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펜더블 - The Expendables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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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온갖 액션 스타배우이 등장하는 영화를 꿈꾸었던 적이 있습니다. 실버스타 스탤론이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같이 다양한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아왔던(혹은 맡을 만한) 액션 배우들을 한 영화에 캐스팅한다면 끝내주게 화려한 액션 블록버스터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마치 한 코믹스에서 주인공을 맡아온 히어로들을 하나로 모아놓은 <저스티스 리그>나 화려한 캐스팅을 보이는 로맨스 영화 <러브 액츄얼리>처럼말이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작비의 상승을 가져오기 때문에 그런 시도가 쉽지 않을 뿐더러 액션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는다고 좋은 영화가 탄생하리라는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액션스타 실버스타 스텔론은 자신이 각본, 감독을 맡은 <익스펜더블>에서 그 일을 해냈습니다. <록키> 시리즈에서 주연, 감독, 각본을 맡은 이후로 배우 영역뿐 아니라 각본, 감독에까지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실버스타 스텔론이 다양한 액션 스타배우를 이 <익스펜더블>에 총집합을 시켰습니다.
  출연배우들을 살펴보면 참 화려합니다. 일단 실버스터 스텔론에서부터 이연걸, 제이슨 스태덤, 테리 크루즈, 랜디 커투어, <록키4>에서 상대역으로 나왔던 돌프 룬드그렌, 스티브 오스틴 등이 출연하며 미키 루크와 브루스 윌리스도 조연으로 모습을 보이는데다가 실버스타 스텔론의 영원한 라이벌 아놀드 슈왈제네거까지 까메오로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란 속담도 있듯이 출연배우가 아무리 화려해도 감독이 알맞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각 배우들을 잘 조화롭게 연출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요리에서도 신선한 온갖 재료들을 한 요리에 쑤셔넣는다고 맛있는 요리가 되는 게 아닌 것처럼요. 오히려 각 재료만의 맛이 서로 상쇄되어 어중간한 요리가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각 재료의 상성관계를 잘 이해하여 조화롭게 맛을 내는 게 중요합니다. 상영시간을 2시간 남직하게 만들어야하는 영화에서도 이러한 법칙은 적용이 됩니다. 다양하게 개성있는 액션 배우들을 모아놓은다고해서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가 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이 우려는 이 영화에서 절실히 드러납니다. 차라리 많은 시간으로 긴 호흡을 가져가는 드라마라면 좀 상황이 나아졌을 지도 모르죠. 실버스타 스텔론은 우선 한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역을 맡을 법한 스타급 액션 배우들을 모셔왔긴 하지만 각 액션배우의 개성을 잘 보여주는 데엔 실패하였습니다. 액션 배우들의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잘 조화롭게 연출을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탤론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해버린 감이 있습니다. 각 액션 배우들을 잘 드러낼 액션 연출방법이나 스타일이 존재하는데, 자신만의 액션 스타일 영화에 다양한 액션 배우들을 밀어넣어버려 결국 액션 배우들이 그저 그런 모습을 보이고 뭍혀버리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한 배우 중 가장 손해를 본 배우는 바로 이연걸입니다. <더 원>이나 <워>에서 제이슨 스태덤에도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주연을 맡아온 이연걸은 이 영화에서 팀 내에서 제이슨 스태덤에서 밀리는데다가 돈만 밝히는 동양인으로 출연합니다. 또한 이연걸 특유의 무술 스타일도 잘 살아나지 않습니다. 이연걸이 선보이는 무술은 서양의 그것과 다르기때문에 동양무술을 잘 이해하는 무술감독의 유무에따라 빛을 발하느냐가 그렇지 않느냐로 갈리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이연걸의 출연작 중 자국 감독 영화와 헐리우드 영화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영웅>이나 <무인 곽원갑>류의 중국 영화에서는 그의 무술 실력이 빛을 발합니다.
 사실 그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그저 그런 소모품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듭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카메오 출연은 그렇다쳐도 미키 루크는 아예 액션에서 빠져있으니 김이 빠지는데 그의 출연 이유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아니 복잡할 필요가 없지요. 괜히 이야기를 꼬아 말도 안되게 만들기보다는 간단명료하며 선인과 악인이 분명하게 갈리는 이야기로 가는 게 오히려 좋습니다. 액션 배우들이 보여줄 액션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한 영화에서 주인공역을 맡을 만한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팬들한테는 좋은 소식이 아니겠어요.
  이 영화의 줄거리는 바니 로스(실베스터 스텔론)를 리더로 한 용병팀이 처치(브루스 윌리스)한테 비밀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임무는 한 섬나라에서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는 가자 장군(데이빗 자야스)를 몰아내고 주민들을 구하라는 것인데, 이 섬에 머무르고 있던 제임스 몬로(에릭 로버츠)와 페인(스티브 오스틴)이 또 다른 악역으로 걸림돌이 되어 방해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를 대충 써도 된다는 건 아니죠. 무언가 긴장감도 들고 뭐 그래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게다가 몇 군데는 눈에 거스릴 정도로 튀기도 합니다. 가령, 후반 몬로 요원이 장군의 딸을 납치하여 비행기로 데려가려고 뛰어다니는데, 이 장면이 스텔론을 비롯해서 각 팀원이 악당들을 물리치고 있을 동안 내 계속 등장합니다. 하지만 스텔론은 그들을 순식간에 따라잡죠. 중반에 이연걸을 쇠봉에 떨어뜨리려고 돌프 룬드그렌이 이연걸을 들었다가 스텔론의 저지를 받고 넘어졌을 시 그 주위에 쇠봉은 사라지고 없었다든지 등 잘 매끄럽지 않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으로 남는 것은 각 액션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정도쯤입니다. 그저 액션 형님들팬들한테는 한 영화에 볼 수 있다라는 사실만으로도 좋긴 합니다.

전체적인 영화를 보자면 차라리 <A 특공대>가 훨 낫습니다. 각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캐릭터간의 앙상블을 잘 보여주고 있기때문에 더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미국 내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전세계로 보았을 땐 나름 짭짤한 성적을 보여 속편 제작이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속편이 나오게 된다면 제발 시나리오와 연출은 좀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고 실버스타 스텔론은 착실히 배우로서만 역할을 담당하는 게 낫지 않을 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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