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템플턴(경)은 그가 미국 국적임에도 조세피난국으로 유명한 바하마에서 일했고,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무대를 중심으로 투자를 해서 막대한 수익율을 기록한 투자의 달인이다. 솔직히 이 책은 그의 형의 손녀가 쓴 책이고 템플턴(경)이 추천사를 써줬다. 다음에서 비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책을 보면 템플턴(경)이 해외 무대를 적극 개척한 점과 남들이 두려워하는 약세.폭락장에서 투자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점만 나열되어 있을 뿐, 그의 투자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리 좋은 정보를 준다고 할 수는 없어보인다. 나름대로 주식시장과 기업의 가치척도를 재는 PEG(PER/EPS성장율)이나 연결제무재표를 이용한 우량자회사의 가치를 기업의 가치에 반영하여 주식을 선택한다던가, 장부가치를 대신하는 용어인 대체가치(매입가가 아닌 시가를 반영한 토지.건물 등의 가치)를 분석해 투자한다던가... 이런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것이 일관된 방법도 아니고 시대마다 나라마다 기업마다 적용하는 잣대가 달라 일반인들이 볼 때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보니 이 책의 제목인 '가치투자 전략'에서 과연 '가치투자'란 무엇인가라는데 다시금 회의가 일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템플턴(경)의 투자방법은 그레이엄의 '안전마진' 투자전략과 닮은 점이 있다. 그리고 약세장, 폭락장에서 두려움 없이 매수하라!는 말을 손녀의 입을 통해 반복하고 있지만... 이런 막연한 이야기는 자칫 까막눈이나 다름 없는 일반인들을 불구덩이로 밀어넣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편한 점도 적지 않았다. 이 책이 미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좁은(?) 미국 시장을 넘어 선견지명을 가지고 일찌감치 전세계를 상대로 값싼 주식을 찾아다녔던 바겐헌터의 행보는 그 좁은 미국 시장보다 더 좁은 한국 시장 안에 갇혀 있는 투자자들의 안목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외국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는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하고 위험이 크므로, 그가 했고 또한 이 책에서 권하는 방법인 건실한 펀드를 매수하는 것이 좋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것도 철저히 싸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 참고 또 참아서 얻는 투자이어야 할 터이다. 버핏에 관한 책들을 읽고 이 책을 보았을 때 재밌는 점은 워렌 버핏은 미국내에서 투자하면서 세금(거래세와 시세차익과 배당 등의 자본소득에 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에 장기투자를 한다는 점이고, 존 템플턴(경)은 이러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인 바하마에서 투자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세금에 대처하여 전설적 투자가들이 선택한 투자방법도 참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