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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1. 자기계발서다
결국 건질 것은 책의 극히 일부분인 자기계발서. 이 책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제시한 7번읽기 공부법은 극히 적은 분량이다. 나머지는 거의 버려도 된다. 특히 5장과 6장은 분량을 위해서 억지로 채워넣은 군더더기로 볼 수 밖에 없다.
2. 저자가 '입력형 인간'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
300페이지의 책을 30분에 읽는다고 저자는 밝힌다. 그걸 쉬지 않고 7번을 읽어야 효과만점이란다. 따라해 봤다. 약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하나 골라 읽어봤다. 30분에? 불가능하다. 1번 읽으면 지친다. 2번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저자 야마구치 마유는 천재가 분명하다. 스펙이 거짓이 아니라면 천재가 분명하다. 이 책을 볼 사람들은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은 웬만하면 접는 게 좋을 것이다. 저마다의 입력 스펙이 있는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30분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 (대략적으로 훑어보기만 한다고 해도) 50-100쪽을 넘기 힘들 것이다.
3. 하지만 출력형 인간은 아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출력물은 형편없다. 자신이 글쓰기는 자신이 없다고 하는데 도쿄대 법대 수석졸업을 한 변호사치고도(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에 비해) 참 글을 못썼다. "7번 읽기공부법"의 핵심내용은 2장 40쪽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장(1장), 어떤 자세로 공부해야 하는지 서술하는 장(3장), 작은 자서전 같은 성장과정에서의 공부방법 등을 간략히 서술해 놓은 장(4장), 그리고 나머지는 사회에 진출해서 적응하는데 7번읽기법을 어떻게 활용했는가라는 장(장의 제목은 그런데 내용은 어처구니없게도 이것과 거의 관련이 없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장을 좀 더 상세하게 서술했어야 하는데 그걸 다른 별도의 책에서 상세하게 다루려고 빼놨는지는 몰라도 너무 개략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럼에도 도움은 된다. 이 책은 2장을 먼저 읽고 3장, 4장 정도를 읽으면 된다. 1, 5, 6장은 굳이 안 읽어도 된다.
4. 너무 큰 기대를 하지만 않으면 나름 얻는 것은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300페이지 30분 이런 것은 좀 아닌 거 같다. 저자는 가능한지 몰라도 일반인은 불가능하다. 속독을 신뢰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이런 언급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통독, 즉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고 반복적으로 읽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은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단 한번의 독서로 내용을 전부 파악하려 들기 때문에 독서 자체가 힘들고 기억에도 오래남지 않는다. 결국에 가서는 다독을 한다는 것이 결국엔 무의미해진다. 좋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물론 여기서는 그런 독서의 목적이 시험에 대비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통독(단 각각의 회차마다 읽기의 초점을 달리함)을 여러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7번씩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을 보려면 그렇게 7번 이상 읽는 방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양을 위해서 읽는 것이라면 2~3회 정도로 충분하다.
5. 별 셋
군더더기가 반을 넘어서 감점이 많다. 그래도 얄팍하나마 배울 점이 있기 때문에 별 셋의 자격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