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참 다작을 하는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아직까지 한국에 번역이 안된 작품도 있고요.

 

그의 작품은 우선 무리하게 긴 호흡의 문장이나 군데더기가 없는 묘사로 인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읽기에 딱이죠. 게다가 작품마다 기가 막힌 트릭이나 손에 땀을 쥐는 서스펜스가 있고 말이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 지로와 자신을 화재로 죽이려고 했던 진짜 범인을 찾고자 노파로 분장하고 과거의 현장으로 들어옵니다.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흘러갑니다.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인가요?

 

이 작품은 범인 쫒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범인에게서 죽을 뻔한 여성으로, 탐정이나 경찰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경찰들이나 알만한 지식이나 사실로 사건을 추리하거나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소설 후반부에 도달하기 전까지 사건의 실마리는 점차 얽혀가기만 합니다. 그리고 29 챕터에 가서야 갑작스레 진행이 되죠.

 

소설을 다 읽고 가서야 느낀 점은 좀 치사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트릭이었으니까요. 또한 1인칭 관점인 소설에서 주인공 나는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았어요. 독자들을 속이기 위해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은 감추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알았던 지로가 청산가리를 먹고 자신의 옆에서 죽은 진짜 지로와 아니었던 것입니다. 화재시건 이후 경찰한테서 진짜 지로의 시체를 보고 자신에게 지로라고 밝힌 남자가 진짜 지로가 아니었음을 알았죠. 그가 범인이다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를 도와준 공범은 몰랐기에 공범을 찾기 위해 노파로 변장하고 들어간 것인데, 마치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간 것처럼 서술하여 독자를 속였습니다.

또한 자신이랑 전혀 보지고 못한 남자가 진짜 지로였는데, 어떻게 그 지로에게 사랑을 뿜으며 연정을 느끼냐고요. 좋아했던 남자는 지로라고 사칭한 가짜였잖아요. 그런데 소설 내내 나의 지로며 자신이 사랑했던 지로를 죽인 사람을 찾는다는 식으로 속이다니 좀 정정당당하지 않았다는 느낌이에요. 

 

옛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진짜 범인의 입에서 나오지만, 솔직히 잘 짜여있다고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소설 내내 주인공이 묵었던 제일 끝 방에서 바깥문으로 나가기 위해서 지나야만 하는 복도가 길기에 다른 이에게 들킬 수가 있었다고 여러번 강조를 해왔는데, 그 가짜 지로는 진짜 지로 시체를 방이 옮겨두고 도망한 것은 그저 한줄로 땡이었죠.

거기다가 가짜 지로는 진짜 지로인 것처럼 나가 주인공을 만났는데, 거기서 과거 지로가 고아원에 맡겨졌을 때의 상황을 어떻게 알았으며, 설령 친구라서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걸 주인공에게 말할 이유가 없잖아요? 지로가 돈 많은 회장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으면 모를까. 더군다가 그 사실을 말함으로 인해 주인공은 지로가 회장님의 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편지의 내용과 일치했으므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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