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연해부도감 - 대자연의 비밀을 예술로 풀어낸 아름다운 과학책 ㅣ 해부도감 시리즈
줄리아 로스먼 지음, 이경아 옮김, 이정모 감수 / 더숲 / 2016년 3월
평점 :
<자연해부도감> 이 책은 디지털이 주도하는 세상을 살면서 자연에서 멀어진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요즘 들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는지, 바쁘다는 말을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사는 생활 속에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정보망과 바쁜 생활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자연친화적인 삶으로 초대한다.
자연해부도감(NATURE ANATOMY)에 ‘대자연의 비밀을 예술로 풀어낸 아름다운 과학책’이라는 소제목이 있다. 요즘 개개인조차 사진에 도가 터있는 디지털 시대에 웬만하면 사진들로 블로그를 장식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사진이라는 틀에 정형화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놀랍게도 사진이 아니라 자연을 관찰한 그림이 담겨 있고,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의 도감이라는 사실은 신선하고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책이면서도 그림책 같고, 또 기계나 카메라가 담을 수 없는 사물을 대하는 시각과 자연이 지닌 저마다의 고유한 속성과 모습을 배울 수 있어 좋은 책이다. 이 책을 보는 순간마다 따스한 치유를 느끼게 한다. 청소년들이나 어른들과 아이들, 누구나 이 책을 보는 순간 매료되고, 주변에 펼쳐져 있는 자연의 모습을 잊고 살아왔음을 돌아보게 해준다.
이 책에서 특별히 눈여겨 본 것은 ‘숲속 산책’의 고사목 그림이다. 나무가 생명을 다하고 숲에서 고사목이 되어도 나무는 생명을 지속하는 모습이었다. 그것은 다른 자연의 모습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수명이 다한 나무가 생명체들을 먹여 살리는 모습은 감동적이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수많은 동식물들의 생명의 터전이 되어 준다. 곤충과 애벌레, 달팽이, 균류, 버섯, 이끼, 꽃과 다른 어린 나무들에게까지 먹이가 되어주고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장엄한 모습에서 자연이 자연에게 모성이 되어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류에게 주어진 선물인 자연을 전체로 보기도 하고, 부분으로 쪼개어 보여주는 해부 도감인 이 책을 보면서, 평소 자연에 대해 무관심한 채 살아왔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굳이 자연을 찾아 떠나지 않아도, 도시 속에서 주변 환경 속에서도 자연을 발견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새소리, 빗방울 소리, 바람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풀 한포기, 벌레, 하늘, 구름, 나무를 눈여겨보게 된 것이다.

주변에 널려 있는 아름다운 자연에 눈 뜨게 해준 <자연해부도감>은 지구, 해, 달, 구름, 별의 모습들과 꽃과 곤충의 세계, 숲 속 나무들과 동물들, 조류와 바다 속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지구에 공존해 있는 크고 작은 모든 생명체를 보여준다. 그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서로 이어져있고, 공생하는 관계 속에서 지구별과 더 나아가 전 우주에 함께 존재하는 나뉠 수 없는 생명의 공동체임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