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아플까 - 몸과 마음의 관계로 읽는 질병의 심리학
대리언 리더 & 데이비드 코필드 지음, 배성민 옮김, 윤태욱 감수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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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왜 아플까

현대 의학은 개인의 삶과 개성을 제쳐 두고 신체 기관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정신과 신체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그 둘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공기 중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에 따르면 마음이 아프면, 즉 감정적으로 고통을 받으면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된다. 실직을 하거나 인간 관계가 파탄날 때, 이별하거나 사별했을 때 쉽게 질병에 걸릴 수 있다. 1940년대 육군의 연구 결과, 공습 위협과 같은 심리적 압박이 질병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승리한 부대보다 패배한 부대에서 발진티푸스와 이질이 훨씬 잘 확산되었다.

시험 기간에 학생들은 면역이 약해진다. 그리고 흡연보다 현대 사회의 경쟁적 태도가 더 위험할 수 있다. 또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적, 정신적 요인을 무시하고 하나의 병의 원인을 지목하길 좋아한다. 이 확실성이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안정을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이 확실성은 불확실하고 측정할 수 없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배제한 결과일 뿐이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재현하지 못하면 쉽게 병에 걸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상징적 애도를 통해 슬픔이 다소 중화될 수 있다. 애도, 장례 의식을 하는 지역에서 질병에 걸리는 비율이 감소했다. 애도하는 사람은 슬픔에 잠겨 망연자실 하지 않고 공동체와 함께 상실의 슬픔을 나누다. 장례식 덕분에 사별한 사람은 감정을 외부화하여 표현하고 재현할 수 있다. 이 감정의 객관화, 감정의 거리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우리는 쉽게 우울해지고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이와 같은 '거리두기'는 욕망을 불러 일으킨다. 욕망의 상실은 보통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 욕망의 상실이 쉽게 병에 걸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인간은 이처럼 상징적 외부 현실을 필요로 한다. 상징적 법, 금지, 아버지, 국가와 같은 기제들이 억압적이라고 하여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상징적, 억압적 법과 제도가 없다면 인간은 욕망하지 못하고 우울해지며 절망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쉽게 아플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상징적 동일시는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결핍되었을 때 인간은 철저하게 고립되며 우울해진다. 

이 책은 이렇게 인간의 정서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어서는 안되며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 의학은 인간의 정서적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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