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지리의 만남

아틀라스 중국사 - 역사읽기, 이제는 지도다! ㅣ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 3
박한제 외 지음 / 사계절 / 2007년 7월

중국은 한민족에게 피해갈 수 없는 나라이다. 지난 역사가 그래왔으며, 이념적으로 나뉘어 수십년간 소원해졌으나 이미, 또 갈수록 존재적 의미가 커져가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국사를 배울 때, 적어도 내 또래들은 입체적인 공부를 하지 못했다. 마치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듯이 고조선이 생기고, 부여, 동예를 거쳐 삼국시대가 열리고.. 등등.. 정말 재미없고 정적인 국사를 배워왔다. 그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던 대륙의 존재와 그 영향력을 애써 깎아내린 탓이 아닐까 싶다. 이것은 중국인들의 중화적인 허영심에 빗대서 변방적인 자격지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아틀라스 중국사는 지도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미친 중국의 정치적.문화적.경제적 영향력과 그 위력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은 지도가 가진 장점이다. 중국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멋지게 표현된 역사지도들이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서.. 불교가 한반도에 들어왔는데 그 유례는 다름 아니라 이미 한나라 때 서역의 교역료를 열었고 그곳으로부터 불교가 중국을 통해 한반도로 흘러드는 것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국사는 이런 대륙적이며 웅장한 스케일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연히 설명되어야 할 중국사들을 너무 간단히 처리해서 최소한 동아시아차원에서 폭넓은 역사적 조망을 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너무 시야가 좁은 반도적인 좁은 울타리에 우리들의 시각을 가둬두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도 우리의 좁고 고착된 시야를 넓혀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

물론 이 책이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도와 여러가지 도움말들이 많이 들어가면서 본문 내용 자체가 많이 압축되어 있다. 본문은 독자들이 많은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에서 쓰여있다.. 이것은 독서의 속도에 장애를 준다. 모르는 것은 알아서 찾아보아 틈을 메꾸어 가며 읽어야 한다. 허나 5명이 약 20개의 꼭지씩을 맡아서 정리한 것치고는 내용이 들쑥날쑥하지 않은 점은 좋았다.

좀 더 눈높이를 낮춰서 쉽고 재밌는 역사지리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