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말 - 그 행복이 깊다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김재성 감수 / 21세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내가 가장 주목하고 마음으로 존경하는 저자,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부처의 말> 이 책의 표지에서 안정되고 고요한 침묵의 얼굴이 마음에 스며 들어와 빛을 비추어준다. 이 책은 붓다의 초기경전(법구경, 숫타니파타, 상응부경전 외~)에서 발췌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기경전은 붓다의 육성이 가장 진하게 배어져 있고, 거기에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신세대 스님의 현대적인 해석과 감각이 돋보이는 책이다. 아무리 훌륭한 가르침이어도, 그 시대에 맞는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해석은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붓다의 초기경전(2,500년 전, 고대 인도에서 쓰여진 글)을 읽어온 나에게 이 책은 21세기의 언어와 발상으로 마음과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경전의 딱딱하고 현학적인 어법에서 탈피하여,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삶에서 우러난 지혜로 이끌어 준다. 

'그 행복이 깊다'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현대인들을 위한 경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상적인 마음상태를 유지하는 법과 마음의 행복을 찾는 길, 그리고 화를 극복할 수 있는 190가지의 구절을 삶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내면을 통찰하는 12가지 주제로 분류되어 있다. 1장에서 12장까지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보았다. 

제1장, 화내지 않는다 ; 분노의 반복적인 패턴은 자신의 불안과 욕망만 커지게 되므로 갈등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제2장, 비교하지 않는다 ; 칭찬과 비판도 같은 마음으로 흘려넘기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맞서지 않고 가볍게 사고를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제3장, 구하지 않는다 ; 결핍감은 끊임없이 커지므로, 스스로 응석받이가 되지 않도록 경계한다. 남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깨끗한 마음의 파동이 보다 큰 에너지를 끌어당길 수 있다. 

제4장, 업을 바꿔라 ;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에서 숙성되어 나쁜 일이 오듯이, 긍정적인 사고로의 전환이 기분좋고 즐거운 충실감과 미래를 가져다 준다. 

제5장, 친구를 선택한다 ; 친구인 척하는 거짓 친구를 알아보는 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마음이 정돈된 사람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면 마음이 평온해져 서로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제6장, 행복을 알다 ; 소유물과 성과, 음식, 좋은 집, 자녀, 동료,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선업의 에너지를 쌓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제7장, 자신을 알다 ; 다른 사람을 지적하거나 단점을 보기보다는, 자신의 보이지 않는 본성에 내면의 눈을 돌린다. 그것이 깨어있는 삶이다. 

제8장, 몸을 바라보다 ; 신체의 화려함이나 겉모습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알고, 신체의 안쪽에 의식 센서를 향하게 해서 명상의 대상으로 삼는다. 

제9장, 자유로워지다 ; 다른 사람에게 속고 세뇌를 당해 자유를 잃지 않기 위한 주의법을 제시. 고통은 무언가에 의존하는 것에서 비롯되므로 마음을 감시하는 의식의 센서를 날카롭게 갈고 닦는다. 

제10장, 자비를 배운다 ; 모든 생명이 평화롭기를 바라고, 모든 생명체에 대해 한없는 자비를 베푼다. 적개심없는 자애의 마음을 항상 마음챙김한다. 

제11장, 깨닫다 ; 모든 사상과 철학에 집착하지 않고, 명상과 사유로 번뇌(화, 스트레스)의 불꽃을 끈다.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전념한다. 

제12장, 죽음과 마주하다 ; 과거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기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아주 가뿐하게 매사에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일생동안 쌓아온 생각과 말과 행동의 선업만이 영혼을 따르므로, 육신의 재산이 아니라 마음의 재산을 쌓도록 한다.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게으름없이 정진하라는 '붓다의 말'이 모든이에게 남기는 마지막 선물이다. 

  1장에서 12장까지의 내용으로, 마음의 행복을 얻기 위해 말과 행동을 잘 조절하고, 만족의 기쁨을 알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으면 그 행복이 깊다.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의 이치와 마음의 진실을 따른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이 책의 구절들은 단순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끌어 준다. 현대인들이 복잡한 세상과 경쟁 구조의 인간 관계 속에서 화와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정신적인 소음과 마음의 병을 앓고, 심지어 자살에 이르는 불행을 겪기도 한다. 이 책은, 종교를 초월하여 누구나 읽기에 쉬운 내용이고 맑고 깨끗한 마음의 치유와 위로를 느끼게 하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 

  마음이 약해지고 쓰러질 것 같을 때, 분노의 상처를 입었을 때, 이 책을 펼쳐 어느 구절이라도 천천히 소리내어 읽어볼 일이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려서 응시하고, 자신을 거울처럼 비춰서 통찰하는 시원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마음의 내부에 강렬한 불을 지피고 마음 속에 꺼지지 않는 불을 피워, 항상 정신을 집중하면서 살아간다면 화와 스트레스라는 번뇌를 극복할 수 있다.  현재의 순간에  마음의 행복을 누리는 길을 제시해 준 <부처의 말>이 마음 안에 깊이 울려퍼진다. 저자의 다음 책들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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