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첫 몇 페이지가 좋았다. 특히 '속도'에 취해 있는 현대인들에 대한 묘사는 기가막혔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다. 그 단상들을 키워낸 것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느림"이라면, 이 책 대부분은 거품이다. 좋게 말하면 정서의 차이이고, 혹평을 하자면 작가의 서랍 깊숙한 자리에 원고상태로 잠이나 자고 있어야 할 글이다. 나는 이런 류의 책을 (고작 중편 분량임에도) 끝까지 읽어낸다는 것이 참을 수 없는 무거움으로 느껴졌다. 단 한 문장도 건져낼 것이 없는 책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첫페이지 1~2장은 쓸모가 있으므로 별 2개를 선사한다.

좋은 작가라고 해서 모든 책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이 책이 그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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