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 삶을 치유하는 아름다운 비전
칼릴 지브란 지음, 정창영 옮김 / 무지개다리너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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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작가님의 번역으로 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펼쳐 들었다. 청소년기에 이 책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칼릴 지브란이라는 시인이 지녔던 문학과 미술의 예술적 감수성은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이 책의 내용은 삶의 전반적인 진리에 관한 것인데, 사실 그동안 가장 평범한 것을 간과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삶의 현상에 대한 올바른 직시와 지금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진리 그 자체라는 생각을 한다. 예언자는 과거나 미래에 대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삶에 대한 통찰을 지닌 사람일 것이다. 136년 전 19세기의 후반에 태어나, 새로운 세기의 물밀듯 밀려오는 근현대적인 변화의 물결 속에서 칼릴 지브란이 지키고 싶었던 삶의 지혜와 진리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본다.

 

첫 장 ‘배가 오다’에서 새벽빛을 닮은 예언자 알무스타파는 12년 동안 살던 성을 떠나 고향으로 데려다줄 배가 먼 바다로부터 오고 있는 것을 본다. 무한한 한 방울의 물이 무한한 바다인 영원에로 귀의하는 순간이었다. 성벽 안에서의 삶을 인간의 세상과 삶을 비유하고 있는 것 같다. 고통과 힘듦을 뒤로하고 알무스타파는 이제 배를 타면 될 것이다. 그때 함께 지냈던 많은 사람들이 가르침을 청하였고, 인생의 보편적인 진리와 지혜가 담긴 예언자의 말들을 경청한다. 이 부분이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무척 아름다운 구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있는 순간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다가와도 사랑에 마음을 다하라고 말한다. 결혼에 대하여, 결혼은 두 사람의 삶을 결합하는 과정 같지만, 작가는 ‘함께 있되 그대들 사이에 공간을 두라.’(p.26)라고 한다. 빈틈이 없이 완전한 동일인처럼 사랑하고 결혼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두 존재 사이에 하늘 바람이 춤출 수 있도록 각자가 존재하는 법을 알아야하는 것으로 들린다. ‘결혼에 대하여’는 어느 시대에서나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랑, 일, 가족, 기쁨과 슬픔, 결혼, 자유, 부모, 자녀, 생과 사... 이런 주제로 한 사람이 인생을 통해 배우고 실천해야할 지혜와 덕목에 대해 예언자는 말하고 있다.

 

<예언자>는 삶을 살아가는 독자의 영원에 대한 시선과 내면의 눈을 뜨게 해주는 작품이다. 1923년 칼릴 지브란의 나이 40세 되는 해에, 20여 년 간의 구상 끝에 출판된 이 책은 문학성과 미술성이 최고의 절정에 이른 시기에 세상에 얼굴을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고르의 기탄잘리 이후 동양에서 나온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세월이 흘러 100년 200년의 시간이 지나도 이 책 ‘예언자’는 불멸의 고전으로 사람들에게 여전히 영감과 지혜를 주게 될 것이고, 독자들은 예언자의 작가 칼릴 지브란을 생각하며 그리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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