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 법정 스님 법문집
법정 지음, 맑고 향기롭게 엮음 / 시공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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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면 따스한 미소가 나온다. ‘좋은 말씀’이라는 제목이 저자의 마음을 닮아 있다.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음을 느낀다. 깊은 수행과 글로써 여전히 이 시대에 함께 존재해 있는 법정스님의 첫 글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습니다.’ 천천히 낮은 음성으로 읽어보았다. 시대의 스승이었던 저자의 글을 읽어보면서 오랜만에 고요한 시간이 참 좋았다. 조용히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싶을 때 저자의 책이 고요 그 자체로 온다.

 

이 책은 불교 수행자였던 저자가 종교와 상관없이, 독자에게 보내는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 모든 페이지마다 ‘나’에서 벗어나 전체로 존재하며, 더불어 함께인 지구 공동 운명체라는 사실을 자주 일깨워준다. 모든 존재는 상호의존적이고 사회와 소통하면서 이웃으로 살아가는 것은 따뜻한 마음을 나눔으로써 개인들을 하나로 이루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웃은 나의 분신’으로 이웃이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 나무 꽃 대지 강물 구름 산들바람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고 주변에 마음을 활짝 열어놓으라고 하였다.

 

‘지혜의 길과 자비의 길’에서 행복의 척도는 많은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자유로운 것이라고 하였다. 때때로 여벌로 두 개나 세 개를 준비해 놓을 때가 많다. 저자는 하나가 필요할 때 둘을 가지려하지 말고 둘을 갖게 되면 그 하나마저 잃게 된다고 조언한다. 온전한 하나의 가치와 소중함을 누려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삶의 원형을 잊고 살고 있는 나에게 마음의 준거가 되어준다. 예전과 달리 많은 것을 누리는 현시대에서 소유에 대한 자각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버리는 연습’에서도 행복의 비결은 만족과 감사를 할 줄 아는 것이고, 그런 사람에서 하늘 냄새가 난다고 하였다. 스스로 선택한 미덕으로서의 청빈이라는 단어는 요즘 참 생소한 단어가 된 것 같다.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누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팽배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과소비와 자연의 훼손으로 비롯된 오늘날의 결과를 생각한다면 환경이나 자연을 위해 나부터 단순과 소박함의 삶의 원형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야한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절감하였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관계 소통 이웃 나눔 회향으로 귀결된다.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도래 했고, 디지털이 더욱 가속화되는 시대를 살면서 어떤 가치관으로 이전의 시대와 지금을 유연하게 잘 이어갈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에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정신적인 가치와 삶의 양식을 독자들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스승, 선지식, 치열한 구도의 정신으로 일생을 살았던 법정스님을 글로서나마 삶의 지혜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고 행복했다. 자주 읽고 싶은 책이다. 앞으로도 법정스님의 삶의 철학과 가르침을 더욱 활발하게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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