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리라이팅 클래식 3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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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이 한때 이런 망상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이 세계는 한낱 꿈으로, 어떤 신이 꾸며낸 허구로 보였다. 불만에 찬 신의 눈 앞에 피어오르는 오색 연기로 보였다.... 영원히 불완전한 세계, 영원한 모순의 그림자, 그것도 불완전한 그림자인 세계. 그것을 창조한 불완전한 창조자에게 있어서의 도취적 즐거움. 세계는 한때 그렇게 보였다. ('저편의 또다른 세계를 신봉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고통스러운 자에게는 이런 망상이 짧은 행복이나 제공했을 것이고, 이 세계 속에서 삶을 견디게 해주는 마약의 역할을 수행했을 것이다. "저편의 또다른 세계를 꾸며내는 것은 고통과 무능력, 그리고 더없이 극심하게 고통스러워하는 자만이 경험하는 짧은 행복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저 세계'의 창안에서는 세계 창조의 활기보다는 극단적인 피로감, '제발 빨리 이 세계가 끝났으면 하는' 피로감이 느껴진다. -139쪽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은 '자기극복'의 가르침이지 '자기보존'의 가르침이 아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기존의 자신을 죽이고 새로운 자기를 창조하는 것으로, 스스로 자기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가르침고 통한다. 그러나 '보다 높은 인간들'의 경우엔 자신들을 죽이는 데 주저한다. 한편에서는 새로운 자기 자신을 만들고 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가진 것들을 내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기존의 자신에 대한 집착이 긍정에 대한 깨우침을 가록막은 셈이다.-295쪽

나는 다양한 길과 방법을 통해 나의 진리에 이르렀다. 내가 사다리 하나만으로 먼 곳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이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다. .... 나는 길을 물어가며 길을 찾으려 시도했다. 시도와 물음, 그것이 나의 모든 행로였다.... "이것이 이제는 나의 길이다. 너희들의 길은 어디 있는가?" 나는 내게 "길"을 묻는 자들에게 이렇게 답했다. 이를테면 모두가 가야 할 단 하나의 길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중력의 영에 대하여')-354쪽

천상이 사라졌다면 의미의 기반은 어디가 되어야 할까? 그것은 당연히 대지이다. 그래서 차라투스트라는 신의 죽음을 가르치는 자리에서 '대지에 충실하라'고 가르친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대지의 덕이다." 우리는 대지에 살명서도 대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대지는 "아직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길을 천 개나 가지고 있다. 천 개의 건강법, 천 개의 생명의 섬들이 있다. 그것은 무궁무진하여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채로 있다"('베푸는 덕에 대하여')
....
창조와 생셩, 이것이 '대지에 충실함'의 진정한 의미다.

-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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