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해가 붙은 최신(?) <현명한 투자자>의 부피 부담과 가격 때문에 중고로 현명한 투자자를 한 권 구입해 읽다. 최신판은 이미 한번 읽었고, <현명한 투자자>의 아버지격이라 할 <증권분석>까지 읽었던 터라 전반적인 내용이 어렵진 않았다. 그래서 그냥 책만 보면 얼핏 무난하다. 절반정도까지는 번역 잘못됐다는데 잘 못느끼겠는데 하면서 무난하게 읽었다.
그런데!
후반부.... 수치가 좀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내용이 뭔가 난해해지는가 싶었다... 그래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영어원문과 대조하는 순간 이 책은 오역과 의역 투성이, 게다가 원문을 충실하게 번역하지도 않은 편역(멋대로 번역), 과감한(!) 번역생략 기미까지 나는 이상한 책이 되고 만다. 이미 절판된 책이니 번역자의 도덕적인 문제까지 새삼 들먹이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번역책을 읽는 것은 시간절약과 자칫 우리의 짧은 어학실력으로 오독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걸 번역한 사람이 번역에 개판을 쳐놓고 무책임으로 일관한다면... 게다가 그것도 모른채 그럭저럭 읽을만했다는 이유로 읽고, 재독, 삼독하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빼앗긴 시간, 잘못 이해하고 넘어가버린 내용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누가 해주는가?
260~262쪽 3쪽을 원문과 대조해본 결과...
사례1) 260쪽 (표 3-2) 이익/매출액(1970년도) 엘트러 45.6% --> 원문 4.6%
사례2) 260쪽.
10년 동안 한 번도 EPS가 평균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기업은 100% 안정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 10년 동안 한 번도 이전 EPS보다 떨어지지 않은 기업은 ~
사례3) 261쪽
3개 제조회사의 재무 상태가 건실해, 유동비율...이 2배를 넘지 않고 있다.
==> 3개 제조회사의 재무 상태가 건실해, 유동비율이 2배를 넘는다.
사례4) 262쪽
현 배당수익률은 '저가 2종목'들이 '고가 2종목'보다 2배 높아 PER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가/수익 비율로 보면 현 배당수익률은 "주가/수익 비율이 낮은 2개의 주식"[저PER의 2개 주식]이 "주가/수익 비율이 높은 2개의 주식"[고PER의 2개 주식]보다 2배 높았다.
사례5) 262쪽
다우지수는 그 기간 동안 11배 상승한데 그쳤지만 4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엠하트의 주가는 무려 528배까지 뛰어올랐다.
==> 다우지수가 11배 오르는 동안 4개사 가운데 가장 적게 오른 엠하트의 주가는 17배 올랐고, 에머리 프레이트는 528배 이상 올랐다.
이건 아니지... 무난하게 읽었던 부분도 그냥 그럴듯할 뿐 책내용과 많이 틀릴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최신번역판을 다시 구해 보던지 해야 할 듯.. 구.신판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구판 독자들은 어쩌라고.. 이래도 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