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참가신청합니다. 역사 속의 한반도와 주변 국가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새롭게 조망하는 계기가 된 책이었습니다. 강연회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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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owie - The Next Day [디럭스 에디션]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플레이밍 립스가 얼마 전에 'Is David Bowie Dying?'이라는 노래를 발표한 적이 있다. 데이빗 보위의 팬들은 그 도발적인 제목에 발끈했을 것이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 제목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데이빗 보위가 데뷔를 한 이래, 이렇게 오래 새로운 앨범을 내지 않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햇수로는 10년, 우리 말로는 강산이 변하기에는 충분한 시기. 그 긴 시간 동안 데이빗 보위는 침묵하고 있었다. 앨범이 아닌 라이브 무대에 마지막으로 보인 것조차 2006년 초가 끝이었고, 너무나도 조용한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그가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모든 이야기는, 2013년 1월 7일까지의 이야기이다.

  2013년 1월 8일, 그의 66세 생일날, 데이빗 보위는 갑작스럽게 새로운 곡을 내놓았다. 'Where are we now?'라는 곡과 뮤직비디오를 팬들에게 내놓으면서, 3월에는 새로운 앨범이 나올 것임을 예고하였다. 아무도 알지 못했고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사건이었다. 데이빗 보위의 팬들은 환호했다. 그리고 흥분이 약간 가라앉은 뒤, 팬들은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과연 데이빗 보위는 이번에 어떤 음악을 가지고 올 것인가?

  여기서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데이빗 보위의 컴백 예고를 무척 늦게 알았다. 1월 말이나 되어서야 그의 신곡을 접했던 것이다. 신곡 'Where are we now?'을 듣고 난 뒤, 그의 새 앨범 표지와 곡의 분위기를 통해, 아마도 새로운 데이빗 보위의 곡들은 자신의 과거 음악에 대한 철저한 회상이자 정리가 될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이제 보위도 늙었고, (무례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제목이지만) 플레이밍 립스의 곡처럼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중 아니던가. 마지막으로 그의 음악 역사를 총정리하듯이 이번 앨범을 낸 것이 아니었겠는가.

  묘하게도, 이번 앨범의 첫 곡 가사 중에서 그러한 내 생각에 대한 대답마냥 들리는 대목이 있었다. 'Here I am, not quite dying'. 내게는 '나 아직 안 죽었어, 이 자식아!'라고 아주 대놓고 지르는 일갈로 들렸다. 내 생각을 부정하는 데이빗 보위의 이 앨범을 들으면서, 나는 그냥 입 다물고 내 건방진 생각을 반성하며 보위를 찬양하기로 했다.

 

  데이빗 보위의 이번 앨범은 자신의 영광스러웠던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가득하거나, 과거에 해 왔던 스타일의 복습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데이빗 보위 정도 되는 거물이라면 사실 과거의 이름만 계속해서 '팔아먹는' 것만으로도 계속해서 존경받으며 살 수 있다. 새로운 시도를 했다가 오히려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했던 과거의 스타와 거장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데이빗 보위가 다른 뮤지션들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언제나 꾸준하게 새로운 음악을 추구해 왔다는 점이다. '카멜레온'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그는 특정한 스타일의 음악에 오래오래 머무른 적이 없었다. 물론 그 와중에는 평단의 외면도, 상업적 실패도, 그리고 두 가지를 다 겪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빗 보위는 계속해서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 왔다. 글램에서 미니멀리즘, 디스코와 테크노와 인더스트리얼.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앨범 속의 사운드는, 그의 과거 앨범 중에서 어떠한 앨범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않다. 과거에 비해서는 정통 록 사운드로 회귀한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다양한 실험이 곡마다 이루어지고 있다. 첫 곡 'The Next Day'의 직설적인 락 사운드는 바로 다음 곡 'Dirty Boys'에서 끈적하기까지 한 기름진 선율로 바뀐다. 이러한 변화는 마지막 곡 'Heat'(와, 디럭스 에디션에서는 이어지는 보너스 트랙)에까지 계속된다. 심지어 처음 발표된 싱글이었던 'Where are we now?'는 이번 앨범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곡이라는 느낌마저 줄 정도로 얌전하다. 이러한 변화무쌍함과 다양함이, 앨범을 들으면서 '이것이 데이빗 보위의 음악이었지!'라는 생각을 계속 했던 이유였으리라.

  데이빗 보위 음악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특유의 기묘함과 뒤틀림이다. 이러한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그의 두 번째 싱글 'The Stars (are out tonight)'의 뮤직비디오이다. 틸다 스윈튼과 데이빗 보위는 노년의 평범한 부부의 모습에서부터 무언가에 홀린듯한 미치광이의 모습까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일상과 비일상의 뒤섞임이야말로 데이빗 보위의 특징이 아닐까. 'Valentine`s Day'라는 곡은 그 제목에서 사랑 노래일 것이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노래의 가사는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가사를 담은 노래 자체는 밝고 쾌활한 분위기가 아닌가! 이 계속되는 뒤틀림이 곡 속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데이빗 보위 음악 특유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리라. 이번 앨범에서 노래 속의 소재로 쓰인 것들은 전쟁과 폭력, 배신과 공허함 등이다. 그러나 사운드 자체는 바닥을 치닫는 우울함과는 정반대로, 경쾌하고 힘있으며 세련되어 있다. 기묘하지 않은가.

 

  내 개인적인 감상을 적자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트랙은 'You feel so lonely you could die'이다. 상당히 분위기 있는 노래이지만, 그 속의 가사는 상대방에 대한 애증이 섞인, 그리고 사랑보다는 증오가 더욱 강한 느낌이다. 제목부터가 '넌 네가 죽을 거 같을 만치 외로움을 느낄거'라는 독설이 아니던가. 'I can see you as a corpse/ hanging from a beam'이라는 직설적인 가사는, 데이빗 보위의 외침 속에서 그 복잡하게 뒤섞인 감정이 곧바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어느 곡이 가장 좋은지를 꼽기는 무척 어렵다. 'Heat'는 기묘한 가사와 주술적으로까지 들리는 데이빗 보위의 저음과 신비로운 사운드가 어우러져 있으며, '(You will) Set the world on fire'는 정통 락 사운드로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모든 곡이 저마다의 분위기와 특색을 가지고 청자인 나를 유혹하고 있으며, 그 유혹들 속에서 냉정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데이빗 보위의 10년만의 귀환은, 앨범의 영국 차트 1위 등극으로 이어졌다.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역시 본 조비의 신보와 1위를 놓고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보위의 팬이라서 이 앨범을 사도 좋고, 해외의 열광적인 반응 때문에 그 궁금함을 해소하려고 이 앨범을 사도 좋으며, 데이빗 보위라는 유명하지만 생소한 거장의 음악이 궁금해서 이 앨범을 사도 괜찮다. 이 앨범은 데이빗 보위가 거장의 이름만 남은 자가 아니라 여전히 새로이 도전하는 '살아 있'는 현역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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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owie - The Next Day [디럭스 에디션]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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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년 동안 음악적으로 침묵을 지켜온 데이빗 보위의 갑작스러운 귀환은, 팬들에게도 음악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놀라움이었다. 이 앨범을 들으면 놀라움은 경이로움으로 바뀌게 된다. 거장의 영광스런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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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5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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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황병하 역이 어려운 단어와 피동형의 문장으로 보르헤스로 가는 길을 힘들게 보이게 했다면, 그 점에서 쉬운 단어와 깔끔한 문체의 이번 번역은 가치가 있다. 결정본은 아닐지 몰라도 둘을 비교해서 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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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경은 부산포 사람이다. 그는 성정이 거칠지 않고 선을 찾고 행하려 애쓰기를 즐겨하였으나, 게으르고 놀기를 좋아하며 굼뜸이 있었다. 무경이 이를 고치기 위해 백 일 기한을 두고 책을 읽고 글을 쓰기로 하였다. 꾸물거리며 미적거리면서도 결국 무경은 백 일을 채웠다.
  무경이 마지막 글을 쓴 뒤 붓을 놓고 한동안 멍하니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몸뚱이만 남겨두고 정신이 어딘가 나가버린 듯했다. 무경이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문득 말했다.
  "장자는 그의 글에서 구만 리 높은 하늘을 날아가는 붕새의 이야기를 했다. 구만 리라는 거리는 현대 서양의 킬로미터 단위로 환산하면 약 35345.43킬로미터라고 한다. 대기권의 가장 상부인 열권의 높이가 약 100킬로미터이다. 대기권의 300배가 넘는 높이를 날아가는 새가 있을까? 그래서 어떤 이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어냈기에 장자와 옛 사람의 비합리적인 이야기를 비웃는다. 하지만 물질적인 한계는 있을지 모르나 생각의 한계란 있을 수 없다."
  마침 옆에 있던 손님이 물었다.
  "백 일 동안 열심히 글을 쓴 뒤,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란 말인가? 이 자가 글을 쓰다가 정신의 갈피를 잃고 만 것인가?"
  무경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나는 백 일의 기한을 두고 글을 써 왔다. 처음에는 자기 살 길을 찾아서 글을 썼으니, 이는 마치 몸을 낫게 하려고 약을 달여 마시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조금이 지나서는 조금 더 괜찮은 글을 써 보려고 했으니, 이는 자신의 몸을 튼튼히 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근육을 가꾸는 것과 같았다. 그 와중에 방황도 하고 오류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백 일이 되었다.
  백 일 동안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생각해 보면 '책'이라고 하는 물질에 묶여서 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이는 이 방법의 한계인 동시에 나의 한계이다. 그러나 백 일이라는 시간 동안 쓴 글 속에서 계속해서 생각하고 마음가짐을 닦아 나가고 끝없이 질문을 던져왔으니, 이는 생각의 안개를 조금은 걷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백 일의 날개짓은 붕새가 날아가기 위해 날개죽지 아래 바람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날개짓을 통해 어떻게 날아가야 할지 방법과 방향을 조금은 보게 된 기분이 든다. 물질적인 한계는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나 생각의 한계는 존재하지 않기에 가야할 방향과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백 일 동안의 글쓰기가 그 무지함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만리 장천을 날아가는 방법을 보게 되었으니 내 어찌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그리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손발을 휘휘 저으며 춤을 추었는데, 그 춤의 행색이 심히 괴이하여 황색의 신이 추는 춤과 다를바 없었다. 내가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보다 배를 잡고 웃었는데, 곧 정신을 차리고 우스운 행색을 여기에 기록했다.
  아! 이제 무경은 백 일 동안의 글을 다 썼다. 백 일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이다. 이는 우리들의 식견으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무경은 백 일 동안의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으로 그는 백 일이라는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꾸준한 행동이 가지는 무서움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찌 참고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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