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주식투자 콘서트
워렌 버펫 지음, 차예지 옮김 / 부크온(부크홀릭)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여러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렌 버핏이 자신의 투자철학을 강연하고 질문에 대답한 내용들을 편집한 것이다. 워렌 버핏 관련 책들에서 여러번 나왔던 이야기들이라 다소 신선함은 떨어지지만 그의 육성을 듣는 듯 위트와 유머의 내공까지 마치 귓가에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보기 좋았다. 이것은 워렌 버핏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낸 정식의 책도 아닌데 워렌 버핏 '지음'이라고 한 것도 다소 어폐가 지만 그럭저럭 이해할만은 하다. 좋은 점, 이해할만한 점은 여기까지.

이제 이 책을 좀 '까' 보기로 하겠다. (내용이 아니라 책의 편집구성에 관한 비판이다)

이 책은 강연내용을 실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서 누구를 상대로 언제 강연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대충 뭉뚱그려서 노트르담대(1991), 네브라스카대(1994),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2004)에서 강연한 내용이라고 7쪽 하단에 아주 조그만 글씨로 써 있을 뿐이다. 결국 이것이 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편집자 또는 번역자는 이 책을 크게 세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각각 현명한 투자자-위대한 기업-버핏 개인의 사회철학의 내용으로 구성해 놓고 여기에 세부 꼭지를 달아서 강연식으로 만들었다. 이것은 그럭저럭 체계를 잡기 위한 고심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체계 속에다 시기가 다른 3개의 강연들을 이리저리 엮어 넣다보니 내용이 중첩되고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어느 부문에서는 코카콜라가 240미리짜리 콜라를 하루에 6억병 가량 판다는 것이 나오고, 또 읽다 보면 어디서는 코카콜라 240미리짜리를 13억병 판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에 대해서 역자나 편집자는 아무런 문제도 느끼지 않는 듯하다.

1991~2004.. 그러니까 10여년의 격차가 있는 시간에 진행된 3개의 강연들을 아무 설명도 없이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엮어 넣다보니 이런 문제들이 드러난다. 더구나 버핏이 강연에 "써먹었던' 유머들,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것은 읽을 때 뭔가 언짢은 기분까지 느끼게 한다.

책은 3개의 주제별로 큰꼭지를 나누고 거기에 세부항목을 넣었는데 이게 그렇게 설득력 있는 구성도 아니다.차라리 3개의 강연내용들을 따로 따로 제시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아.. 코카콜라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노트르담대에서 강연하던 1991년에는 1년에 6억병을 팔았는데 2004년에 와튼에서 강연할 때는 13억병을 팔았나보구나.. 하고 이해할만할 거 같다. 그것도 아니라면 각 '코멘트'별로 어디에서 강연할 때 나온 내용이라는 것쯤 기호로라도 표기해주던지... 그리고 기왕에 이것저것 뒤섞은 것이면 여러차례 반복되는 내용은 빼도 되지 않을까?



이런 문제 있는 구성 때문에 워렌 버핏의 '언명'들이 빛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내용만 취한다면 책은 그럭저럭 볼만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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