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 - 상위 5%를 결정짓는 학년별.과목별 읽기 전략
김명미 지음 / 글담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읽기능력 좋은 말이다. 

그냥 눈으로 스치듯 보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분석하고 비평적 독서까지 가능한 수준까지를 일컫는 읽기능력. 허나 돌이켜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독서능력이란 말이 읽기능력과 다른 점이 없지 않은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 하는 것은 결국 자녀들의 책읽기에 대한 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아이들의 독서수준과 현재적 관심들을 부모 만큼 잘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부모들이 아이들의 수준과 관심에 부합하게끔 책을 골라주고 (분야별로 다르지만) 책의 수준을 조금씩 끌어올려주는 것.. 그것은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부모들만의 역할이다.  

(아래서 호평들이 줄을 잇지만) 사실 이 책은 진부한 면이 없지 않다. 아니 어떻게 보면 포장만 잘된 보통의 독서지도서와 다를게 없다. 애써 읽기능력과 독서능력을 구분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명료하게 구분되지도 않으며 저자 스스로도 그렇게 자신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읽기전략들도 열거해 놓은데 불과하며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지극히 개략적인 수준을 넘지 못한다. 저자의 20년독서지도 경험을 살려 실증사례들이 좀 더 풍부하게 제시되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들을 겁먹게 하는 이 제목 (책을 팔기 위한 충정은 이해하겠지만) 정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초등 읽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  

이것은 상당히 겁나는 말이지만 진실이 아니다. 여건이 되지 못해서 한참후에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 중에도 최고 성적으로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훌륭하게 성장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책읽기의 여러 즐거움과 유익함에 대한 설명 내지는 강조를 배제한 채 책읽기를  아이의 '성적' 곧 점수하고만 연결시켜  책읽기 방법을 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한 책이라는 것이다. 왜 아이들이 책읽기가 필요한지,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도구적인 목표에 불과한 성적하고만 연결시키고 있으니 책을 좋아하고 아이에게 좋은 책을 많이 읽게 하고 싶은 부모 입장으로서는 도무지 탐탁치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저자의 직업이기도 한 독서지도사가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었나 싶다.

이 책의 미덕은 앞서 진술한 대로 자녀들의 책읽기에 대한 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얼마간 일깨운다는 점이다. 학원에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나 지식습득을 위해 필요한 절대적 독서시간을 빼앗겨 버린다. 아이들은 공부는 많이 하는데 교과서, 참고서, 프린트 물 외에는 읽는 것이 없다. 이것이 정말 공부인가? 학원을 보내는 부모들이 얼핏보면 아이들의 진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이들의 독서시간을 빼앗고 부모로서 아이들을 직접 챙기는 일을 사실상 방기하는 것과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부모의) 1:1 수준의 관심과 (학원에서의) 1/n의 관심이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 부모가 아이들의 책읽기 능력배양을 챙겨줄 책임을 돈과 바꾸고 아이들을 단지 점수기계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아이의 독서지도 방향에 좋은 시사점은 없는가 생각되어 읽어보았지만 그냥 내가 하는 방법 대로 아이의 책읽기를 인도해 가는 것이 낫겠다 싶다. 나는 아이의 성적보다는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생의 특별한 즐거움을 습득시켜주기 위해 책을 안내해주는 것이 내 독서지도의 목표라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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