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던 자리에. 제목은 과거의 그 장소, 그 기억, 그 순간을 회상하는 느낌을 받는다. 연락을 하다보면 마지막 모습과 그 말을 계속 간직하는 경우를 듣는다. 어느 것에 대한 믿음의 기다림이 되었을까. 그런 기다림의 끝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현실이다. 그 현실은 자기가 믿고 싶지만, 믿지 않았던. 믿었지만, 믿기지 않았던 사실로 다가온다. 그런 것에 대한 후회를 많이 들었다. 그 후회는 왜 다른 사람 만났을때 떠올려서 할까. 어리석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 상황이 지나면 끝이다. 이 말을 가르쳐준 사람이 있었다. 그 이후로 후회가 없다. 다른 이가 일러주는 것처럼 내 삶에 인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된다. 후회드는 생각은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만큼 반응을 하여 인식의 정도를 보였던 것 같다. 그 순간 지양하고 하지 않았던 행동도 지나서 보면. 지향하지 않은 후회가 아닌 거기 까지다. 그 상황이 지나면 다음이 있을 뿐이었다. 그다음을 위한 토양.
《마션》이 마크 와트니 중심으로 전개 되었다면 《아르테미스》는 인물 관계도 위주로 전개 된다. 남성 작가가 여성의 입장으로 쓴 소설은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이후로 두 번째다. 두 소설의 공통점은 호주, 오스트레일리아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다른 점은 호주의 무슬림 이야기, 호주의 시민권 이야기. 주인공 성에 대한 어색한 느낌을 받지는 않았지만 섬세한 감성에 대한 풍부한 어휘 표현은 아쉬웠다. 그만큼 서양 느낌 가득한 책이다.
영화가 풍부한 그림이 차곡차곡 이어진 장면이라면 글은 세세한 수치로 설명되어 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설명은 염화티오닐 리튬 배터리 같았다. 한 문장의 글은 친필이 들어간 《스타 트렉》과 《스타워즈》 그리고 《반지의 제왕》처럼 소중히 보였다. 소설을 읽다보면 편지글, 시간글, 날짜글, 장면 변환글이 나오던데. 퍼즐을 짜서 맞추어 도킹하는,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서 좋다.
이 책은 평상시 여러 선택지에서 고민하는 청춘의 생각. 글로 정리하면서 끝마침, 내린다. 도서관과 사서라는 어휘에서 후회되는 인생 책 목록이 있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느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사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아니었을까. <어바웃 타임> 제작사가 영화로 만든다던데, 몽환적인 느낌이 아닌 시간 전환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후회, 희망, 두 번째 기회는 작년 얼그레이를 건넸던 분에게 답례로 쓴 책 전달과 함께. 갑작스런 사인 부탁과 축하 케익으로 이어졌다. 같이 어울려 주었던, 대각선 옆집 중학교 동창 친구이며 먼 친척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나에게도 다음이 있을까?
크리에이터 하면 과거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각양각색의 개성 가진 사람과 교류를 한다. 크리에이터의 매력은 그런 점이 아닐까. 맨날 한 곳에서 갇혀 지내는 삶보다 다양한 곳을 경험하는 먼 곳이 매력적이지 않을까. 그러다가 지치면 돌아갈 나의 집이 있으면 좋겠다. 따사로운 햇살과 흘러가는 구름만 있으면 어느 곳에 앉아 있어도 여행 느낌을 받을지라도. 사진의 위치가 중요한 현실이다.