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중년 아줌마들의 영화입니다. 80년대 고등학교를 다녔고 2010년 현재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나미는 어머니가 입원해있는 병원에 가다가 지난 고등학교 친구 춘화를 만나게 됩니다. 고등학교 시절 써니라는 써클에서 같이 지내고 했던 친한 친구가 암으로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당시 친구들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7명의 친구 찾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그다지 이야기에 매력이 있을 것같지 않아 보입니다. 아줌마라는 단어는 왠지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요즘, 아줌마들의 친구 찾기라니 대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의심이 듭니다. 게다가 과거와 현재 각각 7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니 총 14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캐릭터가 등장해야 합니다. 무슨 대형 걸그룹 스케일의 많은 캐릭터를 2시간 남직한 상영 시간 내에 자리를 잡아야하는 것은 물론 그들만의 이야기를 이끌어내야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분명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모든 캐릭터의 이야기 비중을 동일하게 할 수도 없을 뿐더러 1-2명의 캐릭터에만 비중을 치중한다면 나머지 캐릭터는 왜 등장해야만 하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리게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강형철 감독은 대단히 영리하게 극을 이끌어갑니다.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과거와 현재의 나미이지만 나미가 인간관계를 맺은 나머지 친구들의 이야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이들이 전혀 동떨어져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소외된 인물이 사실 딱히 업어 보입니다. 이보다 더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자연스러움입니다. 현재의 장면에서 과거로 넘어갈 때,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가 끝나고 다시 현재로 넘어갈 때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게 너무나 놀라울 지경입니다. 이 영화처럼 과거와 현재를 오가다보면 한 두 장면은 그 연결 부위가 딱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최고의 홈런 타자라고 하더라도 한 경기 내에 삼진은 당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현재에서 과거로 넘어갈 때, 그리고 다시 현재로 넘어갈 때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삽입된 음악 또한 정교하게 들어가 있어서 대단히 자연스럽습니다. 바로 이 점이 이 영화의 최고의 장점입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 영화의 주인공은 40대 이상의 아줌마입니다. 요즘 음악이 아니라 과거의 추억의 음악들을 영화 속 장면과 절묘하게 매치를 시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편 요즘 젊은이들에겐 또 다른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또 80년대의 7명의 고등학교 시절의 아역 배우가 2010년으로 넘어가면서 성인으로 넘어가는데, 이 두 배우의 캐스팅이 대단히 절묘합니다. 너무나 얼굴이 비슷한 배우들을 잘 섭외하였는데, 특히 주인공 고등학교 나미와 성인 나미는 너무나 닮았습니다!!!
- 끝 결말 부분은 좀 늘어지는 감이 있어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