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주역공부 - 다산처럼 인생의 고비에서 역경을 뛰어넘는 힘
김동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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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주역공부> 주역이라고 하면 학문이나 특정 직업의 사람이 읽는 책으로 알았다. 또 내게는 어려운 책이라고 느껴져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읽도록 현대적인 언어와 해설로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다산 정약용에 대한 깊은 연구로 독자에게 주역과 다산의 삶을 연결하여 소개한다. 조선 최고의 실학자, 500여권의 저술로 알려진 다산이 주역을 연구하여 삶의 길을 초연하게 걸을 수 있었던 일화와 저자의 주역에 대한 경험들을 64괘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주역을 통해 새로운 나로 바르게 서고(1장) 정해진 운명을 넘어서면(2장) 살아갈 인생의 이치를 깨닫는 내용(3장)이다. 삶의 크고 작은 물결들을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공감이 되는 내용이다. 어떤 일도 하늘의 법칙을 알고 유연한 생각으로 변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이 내게 온 순간부터 마음이 평안해졌다. 주역은 여전히 어렵지만, 인생은 상수가 아니라 변수이며, 어떤 정해진 법칙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다산이 몸소 보여주었다. 좋은 생각의 바람이 불어오도록 지혜를 가르쳐주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택수포(p.22)에서 주역은 지나온 삶을 ‘반추할 기회’를 주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위한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글에 밑줄 그으면서 주역이라는 책이 주는 의미를 알았다. 지뢰복(p.29)에서 멈추고 돌아봄에 대한 글이 나온다. 다산이 정조를 모실 때, 정조대왕이 아버지를 참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늘 왕의 행렬이 ‘지지대’라는 곳에 멈추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그리워하여 잠시 발길을 멈추었듯이, 이 책 ‘오십의 주역공부’를 보면서 어떤 나이든 어떤 시기든, 앞을 뒤를 옆을 돌아보면서 멈춤과 돌아봄의 시기로 삼으라는 뜻인 것 같다.


‘인생의 스승이 있는가’ ‘지수사’(p.118)라는 괘는 스승을 뜻한다. 다산과 제자 황상과의 일화가 나온다. 15살의 황상은 양반이 아니어서 과거를 볼 수 없는 신분인데 애제자였던 것을 보면, 다산이 명문가 출신이지만 신분과 배경을 넘어선 좋은 스승, 인격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다. 1802년 다산의 유배 2년에 서당을 열었을 때, 공부가 진척이 없다는 황상의 말에 다산의 조언(p.122)이 있다. 공부를 파고들고, 우직하게, 꾸준하게 연마하라고 한다. 이 3가지를 부지런히 하라고 했다. 그 부지런함은 마음을 확고히 하는데 있다.


스승이라는 귀한 괘를 이 시대에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저자가 다산을 훌륭한 스승으로 만났듯, 역사속의 위대한 정신은 항상 살아 숨 쉬고 있어서 나도 그런 괘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정치인. 다방면으로 뛰어난 실력을 가졌으나 40세에(1801년) 신유박해로 유배생활을 시작하여 18년간을 유배지에서 살았던 실력자, 세계문화유산 인물로 선정된 다산의 정신적 힘의 원천,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미래와 희망을 담은 저술로 정약용 자신을 스스로 지켜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준 주역을 만날 수 있어 내게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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