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 Glo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의 주인공 김상남은 3년 연속 MVP를 수상한 최고의 한국프로야구선수입니다. 그런데 그가 음주폭행에 팬에게 야구배트까지 휘두르는 바람에 그의 야구인생에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문제는 과거에 여러번 있었다는 겁니다. 그 덕분에 이미지쇄신을 위해 지방의 고등학교 임시교사로 내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일반고가 아닌 바로 청각장애아동들이 모인 특수학교 '충주성심학교'였습니다. 한때는 잘나가던 프로야구선수였지만 문제아로 전락된 김상남, 열의는 있으나 제대로 승수를 쌓지 못하는 청각장애 야구단. 이들이 만났으니 당연히 삐끄덕거릴 수밖에 없고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이들은 서로 화합하게 되고 1승을 향해 투지를 불사릅니다.
 네. 이 영화의 시놉시스만 보면 이건 너무나 진부한 소재와 설정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단지 캐릭터 직업과 스포츠만 다를 뿐이지 <킹콩을 들다>와 같은 감동 휴먼스포츠 영화와 그리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는 바로 강우석 감독. 그는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 진부한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인디영화나 비상업영화가 아닌 상업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이자 제작자인데 말이죠.

 그런데 이상한 건 이 진부한 소재가 꽤 잘 먹혀든다는 겁니다. 분명 소재나 전개상황 등은 여타 다른 영화에서도 보아왔던 것들인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슬슬 빠져듭니다. 상영시간도 144분으로 긴 편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뿐더러 시간이 흘러가면서 손수건을 꺼내게 만듭니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유머나 개그도 잘 녹아들어 있어서 웃음과 감동을 자아냅니다. 강우석 감독의 뚝심있는 연출이 돋보인다 할 수 있을 겁니다. 똑같은 음식 재료를 가지고도 요리사가 누구냐에 따라 맛깔나는 요리가 되기도 하고 외면받는 요리가 되기도 하죠. 실력있는 요리사는 너무나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도 군침을 흘리게하는 음식을 요리할 수 있고, 실력없는 요리사는 반대로 뛰어난 재료를 가지고도 볼품없는 요리를 만듭니다. 강우석 감독은 진부한 소재들을 가지고 적절히 요리하여 감동의 눈물 드라마로 재탄생시킵니다. 제목도 글러브에서 G-Love라는 해석까지 유도해서 말이죠.
 이런 결과는 정재영을 비롯한 주조연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 그리고 충주성심학교 야구단을 연기한 어린 배우들의 명연기가 합작해서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잘나가는 프로야구선수라는 자존심을 지니고 있던 김상남 선수가 야구의 열의를 지니고 있는 야구부 아이들을 만나면서 내면의 야구 열정을 되찾는 과정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고, 야구부 아이들도 그 가운데 청각장애 연기를 잘 해내고 있으니까요. 이 둘 사이를 잘 연결해주는 다른 캐릭터를 맡은 배우 또한 감초연기를 잘 보여줍니다.
 강우석표 감동 드라마. 우연찮게 진주를 찾은 느낌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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