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키드 - The Karate Ki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낯선 곳으로 이사온 소년이 있습니다. 낯선 사람들과 환경에 적응하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런 소년에게 따뜻하게 미소를 지어준 소녀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녀옆에는 다른 소년이 있는데, 이 소년에게 주인공 소년은 힘없이 당하고맙니다. 같은 학교내에서도 주인공 소년은 당합니다. 하지만 그 소년 주위에 있던 한 이웃 사람이 스승이 되어 소년이 힘을 기르도록 도와줍니다.
 이것이 이 <베스트 키드>의 줄거리입니다. 어찌보면 딱히 새로운 이야기꺼리는 아니죠. 학교에서 힘센 아이한테 왕따를 당하는 10대 소년이 각성하여 힘센 아이를 도리어 누른다는 소재는 여러 하이틴 영화에서 사용되었을 겁니다. 사실 이 영화는 순수한 각본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1984년 개봉하여 4편까지 만들어졌던 <가라데 키드>를 리메이크한 영화라 더욱 그렇습니다. 단지 배경이 중국으로 바뀌고, 주인공 소년이 흑인으로, 그리고 무술이 쿵푸로 바뀌었을 뿐이죠. 하지만 전 원작 영화를 보지 못해 둘 사이의 정확한 비교는 하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보거나 영화 초중반까지는 딱 하이틴 영화입니다. 어머니 직장때문에 낯선 땅인 중국에 오게 된 주인공 드레는 그곳에서 따뜻하게 맞아준 소녀 메이잉을 만나지만, 메이잉과 가까이지내는 걸 싫어하는 쳉에게 길거리에서 호되게 당합니다. 알고보니 같은 학교를 다니는 걸 알게되자, 쳉 패거리와 만나지않도록 피해다니죠. 어머니와 거리 구경을 하던 중 우연히 보게된 쿵푸도장으로 신나게 달려가지만 거기서 쳉이 수련을 하는 걸 보고 드레는 다시금 절망에 빠집니다. 쿵푸로 단련해온 쳉에게 맞설 수 있다 생각한 길이 막혀버렸으니까요. 결국 그는 챙 패거리에게 소심한 복수를 하고 냅따 도망을 가지만, 쿵푸로 단련한 그들에게 꼼짝없이 잡혀버립니다. 이 시점에서 쿵푸라는 히든 카드를 꺼내는데, 이 카드의 중심에는 성룡이라는 스타배우가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는 하이틴 영화가 아닌 스승과 제자의 교감을 다룬 무예영화로 분위기가 전환되는데, 요부분부터 꽤 흥미진진해집니다. 

 이런 이유에는 각 아역캐릭터에 잘 녹아든 배우의 연기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주인공 드레역을 맡은 제이든 스미스의 깜찍한 연기와 쳉을 맡은 중국 배우의 악역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영화 상에서 드레를 괴롭히는 쳉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한대 쳐주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올랐으니 말이죠. 메이잉을 연기한 귀여운 아이의 귀여운 모습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성룡의 출연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면, 그가 드레를 구해주는 장면은 깜짝쇼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성룡이 무술과는 담을 쌓은 듯 무기력하게 아파트 관리인 연기를 하고 있어도, 관객들은 그를 잘 알고 있기에 언제 성룡이 쿵푸를 보여줄 지 은근히 기대를 하게 됩니다.
 또 하나, 바로 미스터 한과 드레와의 교감 묘사가 잘 이루어져있기에 그렇습니다. 쿵푸의 초보인 드레를 어떻게 훈련시키는 지를 잘 보여준 재킷 장면은 재미있으면서 그 의미를 알게되면 소름을 돋게하는 명장면이었습니다. 140여분이란 긴 시간동안 미스터 한과 드레와의 이야기를 탄탄하게 전개시켜나가기에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아요.



 헐리우드 영화에선 동양의 문화를 서양의 시각에서 그리기에 바쁘다보니 어설프게 묘사되기 일쑤인데 반해, 쿵푸를 비롯해서 동양의 정신을 이 영화에서 나름 진지하게 보여주고 있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는 서양인한테 기와 겸손, 인과 같은 정신을 중시하는 동양 문화는 참 낯설기만 하죠. 이 영화에서는 그런 동양의 정신을 신비스러우면서도 차분하게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영화처럼 보일 정도로 깊이 들어가지 않고 딱 미국 사람들 눈에 맞을 정도로만 다루고 있는 점은 이 영화의 장점일 겁니다. 무술 쿵푸 또한 그래요. 적당히 치고 빠지게 쿵푸라는 소재를 잘 이용하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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