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의 탄생 - 글쓰기의 새로운 전략
조셉 윌리엄스.그레고리 콜럼 지음, 윤영삼 옮김, 라성일 감수 / 홍문관(크레피스)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글을 조금은 써본 입장에서 글을 쓰는 기술에 대해 따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글의 짜임새가 대단히 중요하고 글의 생산성과 설득력을 높이는데 긴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독서나 조언과 같은 무슨 도움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막연한 자생적 느낌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글의 프레이밍은 철저하게 배워 익혀야 한다는 것도 한참 후에 알았다(내가 다닐 때에는 왜 대학이나 대학원은 그런 걸 가르쳐주질 않았는가?) 그런 깨달음을 재확인하는 책이 바로 조셉 윌리엄스 선생의 '논증의 탄생'이다. 원제가 Craft of Argument이므로 논증의 기술이나 논증의 달인이라고 붙였어도 좋았겠다. 


2. 이 책에서 말하는 논증의 구조는 어렵지 않다(2장). 본문 단락 단위로 보면  이유+주장이 골격이고(4,5장), 이유를 뒷받침하는 근거(보고)(6장), 이유와 주장을 딱풀처럼 연결해주는 전제(7장)로 구성되어 있다.  짧은 에세이에는 이유에 대한 근거가 간접적이거나 생략될 수 있을 것이고 대신 근사한 전제가 덧붙여지거나 논문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개인적인 직.간접 경험이나 어디서 들은 에피소드 같은 것이 근거 대신 들어갈 것이다. 일정한 분량의 논문에서는 근거가 좀 더 상세해야 할 것이고 이유와 근거의 숫자가 양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저자는 근거를 기초, 이유를 기둥, 주장을 근거와 이유에 떠받쳐지는 구조물(벽, 지붕, 각 층 바닥 따위)이라고 했으므로 자그만 초막집을 만들지 큰 빌딩을 지을지에 따라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과 기초의 크기와 숫자는 달라질 것이다. 사실 이 부분만 이해하더라도 이 책에서 얻을 것은 거의 다 얻은 것이다. 


3. 글을 다듬어 독자들이 잘 읽을 수 있는 명확한 문장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책 곳곳에서 강조한다. 별도의 장(12장)에서 상세하게 다루는데  영어의 사용관습이나 어순과는 다른 한국어를 쓰는 입장에서도 배울 점이 상당히 많았다. 논증이 재미 없어 읽지 않더라도 이 부분은 꼭 숙지해 두면 일평생 도움이 될 것이다. 


4.  분량이 많아서 골라서 읽거나 다시 읽는다고 하면 1장, 2장, 4장, 5장, 6장, 7장, 12장을 읽으면 될 것이다. 


5. 내가 대학총장이라면 모든 신입생에게 논리학과 글쓰기 강좌를 필수 수강하도록 할 것이다. 이 책은 당연 필독서이다(이 책은 리포트를 쓰는 학생들에게 논증의 방법과 글쓰기의 기술 뿐만 아니라 에토스도  알려준다). 그런데 가르쳐줄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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