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는 정조 때 국내 최초로 탐정이라는 벼슬이 있었다는 자막으로 시작이 됩니다. 영화 홍보사에서는 무슨 고서까지 언급을 하고 있긴 하나, 이 벼슬이 실제 있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보는게 맞는 분위기입니다. 탐정이란 한자 단어는 분명 나중에 생긴 단어인데, 이를 슬쩍 가져다쓰는 것부터 뭐랄까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김탁환 작가의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사실 원작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걸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긴 건 아닐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를 시나리오로 만드는 과정 중에 많은 각색이 있었을 거고요. 이 영화의 처음 제목은 <조선명탐정 정약용>였다고 하는데 결론적으론 정약용이 빠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영화 상에서 거중기가 언급이 되고, 카톨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등 정약용을 떠올릴만한 요소들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건 빼고 어떤 건 남겨놓은 거지요.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추리물을 표방하지만 추리물로서는 딱히 좋지는 않습니다. 첫 명탐정의 활약을 보여주는 오프닝 장면부터 허술하기 짝이 없으니까요. 범인의 증거라고 내놓은 것이 여러겹을 꼬다보니 말도 안되게 되어버리지 않았습니까. 그 밖에도 개장수와 한객주의 비밀이라든지 사건의 전말도 하나같이 허술해서 마치 부실아파트를 보는 듯하달까요. 원작 소설은 이정도는 아니었을 것같은데, 각색을 하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산으로 가버린 듯합니다.
 이 영화를 그나마 살려주는 것은 아마 주인공 명탐정과 개장수의 코미디 장면일 겁니다. 진지한 원작 소설의 이야기에 코미디를 버물리는 다소 모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 둘이 잘 조화롭지는 않고 코미디쪽으로 무게가 실려버린 격이 되어버렸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