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틱낫한 지음, 정윤희 옮김 / 성안당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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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이 책은 세계적인 영성가이자 선승, 시인으로 알려진 틱낫한 스님의 명상에 대한 가르침이다. 표지의 얼굴을 한참동안 들여다보고,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이 세계에 참되고 아름다운 가르침을 전해주는 저자의 삶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한 권의 책에서 흘러나오는 영성의 향기와 깊은 울림이 한 장의 사진으로도 충분한 사색을 준다. 이 책은 지금 여기서 평화롭고 자유로운 ‘마음 다함’의 본질을 담고 있다. 디지털 시대와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지만, 고도의 물질문명에도 인간의 본질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은 어느 시대에나 가릴 수 없는 진실일 것이다.

 

‘지금 여기서 평화롭고 자유롭기’라는 부제가 의미하듯 현실을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7가지 명상이 담겨 있다. 예전에 저자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저자가 가진 가장 훌륭한 점은 모든 종교와 사상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가르침을 전해 준다는 점이다. 그 점이 틱낫한 스님을 이 세계에서 영성의 꽃이라 부르는 까닭일 것이다. 먼저 1장의 공(空)에 대한 사상은 무척 아름답고 저자의 가르침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空)을 모든 사람들이 비움으로 인식하지만, 저자는 비움은 다른 것이 텅 빈 채로 함께 어울려 있다고 표현한다. 그것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처럼, 세포 DNA 원자 아원자 미립자가 최소 단위까지 서로가 방해되지도 않고 간섭하지도 않는 채로 공존해 있는 원리와 같다. 꽃은 꽃이 아닌 요소로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진다면 어느 개체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설명은 무척 절묘하고 아름다웠다.

 

3장 무원(無願)은 지금 이 순간에서 멀어지게 하는 생각이나 기대나 활동들을 돌아보고 욕심을 내려놓을 때, 지금 가진 모습이나 상태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마음에 닿을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진정한 행복은 어떤 것을 필요로 할 때가 아니라 자신 안에 이미 모든 행복의 요소들이 충분하다는 인식이다. 무언가를 이루고 행하고 채우고 얻으려고 하는 현대인의 삶의 형태와는 다른 것이고, 자발적 내려놓음이야말로 삶의 수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The Art of Living’ 제목이 의미하듯 예술처럼 지혜롭게 사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개별적인 삶의 형태로 나아가는 세상 속에서 인간, 관계, 공존, 소통, 더불어 어울림, 주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생각으로 안내해주는 7가지 명상은 아름다운 인격으로 지향할 수 있는 가르침들이다. 저자의 삶과 사상이 담긴 고결한 지혜이고, 번역자의 유려한 번역도 감사하면서 읽었다. 지금 이 순간의 현존에 대한 밝고 아름다운 가르침은 독자 곁에서 함께 할 것이다. 조용한 음성, 평화로운 걸음으로 마음다함을 보여주신 틱낫한 스님의 아름다운 명상의 길을 실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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