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앙지구라고 했는지 무슨 지구라고 했는지, 어쨋든 혼고, 고이시가와, 간다 주변에 있는 학교 전체의 마르크스 행동대장이 되었습니다. 무장봉기라는 말을 듣고는 작은 주머니칼을 사고(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연필을 깎기에도 너무 약해 보이는 주머니칼이었습니다) 그것을 레인코트 주머니에 넣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소위 '연락'을 했습니다. -55쪽
그렇지만 아아, 학교!
저는 학교에서 존경을 받을 뻔했습니다. 존경받는다는 개념 또한 저를 몹시 두렵게 했습니다. 거의 완벽하게 사람을 속이다가 전지전능한 어떤 사람한테 간파당하여 산산조각이 나고 죽기보다 더한 창피를 당하게 되는 것이 '존경받는다'는 상태에 대한 제 정의였습니다. 인간을 속여서 '존경받'아도 누군가 한 사람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인간들도 그 사람한테서 듣고 차차 속은 것을 알아차리게 (23) 되었을 때, 그때 인간들의 노여움이며 복수는 정말이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상상만 해도 온모의 털이 곤두서는 것이었습니다. (24)-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