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행복의 산문집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불교 수행자인 정목스님이시다. 불교 라디오 방송 진행과 인터넷 유나방송(명상), 트위터 등으로 이 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삶의 위로와 따스한 동행으로 소통과 공감을 나누고 있다. 15년째 아픈 어린이 돕기 '작은 사랑'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과 후원은, 주변에 너무 흔해서 관심 밖에 밀려난 작고 천진난만한 달팽이와 닮아있다.
이 책은 '빠르게'를 외치고, 경쟁을 부추기며, 최고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 멈춤과 느림의 화두로 가슴에 닿아온다. 삶에서 건져올린 서늘한 한 줄기 바람처럼, 맑고 깊은 산 속 옹달샘처럼 달디단 치유의 언어들이 독자들을 치유하고, 자아에서 벗어나 광대한 우주의 중심으로 초대하는 마법같은 사랑이 깃든 책이다.
2부, '세상에 꽃이 필 때'에는 일상과 에피소드 안에 담겨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인연의 소중함이 명상의 빛으로 밝게 드러나 보인다.
3부, '내 마음의 리모컨'에는 인간관계에 필요한 삶의 지혜와 감사, 고통, 분노, 사랑, 화해, 호흡, 평화에 대한 영성과 수행의 방법들이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
독자들은 어느 페이지라도 펼쳐서 매일 매일 묵상을 할 수 있고, 편안하고 유연한 마음 치유의 현존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생각을 멈추고 현존에 집중하면 마음의 그릇된 분별이 사라지고 기쁨이 찾아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세요. 행복한 마음은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마음입니다."
"나누고 베풀면 오히려 더 채워지는 것이 마음의 샘입니다. 마음 속 황금 연못을 아끼지 마세요. 퍼내면 퍼낼수록 더 채워지는 사랑도 아끼지 마세요."
"어느 길을 돌아왔던지 그 길은 반드시 내가 걸어야 했던 길일 것입니다."
"과거로부터 자유롭고 미래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면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웃을 수 있습니다. 많이 웃으세요. 웃음은 현재에 깨어있게 합니다." 1부, '처음 만난 별에서'에 나오는 글들이다.
천장에 매달려 껍질만 남은 벌레를 올려다 보면서,
"내려다보는 마음은 자비이지만, 올려다보는 마음은 외경입니다."라는 글에서 사물이나 미물조차도 배경이나 엑스트라가 아닌, 우주의 중심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 참으로 놀랍다. 상불경보살의 "어떤 것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라는 사랑의 외침처럼, 저자의 생명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달팽이처럼 천천히, 더디게, 편안하게, 무심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