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바람의 그림, 고려불화 - 고려불화 도상에 담긴 이야기,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김상규 지음 / 스튜디오무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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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바람의 그림, 고려불화!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귀중한 문화유산, 고려불화의 상징과 의미들을 볼 수 있다. 책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고려시대 예술의 결정체, 고려불화에 담긴 소중한 이야기들이 매우 궁금하다. 이 책의 저자는 그래픽 디자이너이며 그림책 작가, 시각예술가로서, 석사학위(서울대학교) 논문의 주제를 고려불화로 정하였고, 재해석하여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작업을 한 결과물이 이 책으로 탄생했다.



이 책이 지닌 놀라운 장점은 고려불화의 조형적 특징과 아름다움을 재조명하여, 선명한 색채와, 섬세한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표현한 점이다. 세월이 흘러 빛바랜 색채를 디지털 일러스트로 다시 그려낸 저자의 시선에 매우 놀라웠다. 현대인의 눈높이에서 고려불화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불화에 그려진 것은 무엇일까? 정말 궁금하다. 한국 중세의 찬란했던 예술과 종교를 이 책을 통하여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책을 펼치자, 처음 마주친 수월관음도에 ‘우와!’ 감탄이 나왔다. 이렇게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얼굴 모습과 어깨선의 곡선, 모든 것이 ‘원’으로 그려져 있었는데 지극한 원만구족으로 다가왔다. 마치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원천 같았다. 자세히 본 것은 부드러운 눈인데, 크게 뜨지 않고 평온하며 고요하였다. 내면을 응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나... 아름다우셔라.” 혼잣말이 나왔다.



근원의 숨결과 손길로 그려낸 그림이 고려불화라는 생각이 든다. 관세음의 표상들, 상징들은 장엄이 화려하다. 이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이 있을까? 그러나 현상 세계의 물질이 텅 빈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불보살들이기 때문에, 존재(중생)의 간절한 서원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투는 것이리라. 1장과 2장은 고려불화의 분류와 조형적 특징을 소개한다. 3장과 4장은 불화를 재해석하여 표현한 47개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도상들을 설명하고 있다.


고려불화의 도상은 대승경전과 불교 설화의 상징적인 소재들로 그려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장에서 다양한 동물, 식물, 자연물, 인공물, 문양을 디지털 일러스트로 소개한다, 4장은 저자가 직접 창작한 ‘마음의 숲’ 연작으로, 내면적 가치를 상징하는 8명의 수행자와 수행의 길(8정도)을 보여준다. 앞에서 소개된 도상들이 수행자와 함께 구성되어져 무척 흥미로웠다. 현대적 감각의 새로운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마음이 고요해지는 불화 명상이 되었다.


예술과 종교가 집대성된 고려불화를 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이 나고, 그 가치가 깊이 발현되는 것에 주목한다. 그것은 7백년 전, 한 개인의 원력에 의해 빚어진 결과물이라기보다, 인류에게 주는 고귀한 마음의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속의 고려불화를 보았을 때 진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순간이었고, 크나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고려불화의 위대한 가치이고, 내면에 큰 힘이 불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빛과 바람의 그림, 고려 불화>는 의미와 상징, 도상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면서 7백년의 시간이 빛과 바람처럼 내 앞에 와 있다. 불화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디지털 일러스트로 새로운 도상과 재해석은 그동안 잘 몰랐던 고려불화가 무척 가깝게 다가왔다. 저자가 보여주는 현대적 일러스트는 간결하고 아름답다. 불화의 원형을 보다 더 선명하고 심오하게 보여주었다. 앞으로 이 책으로 공부와 명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저술에서 편집, 디자인, 출판까지 전심을 다해 만든, 작품처럼 이룬 책이어서 누구라도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앞으로도 이 책에서 배울 점이 많아서 늘 함께 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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