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한수운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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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인 성장기 소설로 작가의 대표적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수운 님의 번역으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끌고, 싱클레어의 청춘의 방황과 성장을 보다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소장하고 싶은 예쁜 책으로 독자에게 다가온 데미안은 마음 속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데미안의 마지막 말은 나의 10대에서부터 늘 마음속에 있었다. ‘네가 나를 부르면 나는 말을 타거나 기차를 타고 갈 수 없을거야. 그때 너의 내면을 바라보면 내가 거기에 있을거야.’ 

 

 

싱클레어는 열 살 때 두 가지 세계를 경험한다. 따스한 빛이 가득한 부모님이 형성해준 안정적인 환경과 옆 골목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환경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 두 세계가 서로 가깝게 맞닿아 있는 것도 알게 된다. 싱클레어는 밝고 올바른 세계에 속해 있지만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한 세계에도 자신이 속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프란츠 라는 불량소년의 손아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된 후였다. 그때 학교에 전학 온 밝고 차갑고 총명한 눈을 가진 데미안이 프란츠에게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다정한 마음을 지녔고 어린 소년의 고통을 알게 된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면서 두 사람의 우정은 계속된다. 프란츠에게서 느꼈던 어둠의 세계를 통해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게 된 싱클레어는 성장통을 계속 겪게 된다. 기독교적 관념을 가졌던 작가의 내면 그대로 주인공 싱클레어는 카인과 아벨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데미안을 이해하게 되기까지 몇 년이 흐른다. 두 사람은 라틴어 학교에서 신부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깊은 영혼의 공감을 느끼고 우정을 쌓아나간다.

 

또 한 사람의 싱클레어였던 나도, 새를 그리고 있는 데미안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현실에 대해 통찰력이 있고, 이상적인 인물로 느껴지는 신비스런 데미안을 항상 찾아다닌 것 같다. 청소년기에 <데미안>을 보았는데 현실에서 반드시 빛이 존재한다는 확신을 가졌었다.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통해 더 큰 자아로 성장한 후 자신이 바로 데미안으로 성장했음을 알게 되는 것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통과의례와 같은 내면의 의문과 용기는 보다 큰 세계로 자신을 안내해준다. 외부에서 변화와 성공을 기대하지만 언제나 내면으로의 주시가 중요함을 알게 되고, 나 자신이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동시에 살고 있음을 다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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