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리스트 - The Touris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는 표면적으론 액션스릴러를 표방합니다. 연인과 헤어진 후 이탈리아로 여행을 하러온 미국인 프랭크(조니 뎁)는 기차 안에서 매력적인 여인 엘리제(안젤리나 졸리)를 만나게 되는데, 엘리제에겐 알렉산더라는 애인이 있습니다. 이 인물은 인터폴이 쫓는 금융범죄자인 동시에 러시아 마피아의 거액의 돈을 횡령하여 이들에게 쫓기는 신세입니다. 엘리제는 연인 알렉산더의 지령에 따라 알렉산더와 비슷한 인물을 골라 대신 누명을 씌우고자 했던 겁니다.
 분명 시놉시스만 보면 액션스릴러입니다. <나잇&데이>류의 평범한 주인공과 비밀 조직원 혹은 스파이인 또 다른 주인공이 만나면서 음모에 빠지고 수많은 위험 속에 이를 헤쳐나간다는 이야기이니까 말이죠. 게다가 이 영화의 남녀주인공은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입니다. 이 두 배우만 보더라도 이 영화의 호감은 상승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이 <타인의 삶>을 연출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입니다. <타인의 삶>은 상당히 호평을 받은 작품이긴 하지만 이 영화의 장르와는 다른 장르의 영화입니다. 물론 한 감독이 여러 장르의 영화를 잘 만들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만 각 장르마다 중점으로 두어야할 요소와 연출방식이 다를 뿐더러 감독마다 자신이 잘 다룰 수 있 장르는 있는 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연출자로 독일 감독을 선택한 건 결과론적으론 현명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평범한 투어리스트인 프랭크 입장에선 난데없이 한 낯선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나서 러시아 마피아가 자신을 뒤쫓고 인터폴 경찰에 수배를 받게 되어 매우 긴장감과 스릴이 돌아야하는 상황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액션 볼거리나 그 액션을 처리하는 연출 방식이 좋지 못하기에 긴장감이나 스릴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초반 엘리제의 이야기를 먼저 보여주어 프랭크가 왜 이들에게 쫓겨야하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나잇&데이>처럼 프랭크 시점부터 영화를 시작하여 무슨 음모가 있는지 서서히 밝혀나가는 식으로 해나갔어야 했던 겁니다. 로맨스나 드라마 영화라면 모를까 스릴러영화에서 처음부터 까발리는 식으로 연출을 했고, 예고편에서 보여준 액션 장면이 거의 전부라 액션도 심심한 편이기 때문에 그 재미가 반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영화 <안소니 짐머>의 헐리우드 리메이크판입니다. 원작 영화 또한 스토리면에서 탄탄한 면은 아니었기에 리메이크를 하고자 한다면 이야기에 매우 신경을 썼어야했습니다. 마지막 반전은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초반부터 의심을 할 만한 것이고, 그 반전이 전체 이야기와도 맞지 않기에 힘을 잃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기품있고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만 그게 전부였고, 조니 뎁 역시 수동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힘이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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