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스 웨이 - The Warrior's W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오프닝 장면에서 상대편 집안을 베어버리고 세계 최강의 전사가 된 장동건은 적의 마지막 생존자인 아기를 보고 자신이 속해있던 암살조직에서 나와 칼을 내려놓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미국 서부로 향합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승무 감독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끌고갈 마음이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영화 전반에 걸쳐 가벼움이 깔려 있습니다. 이는 프롤로그 장면에서 자막 농담이 등장하는 것부터 시작이 됩니다.
 또한 배우들이 블루스크린에서 연기를 한 후 CG로 배경처리를 하여 대부분의 장면을 만들었는데, 이로 인해 진지함이 더 떨어집니다. 과도하게 CG를 집어넣은 티가 풀풀 나는데 일부러 의도를 가지고 했는지 알 수 없죠. 하지만 CG의 퀄리티가 아주 좋다고 말을 할 수가 없지만 거의 모든 배경을 CG 처리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 비용이 만만치는 않았을 겁니다. 또한 이승무 감독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얻어내는 CG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지도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4000여만불 정도로 하는데 이는 1600만불 가량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스카이라인>의 3배 가량이 들어간 셈입니다.

이 영화에선 여러 영화의 클리셰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신선함보다는 진부함이 드러나게 만들었죠. 이는 감독의 의도라고는 하지만 결과물은 썩 좋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음식 재료를 한꺼번에 섞는다고 맛이 있는 음식이 되는게 아닌 것처럼 이 영화도 그런 느낌입니다. 적절히 여러 요소들을 잘 이용하고 배치를 했다면 좀 더 좋았겠죠. 제프리 러쉬를 비롯한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각본과 연출이 이를 뒷받침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한 거죠. 장동건이 맡은 캐릭터가 포커 페이스에다 대사도 거의 없는 역할이라 썩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모습이 감독이 정한 설정이겠지만, 왠지 다른 캐릭터와 썩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서양인 나라에 왠 동양인이 걸어들어왔으니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하는게 당연하겠지만 심각한 표정만 짓는 장동건은 마치 다른 배우와 잘 매치는 안됩니다.

 프롤로그가 흐르고나선 가벼운 코믹과 로맨스가 나오고 1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액션 장면이 등장하는데 액션을 기대한 관객한텐 중반까지는 지루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서부에 와서 낯선 이와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감정이 쌓여가는 초중반도 자연스럽지 못하고 그 흐름이 툭툭 끊어지기 일쑤입니다. 뭔가 더 있어야할 장면에서 갑자기 다른 씬으로 넘어가서 몰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악당이 두 무리가 등장합니다. 장동건의 상대역으로 나온 케이트 보스워스(린 역)의 부모를 죽인 대령이라는 악당과 장동건(엔딩크레딧에 이름이 '양'이라 나오더라고요.)의 배신을 응징하려고 뒤를 쫓는 슬픈 피리단과 스승이 그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승무 감독은 두 무리의 적의 등장을 적절히 배치하지 못하고 정리를 잘 하지 못한 까닭에 오히려 혼란스럽고 어수선하게 만듭니다. 이는 참 안타까운 일이죠.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가이 리치 감독이나 <다크 나이트>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처럼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하여 교통정리를 잘 하는 감독이라면 이야기에 더 힘이 실렸을텐데 이승무 감독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 까닭에 갑자기 두 무리의 악당이 한 곳에 모여들어 난장판이 되어버립니다. 차라리 악당을 하나로 설정하여 선과 악 이야기에 더 집중을 했으면 좋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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