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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야만 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 솔뫼성지 바오로 신부의 산티아고 성지 순례
이용호 지음 / 하양인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가야만 한다> 이 책은 산티아고 영적 순례기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가톨릭 대전 교구 솔뫼 성지의 전담 사제이다. 저자의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정이 담긴 이 책은, 성직을 살아가는 사제의 이야기지만, 삶의 여정을 걸어가는 모든 사람의 인생 여정과 닮아 있다. 나도 산티아고를 걷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또 홀로 이 여정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이제 나는 순례자가 되었다'(p.35) 출발 선상에서 쓴 이 글은 책의 전부를 말해주는 듯하다. '나보다 먼저 다녀간 순례자들이 있기에 걸을 수 있는 길, 먼저 순례 길에 올랐던 순례자들이 있었다는 믿음이 나를 앞으로 걸을 수 있게 만들었다. 길은 나를 가르치고 있었다.'(p.46)라는 글은 무척 감동 깊었다. 길은 나를 가르치고 있었다 라는 말은 책을 읽는 내내 마음 안에 있었고, 독자들로 하여금 함께 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산티아고는 중세 시대부터 가톨릭 순례자들이 성 야고보에게 경배를 드리고 신과 자신을 찾는 고행의 순례 길이었다고 한다. 산티아고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책을 통해, 강의나 강좌를 통해 여행길을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산티아고는 어떤 길일까 많이 궁금했다. 그곳은 야고보 사도가 세상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스승의 말씀을 실천한 곳이고, 생애 전부가 담긴 곳이라고 한다. 저자가 걷는 ‘산티아고’는 스페인의 수호성인이며 예수님의 열 두 제자 중 성 야고보를 뜻하는 스페인어로, 그는 사도 요한의 형으로 알려져 있다. 요한의 이름에 살짝 가려 있어 동생만큼 부각된 삶을 살지 못한 것 같아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름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었던 야고보 사도가 훗날 제자 중 첫 순교자였다는 저자의 설명을 읽으니 놀라운 마음이 들었다.
산티아고 800km의 길은 지난 천년동안 영적 순례자들에게나 일반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영적 여행길이 되었다. 생명을 걸고 걸었던 이름 없는 순례자들의 발자국을 품에 안고 성 야고보는 지금도 산티아고 길을 통해 숨 쉬고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마음속에서 감동이 밀려온다. 그를 기리는 성당이 세워지고, 스페인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는 도시가 만들어졌다. 이곳이 가톨릭의 세계3대 성지 중 한 곳이 되었다.
저자는 이 길을 출발하면서 ‘나는 누구이며 왜 이 길을 걷는가?’라는 물음을 지니고 ‘길을 만나다’에 산티아고 순례를 시작하는 동기가 실려 있다. ‘길을 걷다'에서는 순례 길의 숨은 희생과 봉사를 배운다. 천년이 넘는 순례 길을 산토 도밍고(성 도미니코1019-1109)가 순례자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전한다. 순례자들이 다니기 쉽도록 길과 다리를 내고, 오늘날까지 이어 내려온다고 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 <나는 가야만 한다>는 내면의 깊은 길에 이르는 영적여정이며 인생의 길과 닮아 있다. 두툼한 이 책에 산티아고 길에서 만나는 여행 사진이 담겨 있고, 침묵으로 홀로 묵묵히 걸었던 저자의 인내의 발자국이 담겨 있다. 이름 없는 순례자들의 이야기와 희생과 봉사를 살았던 위대한 성인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난다. 아름다운 성구들을 읽으면서 마음 또한 경건해지고 맑게 변화됨을 느낄 수 있다. 독자들은 산티아고를 함께 걷는 것같은 놀라운 영적 에너지와 행복과 치유를 동시에 누리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