몫이어야 해

scene 5.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사랑한다

scene 6. 왜 우리는 ‘다름’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걸까?

scene 7. 실패는 적어도 결과를 남긴다

scene 8. 사람을 한 줄로 정의해버리는 나쁜 습관

사람을 한 줄로 단정하고 정의해 버리는 나쁜 습관이 편견을 아름드리나무로 자라게 합니다. 내 책임 밖으로 넘어가는, 감당이 되지 않는 나무로 말이죠. 이런 편견은 위험한 흉기가 됩니다. 하늘을 향하는 나무가 아니라, 특정한 개인과 집단을 향해 날카로운 가지를 휘두르게 됩니다. 아름드리나무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숲을 이루고야 말죠. 저는 그런 위험한 편견이, 사실 아무것도 아닌 듯 툭 내뱉는 단 한 줄의 말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심코 내뱉는 누군가를 향한 단정과 정의내림, 그 한 줄을 경계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근거 없는 확신을 버린다면, 말을 하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상대의 입장을 배려한다면 편견이 우람한 숲을 이루지는 못할 겁니다. “우리 애가 콩을 못 먹어.”가 아니라 “우리 애가 아직 콩 먹을 준비가 되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방식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를 콩을 거부하는 아이로 만들기도 하고 콩 먹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아이로 만들기도 합니다. (314p)

[모씨에게 멘토가] 다름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름’의 차이에 기초하고 있다. 인간은 이것과 저것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며, 이를 분류하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는 이것과는 사뭇 다른데,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다르다고 인정하기보다는 ‘같음’의 지평에 놓고 사유를 펼쳐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가령, 우리는 서로가 가진 문화적, 사회적, 인종적 차이를 인식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평등이나 공정이라는 추상적인 잣대를 가지고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318p)

루소는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자연적 또는 신체적 불평등”과 “사회적 또는 정치적 불평등”이라는 두 개의 불평등에 기초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토대로 삶에 대해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3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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