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람 없이 모든 것을 갖고, 부귀와 공명을 일평생 누리고도 남는 것은 '허무'.

탄핵을 당해 남해로 유배된 서포(김만중)가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썼다는 <구운몽>. 그렇다면 <구운몽>은 당시(17세기말) 규방 처자들의(또는 그들에게 요구되는) 이상적인 인생관, 남성관, 여성관을 담고 있는 것. 

유교가 지배이념이던 시절에 유교의 한계('유도는 살아 있을 때의 사업이니 죽고 나면 이름만 남을 뿐이요~)를 지적하면서 불생불멸의 도로서 불교를 옹호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라면 인상적.

그러나 전반적으로 영화로운 삶 뒤에 기다리는 죽음, 곧 인생허무를 강조하고, 그것으로 불교에 귀의함이 마땅하다는 식의 서사는 이 시대에 얼마나 공명을 줄 것인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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