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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꾸는 정원 -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돌보며 나를 성찰하는 치유와 명상의 정원 가꾸기
자키아 머레이 지음, 이석연 옮김, 제이슨 디앤토니스 그림 / 한문화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마음을 가꾸는 정원> 이 책은 정원 가꾸기 명상 책이다. 저자 자키아 머레이는 기독교인이면서 세계적인 선승, 틱낫한 스님의 명상공동체에서 선과 명상을 수행해온 분이다.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마다 사색과 명상의 기운이 가득 차 있다.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잡초를 뽑는 생명을 꽃피우는 정원은 바로 나의 내면을 가꾸는 일로 통하고, 아름다운 나를 꽃피우는 일임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외부의 정원은 마음의 세계에 그대로 투영된다.
8살의 나이에 정원사가 된 저자는 정원을 가꾸는 일을 통해 자연의 순환, 생명으로 존재하는 것의 상호의존성을 깨닫고 세상의 모든 것이 자연 안에서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자각한다. 자연을 마주 대하는 정원 가꾸는 일을 통해 마음을 알고 살피는 수행으로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이 책을 한 페이지씩 읽을 때마다, 깊은 숲이나 정원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자연에서 나는 나 자신으로 돌아간다.’(시작하는 글)에서 밝히고 있듯이, 정원으로 들어가는 일은 자신의 마음의 공간으로 초대받는 즐거운 일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가타’라는 짧은 시가 소개되어 있고, 마치 호흡처럼 편안하고 따스한 내면의 소리들이다. 가타를 낮게 읽으면 마음이 고요해짐을 느낀다. 정원의 작은 꽃이나 풀, 나무, 가지치기, 두엄, 물, 햇빛, 바람, 가타라는 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생명으로 이어져 있다.
자연 속에서 모든 감각이 되살아난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향기로운 숲 냄새를 맡는 것 같았고. 태양이 숲으로 쏟아져 내리는 광경, 나무들에서 흘러나오는 피톤치드의 맑은 공기와 물소리, 연둣빛 잎사귀들이 내 마음에서 들리고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런 느낌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현존이고, 모든 속도를 늦추고 정원의 한 가운데에서 마음의 현존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정원은 삶이고, 자연이고, 수행의 공간이며, 명상 그 자체라고 말하고 싶다. 정원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한 그루 나무가 그저 존재하고, 잡초를 제거하면서 내 마음의 뿌리가 내린 곳을 들여다보고, 웃자란 가지치기를 통해 자신에게 익숙한 세계를 버릴 줄 아는 용기를 알게 된다. 꽃은 퇴비가 되고 퇴비는 다시 꽃과 나무가 되는 생명의 순환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정원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과정을 통해 온전한 나로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을 가꾸는 정원>으로 자연과의 공존을 통하여 조화로운 삶을 보여주는 정원 가꾸기가 마음을 가꾸는 일임을 배울 수 있었다. 생명이 자라나기 위해 물을 주는 작은 행위 하나, 꽃이 져서 거름이 되고 거름이 꽃이 되는 과정을 통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이기심이나 욕심들을 알고 자각하면, 마음 안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이다. 정원의 지혜로 가득한 이 책으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