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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애프터 - Hereaf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의 제목이 뜻하는 바는 "사후세계"입니다. 사람이 죽고나서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죽고나서만이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살아있는 사람은 체험할 수 없다는 말이죠. 그런 점에서 사후세계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지속되어왔습니다. 명배우에서 명감독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사후세계에 대한 영화를 내놓았습니다. 물론 자신이 직접 쓴 각본을 가지고 연출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이 영화의 주인공은 3명인데 각기 영국, 프랑스와 미국에 떨어져있습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대체 이들이 무슨 연관성이 있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가 될 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맷 데이먼이 연기하는 조지는 일종의 영매입니다. 죽은자의 소리를 듣고 살아있는 사람과 연결을 시켜주는 능력을 우연히 얻게 되는데 그로 인해 그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됩니다. 세실 드 프랑스가 연기하는 마리는 프랑스 내 인기 기자인데 쓰나미로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고 난 후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됩니다. 마지막으로 소년 마커스는 쌍둥이 동생으로, 자신의 형이 사고로 죽게 되자 형을 잊지 못하고 맙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죽음일 겁니다. 죽은 이와 교통하는 자, 죽음에 관심을 가지는 자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죽음에 잃어버린 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이스트우드는 각기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내용이 따로 놀기 쉽고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옴으로 인해 지루하기 쉬울 수 있는데, 거장 감독의 절제미있는 연출로 인해 이들 삶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처음 오싹하리만큼 사실적으로 그려진 쓰나미 장면에서부터 찡하게 와닿았던 마커스의 런던 지하철 장면에 이르기까지 죽음과 삶의 장면들이 대단히 짠하게 다가옵니다. 얼핏 별거아닌 소재, 지루할 수 있는 소재가 거장 감독의 손에서 살아움직이듯이 그려지는 거죠. 멀리 떨어진 3명이 어떻게 만나게 될 지 궁금할 정도로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또한 각기 그들의 삶에 대한 조명을 깊이있게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고민과 갈등에 더욱 공감이 되며 130여분 가량하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마지막 결말이 이전 영화에 비해 임팩트가 크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단순히 연출자로 고용된 그로서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걸 보며, 다음 작품이 대단히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