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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마음 - 선묵혜자 스님과 함께 떠나는 마음산책
선묵혜자 지음, 오순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평점 :
<모르는 마음> 이 책은, 마음의 깊은 길로 안내하는 명상 에세이와 명상 시로 이루어진 책이다. 바쁘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맑은 샘물 같고, 상쾌한 바람 같은 치유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모르는 마음’이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할까 이끌렸고, 그 의미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살아가면서 안다는 마음보다, 모르는 마음으로 삶을 대한다면, 삶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신선한 즐거움과 기쁨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선묵혜자 스님은 이름부터 특별한 분인 것 같다. 깊은 느낌이 닿아오듯 ‘출가의 길’에 나오는 글처럼, 어린 열네 살에 스님이 되었다고 한다. 50년을 수행자로 살아온 삶의 저력을 지닌 분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스님이 되어, 2006년부터는 9년 동안 전국의 사찰을 순례하는 108 산사 성지를 순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글도, 선묵혜자 스님도 산과 나무와 바람을 닮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이 고요하고 부드러워지고, 따로 명상하지 않아도 이 책을 한 페이지 읽는 그 자체가 묵상이고, 명상이고, 휴식으로 다가온다. 시와 에세이는 그 ‘모르는 마음’에서 흘러나오기에 담담하면서도 깊고 아름다워 내면의 고요를 느끼게 한다. 나도 모르게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마음이 정갈해져온다.
산사에 앉은 것처럼, 시끄럽고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바람 구름 햇살 숲 나뭇잎이 된 것처럼 내 자신이 자연의 모습을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산다는 것은, 비갠 산사를 걸으면서,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바라보는 일입니다.”(p.40) “첫눈이 아름다운 것처럼, 모든 것을 첫눈처럼 사랑하세요.”(p.59) 50년의 수행 생활 속에서 흘러나오는 삶의 노래는 이처럼 따스하고 평화롭고 한가롭다. 깨달음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을 평범하게 관조하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시들을 자주 외워보고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에서 때로는 자신의 마음을 통찰하고 사유할 수 있는 글을 만나기도 한다. ‘그대의 진면목은 무엇입니까?’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들을 나 자신에게 해보면서 마음이 자유롭고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과 타인과 자신을 더 사랑하고, 인간관계에서 마음을 잘 살피고 행복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의 안내서와 같다. <모르는 마음>의 명상의 글들이 나를 일깨우고, 나를 찾아가는 마음공부로 이끌어주는 벗과 같은 만남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