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호넷 - The Green Horne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의 기본 소재는 히어로물입니다. 간단히 스토리를 이야기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디어 재벌의 외아들인 브릿 레이드(세스 로건)는 하루하루를 자신의 아버지 재산을 축내며 살아가는 백수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말벌에 쏘여 사망하게 돠자, 놀고먹던 그의 인생이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아버지의 하인이었던 케이토(주걸륜)가 뛰어난 지식과 힘을 가지고 있던 걸 알게 돠자, 둘이서 악당을 물리치려는 삶을 살고자 하는 거죠. 이야기는 암흑 세계의 보스 추노프스키(크리스토프 왈츠)와의 대결로 이어집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영화의 기본 뼈대는 히어로물입니다. 슈퍼맨이나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여타 히어로물이 만화책에서 탄생했던 것과는 달리 이 그린 호넷은 1930년대 라디오극에서 시작이 된 게 다를 뿐입니다. 주인공들은 영웅 복장을 하고 무기를 들고 다니며 밤거리에서 악당들을 소탕합니다. 그런데 다른 히어로 영화들에서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 바로 주인공인 것과는 달리 이 영화의 핵심 인물인 브릿 레이드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인물입니다. 놀라운 무기를 만드는 것도, 방탄 차량을 개조하는 것도, 그리고 급박한 순간에 발휘되는 초능력적인 힘을 지닌 것도 바로 케이토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내는 것도 케이토잖아요. 결국 브릿 레이드는 돈밖에 없는 인물이랄까요. 영웅 역할을 감당하는데 필요한 것들은 모두다 케이토가 들고 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케이토라기 보다는 바로 브릿 레이드이니 무언가 히어로물 같지가 않은 느낌을 줍니다. 케이토 옆에서 딴지나 걸고 질투심으로 둘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역할이랄까요.

물론 만화 형사 가제트처럼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제트 형사를 만능 두뇌를 지닌 소녀 페니가 뒷치닥거리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브릿 레이드가 무슨 사명감을 가지고 영웅 행세를 하는 게 아니란 말이죠. 그러다보니 만능인 케이토를 질투하게 되면서 둘 사이가 벌어지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정통 히어로물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히어로가 등장하고 이에 대적하는 악당이 있고 이 둘간의 대결을 기대하고 보러온 관객들은 히어로물같지 않은 히어로물을 봐야하게 됩니다. 케이토의 놀라운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그 힘을 잘 살려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무게 중심이 정말 돈밖에 가진 게 없는 레이드에 쏠리고 있다니! 게다가 카메론 디아즈도 뭔가 역할을 하지도 못하고 말잖아요.

그 이유는 바로 이 영화를 새스 그린이 만든 영화라서 일겁니다. 새스 그린은 이 영화의 제작, 투자를 맡았는데 그래서 어느 정도 그의 입김에 좌우될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르죠. 그러한 속에서 주성치도 연출을 포기한 것이겠고, 그 미셀 공드리 감독도 자신의 장기를 잘 발휘하지 못해버린 것이고 말입니다.
급박한 순간에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케이토의 장면과 그린 호넷을 잡으려고 악당들이 서로 찢어져 말을 전달하는 분활 장면만 인상적이고 나머지는 그저 그런 식으로 흘러가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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