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한 로맨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지금까지 숱하게 로맨스 장르의 영화가 나오고나왔지만 앞으로도 이 장르의 영화는 끊이지 않을 겁니다. 남녀간의 사랑이란 소재는 써먹어도 질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사랑에 대한 건 우리 관심꺼리라는 말이 되죠. 그런 면에서 로맨스 장르만큼 진부한 것도 없습니다.
 로맨스 장르엔 당연히 두 남녀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처음엔 이 둘이 티격태격하겠죠. 그러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뭐 이런 게 아니겠습니까? 결말은 영화 시작부터 어느 정도 다 예측가능할 뿐더러 관객들은 당연히 두 주인공이 이어지길 원할 겁니다. 네. 이런 스토리는 진부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로맨스 장르에서 이런 진부함은 필요한 요소일 겁니다. 물론 여기서 벗어날 순 있지만, 그런 모험을 감수할 정도로 감독의 연출력이 뛰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렇다면 로맨스 영화에서 관건은 바로 그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는 두 남녀가 어떻게 가까워지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지를 관객이 공감하도록 그럴 듯하게 그리는냐에 따라 흥행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물론, 완성도와 흥행의 상관 관계가 꼭 일치한다고 할 순 없겠지만요.)
 
스토리가 약한 성인만화가와 상상력은 뛰어나지만 그림은 못 그리는 칼럼니스트와가 만나 성인만화 공모전에 나간다는 시놉시스는 로맨스 장르에 꽤 부합하는 면이 많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이 두 남녀는 상대가 가지지 못한 점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마지막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다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적인 면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두 남녀의 감정을 잘 다루고 있지 못하고 있기에 총체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의 감정이 널뛰기하고 있기에 왜 그런 행동을 해야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결국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죠. 정배는 그림을 찾기 위해 급히 필요한 큰 돈을 벌기 위해 만화공모전을 버리고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래서 가지말라고 애원하는 다림을 뒤로하고 떠나갑니다. 그런데 정배는 결국 떠나지 않았고 다림에게 말 한마디도 없이 공모전에 응모하여 1등을 차지합니다. 대체 이게 말이 됩니까? 정배의 행동은 사이코가 아닌 이상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캐릭터의 행동과 심리를 짜임새있게 짠 게 아니라 일회성으로 오로지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억지로 만들었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사실 이런 게 이 영화 전반에 걸쳐 등장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야한 그림과 야한 농담, 에로 장면으로 관객의 눈길을 끄려고하는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성인 애로 장면을 보고 낄낄거리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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