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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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즐겁게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올해 연합대회 고등학교 세션에 아주 재밌는 연구가 있었네. 야간 고등학교 과학부에서 한 연구였지. 구성원도 제각기 달라서 더 재미있었네.”

 

이 꿈같은 이야기는 실화를 배경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사연과 배경을 가진 채

도쿄 히가시신주쿠고등학교 야간반에서 만난

다케토, 안젤라, 쇼조, 가스미는

후지타케의 지도아래 함께 과학부를 만들게 됩니다.

 

 

난독증, 언어장벽, 상실, 비교의 상처로 삶이 구겨진 이들이 과학 연구 발표회에서 화성 크레이터를 재현하는 실험을 준비하면서 자신들만의 문제에 귀 기울이고 치유를 향한 시간을 걸어갑니다.

 

🌌 과학이라는 낯설고 두려운 세계 속에서

나라면 치유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편견을 피하지 않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공간이 나에게는 있었을까

 

사실은 내가 그런 마음의 장애를 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역시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머리는

수십년이나 방치하는 사이에

말린 생선처럼 단단해져서,

아무것도 흡수할 수 없게 된 것이리라.

 

📓 인생에서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선택하지 않은 쪽을 포기한다는 거니까요.

다만, 그건 그 시점에서의 이야기에요.

그때 선택하지 않았던 걸 나중에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목숨이 붙어있는 한은

 

📓 사라지고 싶다.

이 괴로움과 불안과 같이,

그대로 없어지고 싶다.

 

혼자 어두운 방에서 무릎을 껴안고,

그런 감정의 파도 속에서

매일 밤 흐느껴 울었다.

 

📓 후지타케의 말은 옳았다.

그곳에는 뭐든지 다 있다.

그럴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내가 있을 곳은

조용한 학교 건물에 불이 켜지는 그 교실이다.

창문 밖으로

어두운 밤거리밖에 보이지않는 그 교실이다.

그리고 우리 교실은 지금 우주를 건너간다.

 

 무엇보다 편견없이 누군가를 바라보고 믿어주는

한 사람의 시선이 누군가의 삶 전체를 바꿀 수 있음을..

 

 “당신의 교실은 어디에 있나요

지금,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시점이 시작할 때입니다.

이야기 속 그들처럼,

우리도 삶의 어두운 복도를 지나

하늘을 건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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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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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강산, 내 서랍을 열어 봐.”

누나의 목소리가 카우보이 모자를 타고 들려왔다.

그 순간, 산이는 누나 없이 살아가야 할 삶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나비도감은 워터파크 사고로 누나 메아리를 잃은

소년 산이가 감당해야 했던 슬픔과 애도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존재를 한순간에 잃은 한 아이의 상실과 회복을

조용하고도 단단한 감정선으로 보여준다.

산이는 왼쪽 귀에 보청기를 끼고,

늘 자신의 왼편에 있어주던 누나를 아빠이자 친구, 세상처럼 여겼다.

그러나 누나는 돌아오지 못했고,

산이는 마지막까지 다퉜던 기억을 품은 채 누나 없이 살아야 하는 세계에 홀로 놓인다.

그러던 어느 날,

산이는 누나의 카우보이 모자를 통해 다시 목소리를 듣게 되고,

누나가 하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대신해가기 시작한다.

고양이 밥을 챙기고, 도서관 책을 반납하고, 마피아 게임의 범인을 밝혀내는 그 시간 속에서

산이는 몰랐던 누나의 마음과 일상에 닿게 된다.

질투하고, 후회하고, 용기를 내는 과정을 지나 슬픔은 서서히 기억으로 바뀌어간다.

 

오늘부터 난 혼자야.”

이 짧은 문장이 산이에게 얼마나 무거웠는지를, 독자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울컥하며 느끼게 될 것이다.

 

나비도감은 단순히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부재를 함께 메워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누나의 친구 두나와의 연대, 엄마와의 서툰 애도, 조심스레 다가서는 선생님과 어른들의 손길.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누나의 사고 영상을 끝내 보지 않겠다는 친구들의 다짐이었다.

나는 안 봤어. 앞으로도 안 볼 거야.”

슬픔을 쉽게 말하고 소비하는 시대에 이 말은 조용하지만 묵직한 선언이었다.

 

이 책의 작가는

엄마를 잃은 친구의 아이를 위해 이 이야기를 썼다고 말한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상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죽음은 이별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다.”

그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나는 죽음을,

특히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이별을

축제로 받아들일 만큼 강하지 않지만,

약한 우리은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심사평 중

 

 


 * 가장 슬프고 아름다웠던 장면, 표지로 쓰인 데는 이유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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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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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즐겁게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지음 | 신선해 옮김 | 비전비앤피



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 해협의 작은 섬 건지에서 벌어진 특별한 북클럽 이야기. 런던의 작가 줄리엣은 어느 날 낯선 이에게서 편지를 받게 되면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이름만큼 독특한 문학 모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고받는 편지 속에서 줄리엣은 건지 사람들의 삶과 고통,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유머와 위로를 읽어내고, 독자는 마치 오래된 펜팔을 들여다보는 듯한 친밀한 감정으로 이야기에 빠져든다.

 

북클럽의 시작에는 엘리자베스라는 인물이 있다. 독일 점령기, 금지된 모임이 들킬 위기 속에서 위트와 용기로 북클럽이라는 명목을 만들어낸 그녀는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감자껍질파이맛은 형편없지만는 그렇게 서로를 잇는 상징이 되었다.

 

줄리엣은 전쟁 중 집필한 책 이지 비커스태프, 전장에 가다로 주목받았지만, 건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진정한 작가로 성장한다. 이들의 사연은 단지 과거의 고통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독자에게도 깊은 위로와 따뜻한 울림을 전해준다.

책 속의 작은 것이 다른 책으로 이어지고, 그 작은 단편이 또 다른 이야기를 낳는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존재다. 편지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책, 사람, 그리고 삶이 맞물려 이어지는 놀라운 연결성을 경험하게 된다.

 

감동적이고 따뜻한 서사, 편지라는 형식의 진솔함, 전쟁을 배경으로 피어난 인간성의 회복까지. 영화로도 제작되어 또 다른 감동을 주는 이 작품은,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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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가이 - 벼랑 끝 삶에서 마침내 발견한 것 Meaning of Life 시리즈 3
가미야 미에코 지음, 홍성민 옮김 / 필로소픽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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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키가이, 사는 보람이라는 말.

사는 보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깊이 들여다본 적이 없었어요.

성공, 성취, 행복 같은 말들에 가려진 채,

그저 사는 게 사는 거지라며 흘려보냈던 말.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사는 보람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막연하고도 절실한 단어가 되었는지,

비로소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어요.

 

 

💬

정말, 나는 살아도 되는 사람인가?”

정신과 의사이자 저자였던 가미야 미에코는

삶의 의지를 잃은 환자들과 상담하며,

그들이 잃어버린 이키가이(きがい)”살아가는 이유를 함께 붙잡고자 했습니다.

 

삶의 끝에서 되묻는 이 질문은

죽음이 아니라, 삶을 향한 가장 깊은 갈망의 표현이었습니다.

 

 

🌱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사는 보람을 단지 긍정적인 목표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사는 보람이 너무 강한 사람은 그 무게에 짓눌리고,

사는 보람이 없는 사람은 공허에 빠진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사는 이유와 무게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존재인지도 몰라요.

이키가이는 때론 신념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 신앙, , 혹은 그저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것일 수도 있어요.

저자는 그 모든 형태의 '사는 보람'을 받아들이고,

어떤 삶도 외면하지 않아요.

 

 

 

📖

p.23

그런데 희망과 신념이 꼭 건설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만함과 자기도취가 숨어들어 얄팍한 낙관주의와 난폭한 행동으로 이끌 수 있다. 자칫 자신에 대한 매서운 성찰의 눈을 무디게 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잃게 하며, 모순에 찬 복잡한 인간성을 보지 못하는 장님으로 만들기도 한다.

 

 

p.25

사는 보람이 기쁨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도 늘 기쁘지는 않다. 여러 감정의 기복과 체험의 변화를 담고 있어야 삶도 충실할 수 있다. 단순히 숨만 쉬는 것이 아니라 삶의 내용이 풍요롭고 충실하다는 느낌, 그것이 사는 보람감의 중요한 일면이 아닐까

 

p.143

불행할 때는 가능한 한 조용히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불만스런 감정은 전부 억누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 속에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우리는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성미 급하게 행동해도 아무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p.262

인간의 존재 의의는 이용 가치나 유용성에 달려있지 않다.

우리도 우리 자신의 존재 이유의 근거를 자기 안에서는 찾지 못하고 타자속에서만 찾는 것은 아닐까?

 

 

 

🕊 읽는 내내 제 삶을 자꾸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몇 년 전, 저는 굉장히 힘든 일을 겪었습니다.

내 가족이 아픈 것 만큼, 극복하기 힘든 일이 있을까요..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고 아픔이 있지만

우리는 모두, 우리 삶의 주인공이잖아요.

 

저는 제 현실이 가장 가슴아프고 지금도 가장 힘듭니다.

사는 이유를 묻기도 전에, 그저 살아남는 데만 집중하던 나날들.

그때는 보람도 의미도 느낄 수 없었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내 내면을 돌보는 것이 내 가정을 지키는 일이란 걸.

내가 바로 서야,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는 걸요.

 

내 이키가이를 찾을 시간을 마련하지 못했던

이 책을 보던 시간은, 지난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 추천해요.

- 삶의 방향을 잃은 듯한 막막함 속에 있는 분

- 질문하고, 멈추고, 깊이 있는 사유를 경험하고 싶은 분

- 삶과 죽음, 신념과 자유 사이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모든 사람

 

 

📌이키가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하지만 그 무게만큼 깊은 울림을 줘요.

 

정해진 답이 없는 삶.

그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끝없이 묻고, 살아내고,

그 안에서 아주 작은 보람이라도 붙드는 일.

그게 어쩌면 사는 이유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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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편지
설라리 젠틸 지음, 최주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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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살인편지를 받았다.”
검은 스티커를 떼어내는 순간, 피묻은 편지 속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 리오가 해나에게 보내는 편지로 문이 열린다.
그리고 곧,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는 프레디가 등장한다.

“나는 도면 없이 일하는 벽돌공으로, 단어를 늘어놓으며 문장을 만들고 문장을 다시 문단으로 만들면서 내가 세운 벽들이 즉흥적으로 방향을 틀거나 돌아가게 한다.”

보스턴공공도서관, 너무 아름다워서 오히려 글쓰기를 방해받을 정도인 그곳에서
프레디는 개성 강한 세 사람을 만난다—문신으로 뒤덮인 프로이트걸 마리골드, 만화 속 주인공 같은 턱의 윗, 잘생긴 남자 케인.
우연히 네 사람이 함께 듣게 된 비명 소리, 그리고 그 순간부터 벌어지는 미스터리.

p.20 “그렇게 우리는 모두 맵 룸으로 가서 우정을 싹틔우고, 나는 처음으로 살인자와 커피를 마시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 과연 어디서부터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일까?

이 책은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리오가 해나에게 편지를 쓰고, 해나는 그 편지를 소설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독자는 혼란에 빠진다.


프레디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실제 인물처럼 등장하며
그녀의 절친한 지인은 바로 편지를 쓴 리오다.


도대체 누가 소설을 쓰고, 누가 등장인물이며, 누가 독자인가?

읽을수록 점점 섬뜩해지고,
프레디가 신뢰하는 리오 역시, 점점 불길한 존재로 변해간다.
그의 집요한 언행은 편지처럼 정제돼 있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조율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준다.

p.335 “이야기를 어둠 속으로 끌고 가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요. 세상은 어두워지고 있고, 살인뿐 아니라 이제는 질병, 무관심, 인간의 타고난 이기심에도 위협을 받고 있어요.”

p.407 “살인자는 발전하는 경향이 있어요. 케인의 범죄가 더욱 잔혹해지는 것이 당연한 거예요. 소설의 지금 단계에서 위험이 빠르게, 가까이 온다는 기분도 끌어올릴 테고요.”



결국, 이 책은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면서도,
이야기를 믿고 따라가는 독자 자신의 독해와 신뢰에 대해 묻는다.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의 모습은 진짜였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지막 장에 다다랐을 때, 그 모든 구조가 ‘남다른 결말’로 매듭지어진다.
지금까지 읽어온 이야기의 궤적이 단숨에 뒤흔들린다.


📌 추천합니다

  • 액자식 구성의 문학적 실험을 좋아하는 독자

  •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즐기는 추리소설 애호가

  • 불안과 긴장, 심리적 몰입감을 원하는 독서 경험을 찾는 분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이 책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편지는 반송도, 다시 접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각오하고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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