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심
촉니 린포체 & 에릭 스완슨 지음, 이재석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하심’ 이 책의 표지에서 한 수행자가 구부러진 손마디와 은빛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전부를 내려놓는 오체투지 절을 하고 있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경건해지고, 어떤 마음으로 삶과 모든 존재들을 대해야하는지 가르침을 받는 느낌이다.

 

이 책의 저자인 촉니 린포체(린포체; 고귀한 사람, 위대한 스승)는 12살에 타시종 불교 사원에서 수행생활을 시작하여 스무 살에 다시 사회로 되돌아와 재가수행자로서 명상지도자가 된다. 그의 삶과 수행, 사원에 입문하여 학생으로 살았던 경험과, 스승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명상 수련의 가르침을 편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티벳인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붓다로부터 전승되어진 불교의 전통을 고스란히 삶으로 받아들이면서 8살에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나누는 비밀스런 대화를 듣게 된다.

 

어린 촉니 린포체는 자신이 15세기에 살았던 초대 촉니 린포체의 환생이며, 유명한 고승의 환생자를 툴쿠라고 하는데 툴쿠는 수많은 생애동안 공부와 수행을 쌓아 정신적, 감정적 습관의 부정적인 면을 깨는 성공한 수행자의 환생자라고 한다.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그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할 수 있었을까? 자연과 친구를 좋아해서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성장한 촉니 린포체는 12살에 사원으로부터 다시 독촉을 받고 사원으로 가 수행자의 길을 걷게 된다.

 

티벳인들은 환생을 믿으며 히말라야의 고준한 산맥의 기상 속에서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아는 지혜롭고 편안한 성품을 지닌 민족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티벳의 성스러운 분위기와 그들이 삶에서 실천하는 명상법이나, 또 붓다라는 존재의 불꽃이 주는 참된 빛을 내면에서 발견해가는 린포체의 삶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유리 다리를 건너려다 두려움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속에 어린 시절부터 누적된 마음의 패턴을 발견한다. 린포체는 이 책에서 그 마음의 패턴을 다시 보고,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라는 만트라와 심호흡, 두려움과의 대화, 순간적 멈춤으로 어떤 왜곡된 패턴에 걸려들어도 그것에 친절하게 대함으로써 결국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 무의식처럼 왜곡된 자아의 유리 다리 앞에서 종종 멈춰서는 때가 있다. 이 책 ‘하심’은 그 순간에 다리를 건너는 법, 다리를 놓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린포체의 경험과 마음챙김이라는 수행으로 자신의 패턴을 알아차리고 열린 마음의 지혜를 얻게 해준다. 생각과 느낌, 행동을 외면하지 않고 알아차리면서, 마음의 패턴을 깊이 있게 이해함으로써 유리다리에 대한 환상과 두려움이 생각처럼 확고하지 않으며, 내 마음이 창조해낸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믿음과 열린 마음을 가질 때 자기 앞에 놓인 ‘다리’를 건널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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