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 The Yellow Se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의 키워드는 치정과 복수일 겁니다. 주인공 구남은 한국으로 돈을 벌러간 아내가 아무 소식도 없고, 도박으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살인청부의뢰를 덜썩 승락하고 한국으로 몸을 이끕니다. 처음 구남이 면정학에게서 청부살인을 의뢰받고, 한국에 들어와 표적을 살해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는 걸 보여주는 장면까지는 나머지 긴 시간동안 무슨 일로 채워질 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순순히 흘러갑니다. 이 때까지는 구남이 받은 이 의뢰는 간단히 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한번 꺾이게 되면서 엄청난 긴장감과 스릴이 느껴집니다. 바로 구남은 자신의 표적이 다른 범인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에게 오히려 범인으로 몰려 쫓기는 몸이 되고 말고 면정학과는 연락두절이 되어버립니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버린 사람을 처단하기 위해 추격하고, 첫 표적살해를 의뢰한 김태원 사장은 경찰에게 뒷꽁무니를 잡하기 않기 위해 뒷정리를 하려고 하는 과정에 다시 면정학이 끼어듭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3 남자가 서로 얽히고 얽히게 되는 것이죠. 이 세 남자의 이야기가 번갈아 펼쳐지면서 긴장감은 폭발하게 되고 점점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전체 이야기가 어떻게 된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밝혀지게 되는데, 끝을 향해서야 누구의 의뢰로 시작이 되었고, 동기가 밝혀집니다. 얼핏 보면 간단해보이는 이야기지만, 그 내면은 서로 얽히고 있어서 그렇게 간단하진 않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하기보다는 관객들이 자신의 관점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은근슬쩍 보여주기도 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끝은 중요하지 않아보입니다. 사실 이 세 남자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고, 그렇게 되길 관객들은 바랄 겁니다. 왜냐하면 구남과 면정학, 김태원 모두 이 사회에서 선한 인물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 세 남자가 향해가는 끝을 진득하게 보여주는데 이 영화의 매력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바로 택시운전수. 살인자. 조선족. 황해 라는 타이틀로 4 챕터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연극에서 1막이 끝나면 검은 커텐이 쳐지고 다시 2막이 올라오는 것처럼 전체 이야기를 연속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4개로 나눠 긴장감의 이완을 시키고 있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만큼 폭력적이면서 사실적인 묘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관객들로 하여금 구남의 행적을 보면서 느끼는 긴장감을 탁탁 끊어줄 필요성이 있다는 걸까요? 160여분 가량되는 상영시간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거나 긴장감이 흐트려지지 않을 정도로 이 영화의 흡입력은 끝내줍니다. 하정우와 김윤석이라는 <추격자>에 이은 두 콤비가 정말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홍진 감독의 연출력도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할 수 있을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