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피해자
천지무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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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피해자 (天地無限, 한스미디어, 20180414)

범인이 누구인지 그 행방을 찾기 위한 일반적인 추리소설이 아니라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유명 아나운서인 천하이인이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추리소설이다. 여대생인 저우위제를 납치, 살해하려다 발각되어 체포된 저명한 설치예술가이자 대학교수인 팡멍위는 다른 3명의 여성을 엽기적으로 연쇄 살인했다는 혐의로 경찰조사 중에 시신들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은 채 자살을 하고 만다. 연쇄살인 용의자를 소설의 도입부에 바로 팡멍위임을 밝히는데, 경찰 조사 중에 네 개의 잔을 떠놓고 제를 올리고 난 후 자신이 예전에 죽이려고 했지만 죽이지 못한 소녀를 찾으면 모든 의문이 풀릴 거라고 말하면서 네 번째 피해자의 존재를 암시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저명한 대학교수이자 재력가인 팡멍위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자 사람들은 “그러니까 돈 있는 사람들은 너랑 생각 자체가 다른 거야! 차이대표가 保‘暖思淫慾(배부르고 따뜻하면 음욕을 생각한다)’고 말한 거 못 들었어? 돈이 많으면 괴상한 짓거리를 한다는 뜻이잖아!“(55p) 식으로 용의자에서 범인으로 단정되어지는 과정에서 언론은 진실의 추적보다는 특종 보도를 둘러싸고 벌이는 시청률 경쟁 등 언론사의 추악한 형태를 사실에 가깝게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인 천하이인이 특종을 위해서 피해자들의 시신을 직접 찾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두드러진다. 그 중에서 암호를 풀기 위해서 해커를 동원하고, QR코드 등 여러 IT 기술을 접목하고, 뉴스 정보원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벌이는 가상 웹메일 계정 이용, 각종 공학적인 방법 등을 소개하고, 뉴스 방송이 진행되는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하여 소설의 박진감을 더해 주는 것 같았다. 또한 상속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정치적인 권모술수까지 첨가되어 소설의 재미를 배가하는 것 같았다.

네 번째 피해자를 찾아가는 단계적인 과정에서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고, 복선도 많이 깔려 있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중적인 성격 묘사,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 전개 등으로 소설을 읽는 내내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어 있다. 단순하게 보면 저우위제와 친구가 라인으로 대화하면서 마지막 문장이 이상하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자들을 죽인 동기도 불투명하고, 네 번째 피해자에 대하여 그렇게 살인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 등에 대하여 다소 억지스럽고 사건의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사건 후기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아탕의 다큐멘터리 내용을 보면 일거에 해소된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사건의 전개과정에서 인과관계의 개연성이 명확하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긴장감을 더하기도 하고, 집중도를 분산하기도 한 것 같다.

世風日下, 人心不古(세상이 날로 험해지니, 사람의 마음이 옛날과 같지 않구나(29p)라는 인류 문명이 존재하면서 늘 하는 말이겠지만 요즘 세태에 딱 들어맞는 말인 것 같다. 엽기적인 연쇄살인마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카페를 통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모방하는 세태를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데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작태를 종종 보는 것이 영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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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3분 지식 - 심리, 사회, 인사, 조직, 마케팅, 그리고 경영까지 직장인이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상식과 지식
조환묵 지음 / 더메이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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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3분 지식 (조환묵, 더메이커, 20180331)

직장인이 알아야 할 백과사전식 지식을 총 55가지로 망라하여 ‘회사에서 승진하는 법’, ‘경쟁에서 이기는 마케팅’, ‘성장을 위한 경영 이론’,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생존 전략’, ‘사회와 함께하는 직장인’의 다섯 개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신입직원 시절부터 직장생활을 통해서 몸으로 터득했던 경험과 지식을 꼼꼼하게 잘 정리하여 펴낸 책이라 내용 이 핵심만 요약해 놓았지만 알찬 부분이 많다.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이렇게 정리해서 분류해 놓으니 나름 의미 있는 부분도 많고, 의외로 뜻밖의 신선한 지식도 많이 발견하게 되어 유익하다. 작가가 HR컨설턴트라서 그런지 꼼꼼하게 정리하는 평소의 버릇이 눈에 들어오고, 몸소 겪었던 직장 생활의 노하우에 꼭 필요한 지식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중에서 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은 직장인은 무능력이 드러날 때까지 승진한다는 피터의 원리, 독특함은 바이러스처럼 빨리 퍼진다는 퍼플 카우와 바이럴 마케팅의 원리, 플랫폼 기업의 잠금 효과와 네트워크 효과, 창의적 환경에서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는 세렌디피티, 지식은 공유할 때 힘을 발휘한다는 암묵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이 융합해 뛰어난 작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는 메디치 효과, 과거의 경험이나 성공 전략에 사로잡혀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몰락해가는 현상인 성공의 함정과 이를 극복하게 위한 방법, 집단 사고를 통하여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 이유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조직에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집단지성 등의 혁신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질문을 바꿔야 하는 프레이밍 효과 등이다. 특히 피터의 원리에 따르면, 행복한 삶이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공에 만족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자신을 끝임 없이 채찍질하여 산꼭대기까지 오르도록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중도에 넘어지고 쓰러져 힘을 모두 소진한 후에야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한다. 피터의 원리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멈춰야 할 곳을 깨닫고 욕망의 끈을 제때 놓을 수 있는 현명함과 결단력을 지녀야 한다(38p).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일이나 인간관계에 매몰되어 큰 그림을 못보고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나 자신과 조직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여유를 가져야만 볼 수 있는 일들이 많고, 그래야만 조직이나 개인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한 번 더 돌아보고 여유를 갖게 되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 다만 마지막 장(사회와 함께하는 직장인)에서 그야말로 다양한 시각을 좀 더 심층적으로 가미했으면 하는 바램과 참고부록(소비자를 알면 시장이 보인다)은 내용이 불필요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차라리 필요한 경영학 이론을 좀 더 넣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다양한 경영학적 원리들을 일별하여 나름의 반성과 여유를 갖게 되어 만족하는 부분이 깊이 있는 내용과 사례를 요구할 수 없음을 다소 능가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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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로 읽는 에로스 심리학
최복현 지음 / 양문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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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 심리학 (최복현. 양문, 20180320)

그리스 신화에서 나타난 에로스는 처음이자 끝이요, 알파이자 오메가라는 것을 금성 여자와 화성 남자가 지구에서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를 인류학적, 진화론적 측면에서 사랑학 개론서처럼 서술되어 있는 책이다. 그리스 신화는 과거의 우리 인류가 살아온 삶의 모습이나 인류문화라 할 수 있고, 우리 무의식에 자리한 다양한 욕망의 모습들이며, 앞으로 우리 인류의 심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는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 우리 안에 숨은 수많은 다양한 모습들을 가진 욕망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으며, 문화와 환경이,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이 우리의 무의식을 만들어 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또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들이 이후의 보편심리로 자리 잡게 되리라는 것을 읽을 수 있음을 작가는 서문에서 얘기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는 신들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세상을 구성하는 원리나 우주의 원리로 받아들이며, 그리스신화의 신들은 종교의 대상이 아니라 어떤 존재의 모습이나 존재의 이유, 존재의 내면의 형상화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신화는 혼돈(카오스)에서 질서(코스모스)로의 이행이며, 이 이행의 중심에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이 혼돈스러운 상태에 질서를 찾아주기 위해서는 뭔가의 작업이 필요했는데, 태초의 신 카오스는 에로스란 에너지를 가지고 가이아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천지의 시작은 사랑이란 의미이고, 현상의 유지도 사랑이며, 그 마지막도 사랑으로 모든 것의 조화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에너지가 세상에 충일할 때 세상은 조화롭고 질서 잡힌 코스모스의 세상이 되는데, 사랑이 충일하기란 쉽지 않다. 애초의 에너지 에로스가 순전하게 보존되지 않고 오염이 되면서 부정적인 요소를 함께 지녔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이름은 가졌으나 왜곡되고 불순물이 섞이면서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며, 이 세상에서 사랑이 사라진다는 것, 그것은 세계의 종말을 의미한다. 사랑이란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고귀한 가치이다. 지상의 생물 중에 유일하게 금기를 깰 줄 아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금기란 깨기 위해서 만들어준 것인 반면 인간이 설정한 금기는 예방 차원이 아니라 시행착오거나 실수의 결과라는 것이다. 성경은 금단의 사과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열매라고 말하는데, 안다는 것, 그것이 죄의 시작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면 아는 것이 죄란 뜻인데 내가 남과 다르다는 인식, 즉 분리의 인식, 엄마와 한 몸이었다가 분리되었음의 인식이 부끄러움이란 결과를 낳고, 다름을 알면서 한편 접근하고 싶은 욕망이 인간에게 생겼다는 것이며, 그 때부터 성욕이 자라기 시작하는데, 금단의 사과는 성욕을 인식하면서 아담과 이브가 서로를 의식하였고, 신의 미움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나와 다른 존재의 발견, 타인의 발견이 최초의 지식이었고, 이것은 곧 성욕, 최초의 지식이요, 나와 그 무엇의 분리의 발견이 최초의 지식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모든 동물의 본능충족의 방식을 체득하고 시도하면서 아주 다양한 욕구 충족을 해왔고, 그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의 본능 충족방식은 인간이 답습애온 본능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른 동물이나 곤충과 달리 다양한 받아들임의 양태, 평가의 양태를 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데, 모든 문화는 2대충족의 욕구인 식욕과 성욕의 파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편 사랑은 어디서 오고, 무엇으로, 어떻게 시작되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사랑은 눈과 눈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눈으로 보는 것, 그것은 대상의 인식이며, 그 대상은 표상이며 눈으로 볼 수 있는, 눈에 보이는 것이다. 즉 그 속은 모르고 겉모습만으로 사랑을 시작하고, 두 존재는 서로의 눈에 잘 보이려 노력한다. 서로가 자신의 사람임을 확신하기 전에는 보여주는데 치중하지만 그 모두가 거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상대를 자기의 사람으로 확신하면서 서서히 원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러면 남자다움의 카리스마가 진상덩어리로, 능력이 권력으로 변하며, 여자다움의 애교가 주책으로, 상냥한 말들이 무정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눈과 눈의 만남은 위험하며, 게다가 아프로디테는 조가비를 타고 올라왔으니, 애욕은 거품이 걷히고 나면 껍질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랑을 할 때 애욕을 사랑의 전부로 알면 곤란하며, 눈과 눈의 만남으로 시작한 사랑은 이제 마음으로 옮겨가야 한다. 눈에서 마음으로 옮기지 않는 사랑은 위태로운 것처럼, 또한 사랑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드러내면 위태롭다는 것이다. 꽃의 신 플로라가 옷을 입혀주듯 적당히 자신의 본질을 감출 줄 알아야 하며, 좀 더 가까워져서 정말 믿을 수 있을 때까지는 자신의 모든 패를 보여주는 것을 미뤄야 하며, 적당히 자신을 포장하여 점차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측면에서 적당한 가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랑은 나 자신, 자아를 알기 위한 여행이다. 나를 스스로 알 수 없는데, 사랑을 하면 자신을 알게 된다. 상대에 비친 내 모습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 까닭인 것이다. 나를 안다면 곧 상대를 제대로 알 수 있고, 서로가 알아감이 사랑이며 사랑의 행로이지만 그 행로는 쉽지 않다. 지독한 고독과 외로움, 고통이 동반되며, 그러면서 마음의 사냥을 하는 것이다. 즉 상대의 가슴에 꼼짝할 수 없다는 사랑의 화살을 꽂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낯설기 때문에,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 극이기 때문에 끌리게 하는 힘, 에로스의 초화이며, 그 조화 속에는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니까 에로스 속에는 늘 부글거림이 내재되어 있다. 겉으로의 끌림과 내부의 부글거림, 그것이 에로스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그렇게 단순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찌지고 볶고 아옹다옹하면서 사는 자신을 돌아보게끔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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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일자리의 미래 - 4차산업혁명 시대의 대한민국 일자리 전망 10년 후 시리즈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지음 / 일상이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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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일자리의 미래 (미래전략정책연구원, 일상이상, 20180218)

AI,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드론, 빅데이트 등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얼마나 준비하고 있고, 또한 우리들은 신기술에 따른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주로 10년 후 일자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 홍보 도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임을 인정하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 1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를 예측하고, 일자리위원회와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설립 목적과 정책 방향 등을 분석해, 앞으로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자리가 유망한지를 전체적으로 전망했다. 제2부에서는 우리나라 각 산업의 미래를 업종별로 침체산업과 성장산업을 분석하고, 산업의 변화에 따른 일자리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실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일자리 정책의 기본방향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경제 및 사회 시스템을 고용 친화적으로 바꾸어 ‘일자리-분배―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일자리위원회의 어젠다가 이 책 전체에 흐르고 있는 주요 주제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겠다.

세계적인 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23년에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업무의 3분의 1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며,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가 자동화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고용의 65%를 차지하는 주요 15개국에서 2020년까지 향후 5년간 71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는 불과 200만개 정도가 창출되어 결과적으로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수준은 세계25위로 낮은 편이다. G20 국가인 우리나라가 이처럼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것은 전통적인 제조업에 높은 비중을 준 산업구조와 대기업 위주의 수직적인 경영환경 등 때문이라는 것인데, 높은 청년 실업률, 빈부격차 등이 심각한 우리 사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없음을 또한 그 여파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과 대기업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활력을 잃고 몰락하는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한국은 급격히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청년들이 사랑하는 일을 찾지 않고 무조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경우 5년 안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글로벌 투자의 대가인 짐 로저스의 경고를 그냥 흘려서 들을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머리가 좋은 것보다는 열심히 하는 것이 그리고 그 보다는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성과를 낸다고 한다. “미쳤다가 아니라 대단히 미쳤다고 할 만한 일을 찾아라. 게임의 룰이 바뀔 때 큰 기회가 온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이 책에서 제시하는 10년 후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참고하여 미래를 준비한다면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60%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즉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이해하기가 쉽게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10년 후의 일자리 미래에 대하여 개략적으로 서술하다보니 자세한 내용은 별도의 참고 도서를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청소년들의 미래 직업 설계를 위해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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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청문회 - 누구나 알고 있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던 쿠데타
김상구 지음 / 책과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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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청문회 (김상구, 책과 나, 20180201)

한국 사회에 짙게 드리우고 있는 근대화에 대한 박정희 신화는 결국 5.16에 대한 성격 규명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책은 5.16에 대하여 ‘혁명’이냐 ‘쿠데타’인가라는 단순한 수준에서의 논의가 아니라 박정희 일생 전체와 5.16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이후의 미국의 적극적인 묵인과정을 실제 청문회를 하듯이 철저하게 고증에 따라 파헤치고 있다. 책의 내용이 실제 청문회를 하듯이 지나치게 상세하고 반복적인 내용이 나오다 보니 책 두께가 읽기에 부담스러울 정도이나 핵심 논점에 따라 잘 정리되어 있다. 다만 각종 자료를 인용하다 보니 신문의 가십거리 정도에 불과한 내용도 많이 소개하여 어떤 경우는 작가가 원래 의도하였던 주제가 파묻히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고, 어떤 부분은 구체성과 강조를 위한 듯 비슷한 자료가 반복되는 곳이 많아서 일정한 내용은 핵심만 요약하여 전체 흐름에서 양념 구실만 하였다면 좀 더 긴박하고 흐름을 좀 더 매끄럽게 끌고 갈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박정희 일생은 여전히 미심쩍은 구석이 많은데 특히 사범학교를 졸업하여 교편을 잡았지만 만주군관학교를 간 배경, 여성편력, 살인미수사건이나 4번의 쿠데타 음모가 있었지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 미국 정보기관의 프락치인가에 대한 분석 등은 기존에 알고 있던 박정희에 대한 시각을 바로잡아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해방 이후에 광복군의 역할과 박정희가 저지른 친일 행적, 제국주의 미국의 역할과 한반도에 자행한 패권놀음 등을 흥미진지하게 서술하고 있다. 역사에서 약소국가나 민족이 생존한 적이 없지만, 국가 내에서도 정의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국가 간에는 더더욱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있지 정의란 없다는 것을 미국이 한반도에서 특히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을 방족하고 묵인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작가는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박정희의 공과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고, 좀 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한 인물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선행된다면 대한민국의 퇴행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인권을 유린하였던 인물들이 민주적 정권에서는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현실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이제는 극복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 오늘도 여전히 서울중앙지법 근처에는 태극기 집회에서 나이 드신 분들의 태극기 집회에서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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