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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채우는 마음 필사 - 손끝으로 새기는 옛 시의 아름다운 문장들
나태주 외 지음 / 서울문화사 / 2025년 11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시 한 줄로 위안을 받거나 휴식이 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잊고 있던 마음의 언어들이 시를 통하여 눈부시게 되살아난다. 이 필사 시집은 근현대 시인들의 빛나는 한국시 100편을 담고 있다. 살면서 시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문득 돌아보니 내 곁에 시가 있었다.
'쓰면서 채우는 마음 필사'에 담겨 있는 15명의 시인들의 면모는 그 이름만으로도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존재들이다. 이 필사 시집을 통하여 되살아나는 위대한 시인들의 아름다운 시를 감상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이 필사 시집에는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원한 청춘 시인 윤동주와,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한용운, 진달레 꽃의 김소월, 김영랑 등 15명의 시인들의 시는 청소년 시절에 교과서에서 자주 읽거나 외우던 시들이다. 특히 역사의 격동기에 한국인의 정서와 한을 시에 고스란히 담아 후대에 전해져온다.
시인들은 시에 시대의 희로애락을 담았고, 시어로 승화하고 민족의 역사와 함께 했다. 나태주 시인 등 현대 시인의 서정적 작품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다. 한참동안 잊고 살았던 시들을 읽으면서 이 필사책이 시의 세계를 내 마음에 펼쳐 놓았다.

‘서시’ ‘별 헤는 밤’을 읽으면, 역사 속에서 별빛 같은 윤동주 시인이 보이는 것 같고, 소월의 ‘진달래꽃’ 향기가 코끝에 느껴져 온다.
1장 사랑이 머무는 자리, 2장 마음이 돌아가는 길, 3장 자연이 건네는 말들, 4장 나를 마주하는 시간, 5장 다시 봄이 오는 소리,
필사집은 5장으로 이루어지고 나태주 시인의 서문이 한국시 100편을 안내하며 시의 덕성을 예찬한다.

이 책은 시를 즐겨 읽거나, 시를 글씨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독자, 또 멈추어 휴식하고 싶은 독자 등 다양한 독자를 위한, 독서와 필사로 새길 수 있는 필사책이면서 필사노트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손을 움직이는 일이 줄어들었다.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이 생활에 두루 영향을 미쳐서 종이책의 소중함이 사라지는 이 때, 옛시의 아름다운 문장을 읽고 쓸 수 있는 한국시 필사시집은 마음에 깊은 사유의 정원을 펼쳐낸다. 언제든지 읽고, 손끝으로 새기는 아름다운 필사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