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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 The King's Spee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가 이니었다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가 말더듬증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을 겁니다. 이 영화의 각본을 맡은 데이빗 세이들러의 말에 의하면 30여년 전에 이미 대본을 완성했지만, 퀸 마더의 반대로 지금까지 영화화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중 앞에서 영국 왕 조지 6세가 연설을 할 때 말을 더듬었다는 일은 영국 황실에서는 기억에서 떠올리고 싶어하는 기억은 아니었을테니까요. 말더듬증을 지닌 주인공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이야기는 한편의 감동 드라마로 사용하기에 적절한 소재입니다. 갈등과 긴장감이 등장하고, 이를 해결할 해결사가 나오며, 갈등이 해소가 됩니다. 이런 면에서, 누가 말더듬증인지는 대다수의 관객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기타 여러 나라에서 조지6세가 누구이며 그의 콤플렉스가 어떠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을테니까요. 물론 아무 이름도 없는 인물의 이야기보다 영국 왕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했을시 관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지만 말이죠.
이 영화는 정말 한편의 감동 드라마입니다. 보통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고 넘어갈 문제이겠지만,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해야할 기회가 다분한 왕이 대중 앞에서 말을 더듬는다면 커다란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갈등이 존재하고 결말에서 이 갈등이 해소되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실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눈에 들어옵니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일 겁니다. 정말 조지6세가 영화 상에 나온 방법을 가지고 치료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지6세와 라이오넬 로그의 호흡이 얼마나 맞춰지느냐일 겁니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에서 배우진과 감독간의 앙상블이 뛰어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미 여러 영화에서 명연기를 보여준 콜린 퍼스가 조지6세를 연기하고 <샤인>과 <캐러비안의 해적> 등의 영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제프리 러쉬가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맡았는데, 이 둘이 뛰어난 연기를 펼친 까닭에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고 드라마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 영화의 큰 축을 이 두 배우가 맡았다는 사실은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또한 톰 후퍼 감독의 뛰어난 연출로 인해 그 감동이 배가 된 점을 지적하고 싶네요. 이미 그는 <엘리자베스 1세>, <댐드 유나이티드>, <존 아담스> 등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들에서 자신의 연출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잘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인상에 남는 또 다른 배우로는 헬레나 본햄 카터와 가이 피어스입니다. 여러 전작에서 대단히 개성이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헬레나 본햄 카터는 이 영화에서는 다소 차분한 역할을 맡았고, 가이 피어스는 조지6세의 형으로 출연하여 바른생활사나이 조지6세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었죠.
- 2011년 영국 아카데미 14개 부분 후보에 올라 작품상, 작품상(영국),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총 7개 부문 수상을 하고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 감독, 각본,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수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